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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군인들 "북한 복무기간 단축 긍정적...훨씬 더 줄여야"


지난달 10월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노동당 대표자 대회 환영 집회에 참가한 군인들.

북한의 군 복무기간이 2년 정도 단축됐다는 한국 국정원 보고에 대해 탈북 군인들은 믿기 힘들다면서도 사실이면 긍정적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비교해 여전히 대여섯 배 격차가 있는 만큼 복무기간을 훨씬 더 줄여 젊은이들의 꿈과 행복권을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이 16일 국회에서 북한이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한 것으로 보고했다고 한국 국회 여야 정보위원회 간사들이 언론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남성은 현 9~10년에서 7~8년으로, 여성은 6~7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며, 국정원은 군 제대 인력을 경제 현장에 투입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다는 겁니다.

북한군 사병의 복무기간은 과거 13년이었다가 지난 2003년 전민군사복무제 채택 후 남성은 10년, 여성은 7년, 특수부대는 13년으로 의무 복무기간이 정해졌었습니다.

한국에 사는 북한군 출신 탈북 군인들은 16일 VOA에, 복무기간이 2년 정도 단축됐다는 국정원 보고가 믿어지지 않는다며 다소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군 복무 중 2016년 중동부 전선을 통해 한국에 망명한 김강유 씨입니다.

[녹취: 김강유 씨] “단축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네요. 왜냐하면 전체 병력이 모자라서 여성도 의무제로 바꾼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복무기간 단축으로) 군 병력을 감축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2013년에 입대했던 김 씨는 아직 동료들이 군 복무 중이라며, “복무 기간을 단축하면 좋은 소식이겠지만, 여전히 남북한 군인들의 상황을 비교하면 북한 젊은이들에게 청춘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 육군 사병의 복무기간은 18개월로 북한과 여전히 5~6배 격차가 납니다.

또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남녀 모두 의무복무를 하는 이스라엘의 경우 남성은 32개월, 여성은 24개월, 장교 48개월, 군용기 조종사는 9년 등으로 남성 사병들의 복무기간은 북한과 세 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2012년 서부전선을 통해 망명한 정하늘 씨는 복무기간 단축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도 사실이라면 북한 군인들이 반신반의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하늘 씨] “7~8년? 이것은 와! 너무 충격적인데요. 사실이라면 반신반의할 것 같습니다. 빨리 고향으로 돌아간다 해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 반면 뒤돌아보니까 자기가 입당도 못 하고 이뤄놓은 것도 별로 없으면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이것은 정말 쉽지 않죠.”

북한 남성은 군대에서 10년을 보내야 입당 혹은 후보 자격을 갖는데, 기간이 단축되면 사회 편입에 대한 기쁨과 함께 제대로 남자 구실을 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란 겁니다.

정 씨는 2011년 입대한 자신의 북한군 동료들이 제대를 곧 앞두고 있다며, 한국군 병장들과는 고민이 많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하늘 씨] “남북한이 많이 다르죠. 우리 친구들은 (군에) 들어가서부터 자격증을 딴다거나 수능 재수를 한다든가 그런 친구들이 많잖아요. 다양하게! 전역하고 나서 복학하는 친구도 있고, 성적을 좀 더 올리고 싶은 친구들은 자기 전공 수업 책을 많이 읽는다든가 나중에 취직해야 하는 친구는 관심 분야의 공부를 많이 하는데, 북한은 그런 게 없어요. 자기가 당장 내일 먹고 살기 힘들고 바쁘고 하니까.”

북한 특수부대인 11 폭풍군단에서 13년을 복무한 뒤 탈북한 이웅길 씨는 자신의 복무기간과 비교하면 7~8년은 파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웅길 씨] “파격적이고 정말 좋은 소식이죠. 일단 줄어드니까 북한 군인들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인 거죠. 요즘 북한 젊은이들이 북한 정권에 반항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 넘어온 군인들이라든가 젊은 친구들 얘기를 들어 보면 북한 정권이 뭐라고 해도 별 신경 안 쓴다고. 젊은 친구들의 반항심을 조금 낮출 수 있다는 것? 어차피 군대 갔다가 빨리 제대한다면 그나마 마음을 좀 달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대책일 수도 있겠죠”

이 씨는 그러나 “북한 군인들의 시각이 아닌, 세상을 체험한 뒤 북한 군대를 보면 7~8년도 말이 안 될 정도로 너무 길다”며 “남북한 병력 규모를 감안해도 최소한 5년 아래로 복무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CIA의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북한 병력은 2019년 기준 110만~120만 명으로, 한국 국방부가 지난 2일 ‘2020 국방백서’에서 밝힌 한국군 병력 55만 5천 명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앞서 북한군의 복무기간이 세계에서 가장 길다며 이는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재임 중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젊은이들이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기에 군에서 장기간 복무하는 것은 세계인권선언이 보장하는 국민의 행복권과 선택권을 정부가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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