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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 공세 본격화…”남북관계 악화 길어질 듯”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항의군중집회가 지난 7일 개성시문화회관 앞마당에서 진행됐다.

북한이 오늘(9일)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의 차단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대남 공세에 들어간 형국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한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압박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9일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을 차단하고 나선 것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서 예고한 대남 압박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앞서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최악의 국면’을 경고했고 이어 5일엔 통일전선부가 대변인 담화로 “갈 데까지 가보자”며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특히 북한은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이번 연락채널 단절을 구체적인 행동계획의 첫 단추라고 밝혀 향후 남한에 대해 적대적 긴장을 고조시킬 뜻을 분명히 했다는 관측입니다.

북한은 이미 통일전선부 담화를 통해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등을 언급하며 자신들이 꺼낼 수 있는 카드들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대북정책 성과로 삼고 있는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의 무력화를 위협하며 남북관계를 이전의 대결관계로 돌려놓으려 한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 조치들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막혀 실익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 쌓였던 불만을 대북 전단 살포를 계기로 거칠게 표출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정면돌파전’을 천명할 때 이미 수립된 대남 강경노선 선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지연됐다가 이제 본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기존에 생각했던 대미 대남 강경노선이 코로나로 인해서 뒤로 약간 지연됐는데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극복되는 상황에서 전단 살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다 보니까 이를 계기로 대남 압박을 심화시키는 거죠.”

하지만 대북 전단 문제가 단순히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구실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북한의 체제 속성상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대북 전단에 대해선 북한이 이전에도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 온 때문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박사는 북한의 요구조건이 구체적인 것도 그만큼 이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조성렬 박사] “북한이 이번에 특징적인 것은 과거엔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한-미 군사연습이나 첨단무기 도입 금지처럼 한국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들을 했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4.15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승리한 것을 바탕으로 입법 조치하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은 상당히 가시적 성과를 노리고 공세를 펴는 것 같아요.”

조 박사는 그러나 북한의 공세가 대북 전단 문제에 국한된 단기적 대응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향후 미-한 군사연습이나 한국의 첨단무기 도입 등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의미에서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공세를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공세에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을 앞세우면서 자신은 한발 물러나 있는 모양새이고,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북한이 남북관계의 판 자체를 깨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단기적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이 남북 정상 수준에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일단 지금 형태는 단계적으로 압박수위를 높여가는 조치들을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지만 완전 단절로 치닫는 방식으로 문을 걸어잠그는 것은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발 물러선 모양새 자체가 어떻든 향후 역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겠죠.”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북한이 이번에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 폐기를 선언하며 이런 지시의 주체로 김 제1부부장과 함께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거론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정작 대남업무 부서의 수장인 장금철 통일전선부 부장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신범철 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대남관계를 김 제1부부장에게 일임했지만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남통인 김영철로 하여금 김 제1부부장을 돕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련한 김영철이 대남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압박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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