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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솔루션스 "김정은 열병식 미국 언급 없어...트럼프 재선 선호"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을 언급하지 않고 강경 발언도 삼간 것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제 컨설팅 업체인 ‘피치 솔루션스’는 새 북한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김 위원장은 조기에 대화 재개를 바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모회사인 피치 그룹 산하 컨설팅업체인 ‘피치 솔루션스’가 12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행사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새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업체는 보고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자체가 온건했고 미국을 언급하지도 않았지만, 워싱턴의 국방 정책 입안자들은 열병식에 등장한 새 미사일들에 대해 우려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피치 솔루션스 보고서] “The speech itself was moderate in tone, and did not even mention the US, but defense planners in Washington, DC, will nonetheless be concerned with the display of new missiles

그러면서 열병식에 등장한 신무기들을 나열하며 북한 정권은 비핵화 공약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개발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피치 솔루션스’는 특히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대미 강경 발언을 피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곧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의 이슈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자신과 깊은 친분을 쌓아온 트럼프 대통령을 이번 대선에서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피치 솔루션스 보고서] “He did not mention the US, perhaps not wanting to make North Korea an issue in the forthcoming US election, in which we believe Kim favours Donald Trump, with whom he has developed a strong rapport.”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지난 10일 열렸던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지난 10일 열렸던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김 위원장이 빠른 완쾌를 바란다는 위로 전문을 보낸 것도 그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했습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이번 연설에서 핵무기는 전쟁억제용으로, “그 누구를 겨냥하게 되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이런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온건한 톤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배경을 볼 때 북한이 자칫 법적 분쟁으로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미 대선 결과에 대해 신중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내년 1월로 예고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추가 외교정책 구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며,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을 강행해 차기 행정부의 해결 의지를 시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피치 솔루션스 보고서] “North Korea may be tempted to test his resolve by carrying out a new ICBM or nuclear test, which would signal to the incoming US administration that North Korea is a fully-fledged nuclear power, and that Washington must accept this,”

이를 통해 바이든 새 행정부에 북한을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려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10일 자정을 기해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무기가 등장했다.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10일 자정을 기해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무기가 등장했다.

‘피치 솔루션스’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 정권은 백악관과 조기에 대화를 재개하길 희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피치 솔루션스 보고서] “In the event that Donald Trump retains the presidency, Pyongyang would be hoping for an early resumption of dialogue with the White House.”

아울러 김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 등 이웃 나라들에 더 유화적인 어조를 보인 것은 이른바 ‘삼중고’로 어려운 시기에 향후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한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강행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 최근 태풍으로 인한 홍수로 전례 없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 자체의 경제성장 둔화와 북-중 무역 감소, 지난 8~9월 잇단 태풍과 홍수로 인한 북한 경작지 2~5% 타격, 60km의 도로와 교량 59개 파손 등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이 남한 국민에게 “따뜻한 마음”,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을 기원한 것은 경제 지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한편 ‘피치 솔루션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는 김 위원장의 주장은 개연성이 매우 낮지만, 전체주의 정권의 속성을 볼 때 민주주의 국가들보다 훨씬 더 사람들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제한했음을 암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열병식에 참석한 지도부와 군인, 시민 등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북한이 적어도 핵심 지역에서 전염병을 통제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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