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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미 행정부, 대북 협상서 무기 실험 유예, 개발 저지에 초점 맞춰야…의제 다변화도 필요”


북한은 지난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며, 전투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며, 전투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차기 미 행정부가 북한의 무기 실험 유예와 개발 저지에 중점을 두고 핵 협상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 안보 사안에 치우친 의제를 인도적 지원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은 9일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대응력과 전략무기 개발 의지를 고려할 때 추가 무기 실험을 막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실용적’ 대북 접근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전 북한담당관] “Given their resilience in the face of pressure, given their devotion to strategic weapons and Kim Jong Un's resolve, I think a pragmatic approach should focus on preventing further weapons testing before entertaining anything more ambitious in terms of full denuclearization or even a more ambitious sort of arms control approach.”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이날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대북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연 화상 토론회에서 비핵화와 군비통제 사안은 장기 목표로 재설정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18년 탄도미사일 실험을 전면 중단한 선례가 있다는 측면에서 ‘실행 가능성이 있는 실용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미-북 양측이 북한의 무기 실험 중단을 ‘공식 협정’의 형태로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무기 실험 유예 기간은 미국이 북한의 의중을 시험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미-북 양국 간 외교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앤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CEIP) 선임연구원은 미-북 핵 협상은 북한의 위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형 고체연료 발사체 등 북한이 아직 개발에 착수하지 않은 무기의 개발을 막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 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킷 선임연구원] “…Because I think that captures a lot of these arms control ideas preventing North Korea, for example, from developing larger solid propellant missiles, which are more flexible and responsive which we really don't want them to do. They haven't done that yet. So, it's again an area that's realistic to focus on. Anything that North Korea hasn't done is something that we should be focusing on stopping them from doing it again.”

북한의 무기 개발 능력을 고려할 때 핵 군축과 비핵화 협상의 현실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차기 미 행정부는 낮은 수준의 조치를 교환하는 '스몰 딜’로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기 위해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기 위해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 조치에 상응해 미국과 한국이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가 앞으로도 ‘중요한 기준 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국방부 한반도 선임자문관을 지낸 밴 잭슨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학 교수도 차기 미 행정부가 직면할 핵 협상의 조건은 이전과 ‘매우 다를 것’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관리하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차기 행정부는 대북 압박 증대가 아닌 한반도 역내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잭슨 교수] “Two, do a better job of pricing in how valuable North Korea's nukes are to the regime so that we can calibrate a more realistic bargain.”

잭슨 교수는 이를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적 관여를 진행하면서, 북한에 ‘좀 더 현실적인’ 협상 조건을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차기 행정부가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을 재개하되, 비핵화와 군축에 초점을 맞춘 협상이 아닌 양국 간 다변화된 주제를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수잔 디마지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싱가포르 합의를 한반도 긴장 완화와 위험 관리를 위한 협상 재개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싱가포르 합의 중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양국의 노력을 명시한 2항에 집중하면서, 이 틀 안에서 안보대화, 인도적 지원, 제재 완화 등 다양한 주제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판다 선임연구원도 미-북 협상이 지나치게 안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북한 당국이 식량 요청을 할 경우 차기 행정부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이를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이 안보 사안에만 치우친 것이 아닌 인간안보와 인권까지 포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실무 협상을 거부한 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만 ‘완전히 집중’한 점이 미-북 핵 협상 결렬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미국 측 실무진과의 논의 등 협상 과정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디마지오 선임연구원] “I think the worst thing in North Koreans to do is miscalculate by initiating a crisis in an attempt to rise themselves to the top of the heap. So, this means that the North Koreans are going to have to restrain themselves from resorting to the usual playbook.”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이 미 대선 직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잘못된 계산법이라며, 기존의 전술에 의존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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