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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조정관 "싱가포르 합의 토대 위 대북 실용적 조치 준비"…전문가들 "북한에 유화 메시지"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싱가포르 합의를 토대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급 인사가 처음 싱가포르 합의 존중을 공식화하면서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 위한 유화적인 메시지를 담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18일 한국의 ‘연합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싱가포르 합의를 토대로 한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실용적인 조치를 강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의 대북정책은 적대가 아니라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정책 검토는 이전에 시도된 모든 것을 주의 깊게 살폈다”며 “우리의 노력은 이전 정부에서 마련된 싱가포르 합의와 다른 합의 위에 구축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북 정상간 이룬 싱가포르 합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바이든 행정부 인사가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겁니다.

지난 2018년 6월 이뤄진 싱가포르 합의는 미-북 간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참전 유해 송환 등 4개 항을 담고 있습니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 정책은 미국과 동맹, 그리고 배치된 미군의 안보를 증진하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또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도록 하는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요구한다”며 “그 모든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캠벨 조정관은 그러나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제재 완화 여부와 관련해선 “대북 유엔 제재는 그대로 유지되며, 유엔과 북한 주변국들과의 외교를 통해서 제재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며 “그 이상 추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전제로 한 미-한 연합군사훈련의 축소나 연기 검토 여부에 대해 캠벨 조정관은 “미-한 동맹은 동북아,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 전 세계 번영과 안보, 평화의 핵심축(linchpin)”이라며 “연합훈련은 우리의 전체적인 준비태세와 상호운용성, 한반도 안정에 기여한다”고 말했습니다.

캠벨 조정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대중 정책을 포함, 아시아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캠벨 조정관의 싱가포르 합의 관련 발언은 북한에 대해 협상 의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미국이 단순히 비핵화만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제재만 하는 그런 식의 강경한 정책은 아니다라는 것, 북-미 관계 새롭게 수립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얘기하는 종전 선언부터 시작해서 국교 정상화까지 커버될 수 있는 광범위한 부분이기 때문에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라는 것은 그 가운데 당연히 녹여질 수 있는 부분이고 그러면 북한 입장에선 당연히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죠.”

미국 시간으로 오는 21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에서 이 부분이 보다 적극적으로 표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북한의 상응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일단 미-한 정상회담에서 미-북 간 신뢰 구축 조치의 필요성을 큰 틀에서 제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미-한 정상회담) 결과는 상당히 원칙적인 억지에 대한 얘기와 그 다음에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선 대화뿐만 아니라 외교적 수단, 외교적 기회를 제공한다는 부분이 중요한데, 이 부분이 상당히 강조돼서 나올 가능성이 높아요. 일정 수준 그 부분에 대해선 상당한 공감대를 갖고 최종적으로 조율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선제적 제안은 아니겠지만 미-한 두 나라가 조율을 거쳐 연락사무소나 대표부 설치와 같은 초보적인 외교관계 구축이나 상징적인 종전 선언 같은 방안을 염두에 두면서 북한과 상응 조치를 놓고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홍 박사의 설명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당초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팀의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었다며 캠벨 조정관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로선 최대의 대북 유화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싱가포르 합의 존중 의지가 미-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포함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올 수 있는 최대치가 뭐냐는 것을 고민했을 것이고요, 그 최대치가 싱가포르 합의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난 8차 당 대회가 1월에 있었을 때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 김정은이 직접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 양보할 수 있는 수준이 거기까지다 라고 밝힌 생각이 들고요.”

박 교수는 또 캠벨 조정관의 대북 제재 유지 발언과 관련해선 이번 미-한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바라는 선제적인 대북제재 완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이 확인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캠벨 조정관이 싱가포르 합의 이외에 다른 미-북간 합의도 토대로 하겠다고 밝힌 대목을 짚었습니다.

신 센터장은 9〮19 공동성명이나 제네바 합의 등 과거 북한이 파기한 합의에 대한 준수 요구도 담긴 발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내용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이름에서 북한의 비핵화 그리고 제재 이행, 억제력 유지, 비확산 이런 부분이 핵심 내용으로 들어가는데 그에 대한 변화는 어떤 것도 시사하지 않았어요. 다만 한국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의 승계 부분을 기존 모든 합의와 연계해 승계하면서 유연한 외교적 접근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거죠.”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4월 30일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며 실용적이고 외교적인 접근이라고 말했고,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달 초 공개적으로 북한에 외교의 기회를 잡으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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