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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5년…한국 정부 "조속한 재개 논의 희망"


지난 2019년 2월 비무장지대 남측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만 5년이 지났지만 북한의 비핵화 거부로 국제사회 대북 제재가 지속되면서 재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북한에 선제적으로 제재 완화 카드를 쓸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공단 재개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한국 기업들은 공단 폐쇄 5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에 공단 재개 선언과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폐쇄 5년이 됐고, 기업들은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를 즉각 선언하고 실질적으로 재가동할 때까지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개성공단 재개 선언조차 하지 못한다면 개성공단의 청산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개성공단비상대책위원회는 이와 함께 정기섭 비상대책위원장 명의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위원회는 서한에서 “5년 전 개성공단 전격 폐쇄 조치는 대북 국제 제재 때문이 아닌 전임 대통령의 즉흥적, 독단적 결정에 의해 이해당사자인 기업에 대한 사전예고 조차 없이 위법하게 강제된 정치적 행정행위였다”고 주장하면서 피해보상 등을 요구했습니다.

정기섭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녹취: 정기섭 비상대책위원장] “생산공장이 여러 군데 나라로 분산돼 있는 일부 대기업, 10곳 미만입니다, 빼놓고는 나머지는 다 어렵죠. 특히 중소기업들은 30% 가까이 휴폐업 상태에 놓여있고요.”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전면 중단을 결정한 이후 현재까지 가동이 멈춰있습니다.

개성공단에 두고 온 시설물 등 자산만 1조원, 미화로 약 9천만 달러 규모로 추정하는 입주기업들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과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개성공단은 금강산 관광과 함께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친 북한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줬던 남북 합작사업으로, 경제난이 심각한 지금도 북한에겐 절실한 사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뭐라고 말했냐 하면 남측 하기에 따라 달려있다, 즉 합의사항을 이행하라, 존중하라고 나오거든요. 물론 첨단무기 도입이나 한-미 군사훈련도 얘기했지만 그러나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는 얘기가 분명이 들어있거든요. 합의사항이 뭐냐 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이거든요.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들어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북한은 절실히 개성공단을 원하고 있다고 봐야 되는 거고.”

한국 통일부는 9일 조속한 공단 재개 논의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인 만큼, 남북이 함께 공단 재개의 여건을 마련해 합의가 이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이 복원되는 가운데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할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고수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대북 제재 공조시스템이 작동하는 상황에선 개성공단 재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박사는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공단 재개 문제는 국제적 사안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명현 박사] “향후 재개가 되려면 의류 관련 수출 금지 부분도 있지만 북한과의 합작회사 세우는 부분도 금지돼 있잖아요.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개성공단이 재개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봐야죠.”

조한범 박사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외교 참모들이 적대국가에 대해선 제재를 주요한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 협상에서 제재 완화 전에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박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서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기 전에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바이든 행정부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여섯 글자만으론 안된다는 거에요. 그걸 확인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확실한 진정성을 보여줘야만 스몰딜, 실용적 합의는 가능하지만 그러나 먼저 확실하게 비핵화를 확인해야 된다는 게 바이든 외교안보 라인의 입장이거든요.”

개성공단은 2004년 12월 첫 제품을 출하한 이후 10여년 간 30억 달러어치가 넘는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폐쇄 당시 기준으로 125개 기업이 입주해 북한 측 근로자 5만 4천988명을 고용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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