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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대북 발언…한반도 비핵화 목표 속 대화 시도, 적대적 의도 없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출범 후 지난 7개월 동안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습니다. 이 기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메시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를 비롯한 행정부 당국자들은 북한 등 특정 사안을 언급할 때 미리 정해진 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같은 당국자의 입에서 기존에 했던 발언이 반복되거나, 특정 인사가 이미 다른 당국자가 밝힌 내용을 말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바이든 행정부도 취임 이후 북한과 관련해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먼저 대북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 사실이 알려졌던 취임 초기엔 동맹과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발언과 함께, 당시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초점은 ‘위협 감소’에 있다는 발언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됐습니다.

지난 2월17일 정례브리핑에 나섰던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프라이스 대변인] “Our focus will be on reducing the threat to the United States and of our allies, as well as improving the lives of the North and South Korean people.”

대북정책의 초점은 미국과 우리의 동맹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줄이는 것이 될 것이며, 동시에 북한과 한국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고, 잘리나 포터 수석부대변인도 북한의 위협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계속되던 3월에는 ‘완전한 비핵화’가 여전히 미국의 유효한 목표라는 사실이 강조됐습니다.

다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당시 한국을 방문하기 이전까지는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가 사용됐지만, 이후부터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공식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된 5월부터는 북한과의 만남을 제안하는 미국의 입장이 공개적으로 나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5월23일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실제로 관여하기를 원하는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며 “공은 북한 쪽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유엔에 의해 명확히 금지된 활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외교를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문제는 '과연 북한도 그럴까?'라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북한에 대화를 압박하는 이 같은 발언은 약 한 달 뒤인 6월21일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녹취: 성 김 대표] ““We continue to hope that the DPRK will respond positively to our outreach and our offer to meet anywhere, anytime without preconditions.”

미국은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미국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는 겁니다.

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발언 하루 전날인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보낼 수 있는 분명한 신호는 ‘그래, 해 보자, 앉아서 협상을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프라이스 대변인과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들도 ‘언제, 어디서든 만나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듭 강조하면서, 상황 진전이 북한의 선택에 달린 일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남북 대화와 협력을 지지한다’는 국무부의 발언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입니다.

국무부는 한국이 북한과의 각종 사업 가능성을 거론하고, 또 남북이 통신연락선을 연결한 7월부터 정례브리핑이나 이메일을 통한 입장 표명 등을 통해 해당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무부는 최근 미-한 연합군사 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한 연합훈련을 강하게 비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이번 사안과 관련된 미국의 입장을 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우리가 오랜 기간 주장했듯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를 품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이 발언은 한국을 방문 중인 성 김 대표에 의해 다시 한 번 강조됐습니다.

[녹취: 성 김 대표] “The United States does not have hostile intent towards the DPRK. The ongoing U.S.-ROK combined military exercises are longstanding, routine and purely defensive in nature…”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전혀 없고 현재 진행 중인 미-한 연합훈련은 양국의 안보를 지탱하기 위한 정례적이며 순수하게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는 겁니다.

성 김 대표는 이어 “북한 측 협상 상대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과 관련한 바이든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가 줄곧 비핵화라는 큰 틀에서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해 온 사실은 여러 당국자들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바이든 행정부의 메시지에도 북한이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 문제가 사실상 꽉 막힌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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