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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내년 전작권 전환 검증 험난…코로나·역량차 변수"


지난 2013년 1월 미한연합공중강습훈련을 실시한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주한미군 2사단.

한국 국방부가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조건 충족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내년 안보정세와 함께 미군의 교리 변화가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서욱 국방장관은 28일 2차 전시작전권 전환 추진 평가회의에서 “내년 전환 조건 조기충족을 위한 역량확충 노력을 지속하고, 한-미 당국간 공동전환 조건평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 장관은 구체적으로 전작권 전환 관련 전략문서 공동초안 합의와 총 3단계에 이르는 검증 과정 가운데 두 번째에 해당하는 ‘완전운용능력(FOC) 시행을 위해 미-한 두 나라가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국방부 “전시작전권 전환은 조건부…시한기반 아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조속한 전환을 원한다면 상호합의한 전제조건들을 완벽히 검증할 수 있어야 하며, 단순히 시간이 흘러간다고 해서 달성될 수 있는 시한 기반의 성질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한 당국이 합의한 3대 선제조건은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 능력,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와 역내 안보환경입니다.

실제로 지난 10월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은 미-한 안보협의회(SCM)에서 “모든 조건들을 다 추진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렇게 해 나가는 과정은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은 내년 전작권 전환 추진과 관련한 변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연합훈련 재개 여부, 대통령 선거 등 한국의 정치일정과 북한의 도발 여부, 미군의 교리 변화 등을 꼽았습니다.

지난 10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서욱 한국 국방장관이 워싱턴 인근 알링턴의 미 국방부 청사에서 미한안보협의회를 열었다.
지난 10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서욱 한국 국방장관이 워싱턴 인근 알링턴의 미 국방부 청사에서 미한안보협의회를 열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연합훈련 재개 여부가 관건…백신 확대적용 필요”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8일 VOA에, 연합훈련 재개여부의 경우 당장 FOC검증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지만 바이러스 확산 여부와 상호 밀접히 연계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주한미군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향후 카투사 등 한국군 소속 일부 인력에 적용하는 것을 두고 협의 중이지만, 적어도 한미연합사령부의 한국 측 본부 인력에까지 확대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맥스웰 선임연구원] “I would recommend that the Military Committee addresses is that we also include vaccinating all the members of the ROK-US Combined Forces Command headquarters. Because if we could do that, then we could conduct an effective theater level, command post exercise, for the ROK US Combined Forces Command in February in March, perhaps, at least, that would reduce the chances of a COVID outbreak.”

한미연합사령부 본부인력 전체에 대한 긴급 백신접종이 선행돼야 내년 2월~3월께 효과적인 전술차원의 지휘소연습을 시행하기 위한 최소요건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내년 한국 대선 등 정치적 변수 최소화하고 군당국이 주도해야”

또 내년은 대선 일정 등 한국 내 정치적 변수가 요동치는 민감한 시기라는 점을 지적하며, 전제조건의 완벽한 달성은 한반도 안보에도 직결하는 사안인 만큼 이 같은 외부적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내년 한미연합사령관 교체 여부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군 실무자들의 견해가 일치한다며,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한국 내에서 합의 전제조건의 재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당초 합의했을 당시와 비교해 안보환경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며, 두 나라 군 당국이 이 문제를 진솔하게 수면 아래서 논의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맥스웰 선임연구원] “But that's something that the Military Committee must take up. It's not something that should be publicly debated…At the time,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agreed to the conditions. To say now that they're unrealistic, is, that's really disingenuous…”

그러나 이런 논의는 철저하게 양국 군 당국이 중심이 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며, 특히 당초 합의한 조건들이 단순히 비현실적이라고 공개적으로 제기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을 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C4ISR 역량 확보가 급선무…미군 다영역작전 교리 변화도 변수”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군이 여전히 C4ISR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감시정찰) 분야에서 역량 확보에 뒤쳐져 있다면서, 향후 검증 평가에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다영역작전을 시행할 수 있는 군대로 탈바꿈 중인 미군의 교리 변화는 이 같은 연합군간 역량 격차를 더욱 더 벌릴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영역작전은 기존에 하늘, 땅, 바다, 사이버, 우주로 분리해서 담당했던 미군의 작전영역에 대해 각군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서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미 국방부는 자체 다영역작전 교리를 올해 안에 완성하고, 내년에 합동군에 이런 역량을 적용한 뒤 2022년에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을 대상으로 공유할 계획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전시작전권 전환의 핵심은 한국군이 실제로 연합군을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라며, 미국이 향후 보다 정교한 전술과 교리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는 전제요건 달성을 위한 기준이 기존 보다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클링너 선임연구원] “If you're going to lead combined operations and the US is adopting even more sophisticated strategies and tactics and deployments etc, it means that in a way, the bar has been raised higher in order to attain the checklist of conditions being met. So if foreign partner is getting more and more sophisticated, it makes it harder for South Korean General to assume command.”

“미군 교리 변화에 따른 미래 인재 투자 집중해야”

이 같은 역량 격차는 단순히 새로운 무기체계의 실전배치나 지휘통제 기반시설의 개선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며, 한국군 핵심 인력에 대한 훈련과 양성도 수반된다고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특히 미래연합사를 지휘하게 될 잠재적 한국군 사령관 양성을 지금부터 본격 시작해야 한다며, 미군의 새로운 교리와 전략에 대해 폭넓은 이해 없이는 전작권 전환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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