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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한 군사 분야, 미-중 패권경쟁 속 입장 차 노정


지난 2015년 12월 한국 연천에서 미-한 연례 연합군사훈련의 일환으로 도강훈련을 실시했다.

2020년 한 해 미-한 군사 현안을 관통한 핵심 주제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거대 패권경쟁이었습니다. 한반도가 중심이 된 기존 동맹관계에 큰 변화를 암시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020년 미-한 군사 분야 주요현안은 동북아 역내 한국의 역할 확대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등으로, 북한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상에 발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한국의 역할을 한반도 너머로 확장하길 바란다는 미국 정부의 주문은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미 국방부는 2018년 발표한 국방안보전략(NDS. National Defense Strategy) 보고서를 핵심 근거로 내세웠는데,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 초강대국과의 전면전에 대비한 전략의 수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 경찰국가로서 전 세계 분쟁에 동시에 개입하는 정책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 이란, 테러 등 2, 3차적 위협 대처에 동맹국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이 같은 미국의 전략변화는 한반도 유사시를 초점에 뒀던 전통적인 미-한 동맹관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 호르무즈 파병 결정…동맹 변화 첫 징후

우선, 올해 1월 이란의 혁명수비대 핵심 간부인 가셈 솔레이마니를 겨냥한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 간 긴장관계가 격화되자 미국은 한국 등 전 세계 동맹국에 호르무즈해협 공동방위를 위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참가국 군인들이 발대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참가국 군인들이 발대식에 참석했다.

미국은 걸프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나라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국방안보전략 보고서에서 강조한 논리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국 국방부는 아덴만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화답했지만, 이란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국제해양안보구상 참여 대신 독자적 작전구역에서의 활동을 결정했습니다.

분담금 협상 교착 지속…무임승차 인식 반영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근거가 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교착 상황도 동맹국의 비용분담 증대를 바라는 미국의 셈법이 반영됐습니다.

특히 미국은 그동안 포함되지 않았던 미군의 역외작전 비용을 협상 의제에 올렸는데, 당시 한국 정은보 협상대표는 이를 두고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의미도 함축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협상이 교착되자 미 국방부는 분담금 협정 시효만료를 근거로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을 결정했지만 진전을 이뤄내지는 못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3월 말 분담금을 기존보다 13% 증액하고 유효기간을 1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신종 코로나 확산…미-중 패권경쟁 격화 계기

이런 가운데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미국은 군사 경제 안보 분야를 망라한 전략을 발표하고 동맹의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부, 국무부, 법무부 등 범정부 차원의 대중국 정책 방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이 보고서에서 중국과의 관여에서 상징성이나 화려한 행사를 좆는 행위는 더 이상 가치가 없다며, 중국이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결과를 보이지 않는다면 공개적 압박을 늘릴 것임을 경고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위협에 따른 대표적 피해국으로 한국을 거론하며 역내 동맹들의 대중국 안보 지원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산 차세대 이동통신망 5G 장비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를 군사 안보와 직접 연계해 동맹국에 거래를 끊도록 요청했지만, 한국은 정부가 민간기업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괌에서 역내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미-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당시 한국 정경두 장관의 불참으로 미-일 간에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지난 9월 인도, 호주, 일본과 함께 대중 견제를 목적으로 한 안보협의체인 `쿼드’를 구상하고, 한국 등을 참여시켜 규모를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 아니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군 배치셈법 변화 예고…주한미군 철수 관측 심화

이밖에 지난 7월 마크 에스퍼 당시 미 국방장관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대 패권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전 세계 미군의 재배치 검토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 이 시기 공개된 미 육군대학원의 보고서는 미-한 동맹관계의 변화를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관심을 모았습니다.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이 육군성 장관 재직시절 직접 발주한 이 보고서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배치한 역내 미군 셈법이 전략적으로 무책임하며, 대중 견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보고서는 철수나 감축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주한미군에 배치된 대규모 지상전 역량이 불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향후 배치 셈법은 훨씬 더 광범위한 역내 장소를 오고 갈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교착 상태에 빠진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불신론과 맞물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전작권 전환 조건 수정 여부 입장 차 명확

한편,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전환 검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직접 영향을 받는 사안이 됐습니다.

당초 한국군은 전작권 검증을 위한 두 번째 단계인 완전운용능력평가(FOC)를 올 하반기 추진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 위험으로 실시하지 못하자 원인철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기존에 합의한 조건을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한국이 조기 전환을 원한다면 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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