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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신년사 생략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


1일 북한 평양역 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전광판에 나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 신년사를 생략했습니다. 신년사는 그 해 북한 최고 지도자의 관심사와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주요 재료가 돼 왔는데요, 신년사가 지난 10년간 어떻게 구현됐는지 알아봅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육성으로 직접 신년사를 처음 발표한 것은 2013년 1월1일입니다.

김 위원장은 2년 전인 2011년 12월 17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을 계기로 집권했지만 2012년에는 공동사설로 신년사를 대신했습니다.

그러다 2013년 1월 1일, 집권 후 처음 자신의 육성으로 신년사를 내놨습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방송을 통해 직접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1994년 이후 19년 만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21분 분량의 신년사를 통해 미국이나 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통일은 민족 최대의 절박한 과제”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중방] “나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북남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 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 전제입니다."

그러나 그 해 남북관계는 신년사 내용과는 정반대로 전개됐습니다. 북한은 한 달 뒤인 2월에 3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폐쇄해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듬해인 2014년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내부의 ‘종파 오물’을 제거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한 달 전 이뤄진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자고 말했습니다.

[녹취: 중방] ”북남 사이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여야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자 당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 필요성을 밝히며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고 2월 20일 금강산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는 ‘최고위급 회담’ 즉,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중방]”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해 10월 남북 간에는 이산가족 상봉과 당국회담 등이 이뤄졌습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모습.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모습.

그러나 이는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8.25 합의에 따른 것이며,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16년 신년사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핵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불과 닷새 뒤인 1월 6일 느닷없이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녹취: 중방]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 6일 10시 주체 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그러자 한국 정부는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취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중방] “첫 수소탄 시험과 각이한 공격 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며, 대륙간탄도로켓도 마감단계에 이르렀으며…”

그러자 당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곧바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이제 막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실제 무력시위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11월 29일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화성-15형’을 발사했습니다. 그 해 북한은 17 차례에 걸쳐 모두 20발 이상의 크고 작은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2018년 들어서도 북한의 핵 위협은 계속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자신의 책상 위에 미국을 겨냥한 핵단추가 놓여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녹취: 중방]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것보다 훨씬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며 곧바로 응수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을 언급하며 서로 위협을 가하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나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평양에 보내 미-북 정상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3월8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뒤인 6월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역사적인 1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미-북 정상은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쟁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 항을 담은 공동성명에 합의했습니다.

2019년 1월1일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북 대화 재개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취: 중방]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이 일방적인 비핵화를 강요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아무런 합의없이 결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6월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미-북 실무 협상을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두 나라 실무 협상이 열렸지만 이 역시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2020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년도 12월 28일부터 평양에서 나흘간 열린 노동당 중앙위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자신이 보고한 내용을 신년사로 대체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김정은 위원장은 또다시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1월 초순으로 예정된 노동당 대회에서 2021년의 대내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합니다.

김 위원장이 당 대회에서 어떤 언급과 결정을 할지 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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