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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재상정 ‘대북 군사행동 제한 법안’, 과거 매번 무산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미국 의회에서 대통령의 대북 군사행동을 제한하는 법안이 다시 추진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법안의 의회 통과는 그동안 매번 무산됐는데, 올해도 공화당의 지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에서 대북 군사행동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이 추진된 건 올해 햇수로 3년째입니다.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과 로 칸나 하원의원은 지난 28일,’ 위헌적 대북 전쟁 금지 법안’을 상원과 하원에 각각 재상정했습니다.

마키 의원은 법안 재상정 배경에 대해, “북한을 누가 이끄는지 상관없이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군사행동을 강력히 반대해 온 칸나 의원은 대북 군사행동도 마찬가지라며,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의회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대북정책에서 외교적 접근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겁니다.

과거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시기 재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법안이 재추진되는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동안 마키 의원은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고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이어지자, ‘화염과 분노’ 시기로 회귀해선 안 된다며 제재 강화를 병행한 외교적 관여의 지속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해 왔습니다.

법안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대북 군사행동을 개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북한의 공격이 실제 가해진 상황을 제외하고, 국방부를 포함한 행정부의 대북 군사행동 예산 사용을 금지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내용의 법안은 의회에서 지난 회기 상하원 총 5건이 상정됐었습니다. 모두 미-북 대화 국면 이전인 2017년 말과 2018년 초 사이 집중적으로 상정됐습니다.

당시에도 ‘위헌적 대북 공격 금지 법안’은 마키 의원과 칸나 의원이 각각 상하원에서 발의를 주도했습니다.

그밖에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과 테드 리우 하원의원이 각각 상하원에 ‘대북 선제타격 방지 법안’을 주도 발의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회기를 넘겨 자동폐기됐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의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하원의 경우 2017년 10월 말 민주당의 존 코니어스 의원이 칸나 의원과 공동 발의한 ‘위헌적 대북 공격 금지 법안’은 총 61명 의원의 지지를 확보했지만, 공화당 소속은 토마스 매시 의원이 유일했습니다.

상원의 경우 마키 의원과 머피 의원의 법안은 민주당에서 조차 지지 의원이 10명 안팎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 군사행동 제한 법안이 계속 추진되는 배경에는 강력한 로비단체들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 회기 이 법안들에 대한 로비에 나섰던 미국 내 민간단체는 총 4곳입니다.

통상적으로 북한 관련 법안에 대한 로비 활동이 그리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이례적인 규모입니다.

워싱턴 소재 ‘NSA’(National Security Action)와 ‘FCNL’ (Friends Committee on National Legislation), 뉴욕 소재 ‘OSPC’(Open Society Policy Center)와 ‘CLW’(Council for a Livable World)가 해당됩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대북정책 로비에 나선 진보 성향의 단체로, 대북 군사 공격에 반대하고 외교를 촉구하는 로비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퀘이커 종교친우회 회원들이 조직한 평화정책 옹호단체인 ‘FCNL’과 민간단체인 ‘평화행동’, 국제 여성평화운동 단체인 ‘위민 크로스 DMZ’ 등이 이번에 재상정된 마키 의원과 칸나 의원의 대북 군사행동 제한 법안에 대한 공식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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