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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판 북한 성명 위선적…자국 내 인권 유린 정당화 의도”


지난 7일 열렸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 7기 제 13차 정치국 회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흑인 남성 사망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한 데 대해 `위선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 인권 침해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 이름으로 미국의 인권 상황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은 데 대해 ‘위선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북한의 위선이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e hypocrisy is mind-boggling.”

미국이 직면한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북한이 위선적이라는 것은 미국을 비판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인권 문제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t is a concern we should deal with it. The United States needs to handle these issues that are problems here. The thing that makes so hypocritical of North Koreans is not that they are pointing at the United Sates and saying we’ve got human rights problems, but they will not amid their own problems.”

북한은 백인 경찰의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가 부각된 것을 거론하며,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인권 문제를 거론할 정신적 권리를 상실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또 미국이 북한에 “있지도 않은 인권 문제를 유엔에 끌고가” 소동을 피웠다고 주장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북한의 이번 담화는 미국을 되받아치기 위해 흑인 사망 사건을 이용한 것이라며, 북한은 자국민의 인권을 다루는데 있어서 스스로의 위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e real thing here is the North Koreans are simply using this to hit back at the United States, because they are unhappy with us. But at the same time, they don’t recognize the hypocrisy of their own actions in terms of dealing with the human rights of their own people.”

201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 수용소 감독원 출신 탈북자 김혜숙 씨가 그린 정치범 수용소 그림을 유엔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201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 수용소 감독원 출신 탈북자 김혜숙 씨가 그린 정치범 수용소 그림을 유엔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VOA에, 북한의 담화는 “터무니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It is outrageous. And it is an indication of just how far North Korea is prepared to go to try to excuse their human rights violations.”

이번 담화는 북한이 자국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변명을 위해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의 이런 담화는 전 세계 전제국가들이 하고 있는 일이라며,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이용해 자국 내 인권 유린을 정당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In terms of the statement, this is what authoritarian governments are doing all around the world. They are trying to use the ‘Black Lives Matter’ protests as a justification to say they can abuse rights, too. If anybody tries to march like ‘Black Lives Matter’ people did in North Korea, they will all end up in Kwalliso.”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에서 미국과 같은 시위가 벌어지면 모두 관리소에 수감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북한이 이런 끔찍한 사건을 이용해 미국을 폄하하려는 시도는 터무니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For them to use a horrific incident to try to denigrate our country, that’s why I say it’s absurd.”

북한에서는 경찰에 해당하는 보안요원이 잘못을 해도 그것을 바로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녹취: 숄티 대표] “If a police officer, a state security bureau agent did something wrong there will no stopping them. They abuse the people of North Korea everyday.”
숄티 대표는 북한에서 보안요원에 의한 주민 인권 침해는 매일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전 세계 어떤 나라도 인권과 관련해 완벽하게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에서는 국민들에게 표현의 자유, 평화로운 시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Nobody has a perfect human rights record. Not the United States, not the European Union, not Japan, and not South Korea. There’s one big difference here. In democratic societies such as the United States, people have the right to peaceful protests. There’s a thing called the First Amendment. Freedom of express is respected. Freedom of peaceful protests is respected. And we always strive to improve our human rights through citizen participation. The big difference, of course, in the case of North Korea is that the North Korean people has no freedom of expression, has no freedom to protest. They have no freedom to question their government.”

7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가 열린 가운데 도로 바닥에 "경찰 예산을 끊어라"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7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가 열린 가운데 도로 바닥에 "경찰 예산을 끊어라"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민주주의 국가는 시민의 참여를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시위를 할 자유, 정부에 문제를 제기할 자유가 없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또 북한에서는 성분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This is a loyalty-based system… classifies them into three broad categories. North Korea exercises organized, systemic discriminations against its own people.”

북한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차별을 자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북한이 이번 담화에서 각종 유엔 인권 보고서를 인용하며 미국을 비판한 것에 주목하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기준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알고 있는데, 자기 나라 국민들에게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고, 알고도 안 한다는 것은 북한이 인권 문제를 위반하는 것이 다분히 의도적이고, 국가의 책임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있다는 것을 역으로 보여주게 됩니다.”

이영환 대표는 북한이 미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정권 내부에서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문제 제기가 부담스러고 큰 문제라는 걸 방증해준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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