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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주도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 발표…미국 등 58개국 서명


마크 가노 캐나다 외교장관이 15일 '국가간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마크 가노 캐나다 외교장관이 15일 '국가간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캐나다가 주도하고 미국 등 58개국이 서명한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이 발표됐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자의적 구금이 국제 인권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국제사회가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자의적 구금 실태를 규탄하며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선언이 발표됐습니다.

캐나다가 주도하고 미국과 일본,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전 세계 58개국이 서명한 가운데 15일 발표된 ‘국가 간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은 총 8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에 대한 자의적 구금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가 간 외교에서 '거래 방안'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국제 인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자의적 체포, 구금, 선고 등은 각국의 우호적 협력과 국제 여행, 무역, 상업 뿐만 아니라 국제 분쟁에 대한 평화로운 해결 책임을 약화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나라들이 가혹한 구금 여건과 변호인 접근 거부, 고문, 그리고 다른 모욕적인 대우나 처벌을 예방하고 끝낼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마크 가르노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선언 발표에 맞춰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많은 국가들이 이번 선언문에 동참하고 지지하는 이유는 자국민이 이 같은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실제 너무 많은 사례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가르노 외무장관] "Many countries who are endorsing and promoting the declaration do so because they recognize that their own citizens could be subjected to this type of treatment and too many already are at."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5일 전세계 자의적 구금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5일 전세계 자의적 구금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선언 발표에 동참한 각국 외교장관들의 입장 발표도 있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자의적 구금은 국제인권규약에 따라 금지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국무장관] "Arbitrary detentions are prohibited under international human rights conventions. When they are used, as too many nations do, to try to obtain leverage in state-to-state relations, they are a heinous act against the human rights of the individuals in question, and are an affront to international diplomatic norms."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국가 관계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의적 구금을 사용하는 것은 인권에 대한 극악무도한 행위이며 국제 외교 규범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선언에 대한 많은 나라들의 폭넓은 지지는 역사가 정치적 도구로서 법의 냉소적 사용이 아니라 인권과 법치의 편에 서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블링컨 국무장관] "The broad coalition of governments endorsing this declaration sends a clear message that history remains on the side of human rights and the rule of law – not the cynical use of law as a political tool.

이날 선언에 자의적 구금을 자행하고 있는 특정 국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캐나다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선언이 발표된 계기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에 의한 자의적 구금 실태에 대한 우려"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전환기정의워킹그룹과 스위스의 휴리독스 등 9개의 인권단체는 지난달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풋프린츠'를 발족하며 지난 1950년부터 2016년까지 수만 명이 북한 정권에 의해 납치되거나 구금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북한 정권의 자의적 구금으로 인한 피해에 있어 미국인들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6년 1월 구금됐다가 1년 5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석방된 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지난 2012년 입북했다가 2년 동안 구금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 사건입니다.

한편 다수의 언론들은 이번 선언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2018년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의 재무 책임자이자 창립자의 딸인 멍완저우가 미국의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억류된 직후 캐나다의 전직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사업가인 마이클 스페이버가 중국에서 붙잡혀 구금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두 사람이 기소돼 중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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