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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탈북 복서 최현미, 다음달 통합 세계 타이틀전


탈북민 출신 권투선수 최현미 씨.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수퍼페더급 챔피언에 오른 탈북 복서 최현미 선수가 다음달 15일 영국에서 세계 통합타이틀 챔피언 결정전에 나섭니다. 탈북민 사회는 최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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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나고 자란 최현미 선수는 김철주사범대학 총감독의 눈에 띄어 11세에 권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2004년 가족과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최 선수는 2008년 WBA(세계권투협회) 여자 페더급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프로권투 선수로 데뷔했고, 2013년 체급을 바꿔 슈퍼페더급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 권투선수이자 탈북민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싸운 최 선수는 지난해 12월 콜롬비아의 칼리스타 실가도 선수와의 경기에서 판정승을 거두면서 미국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프로권투 선수 데뷔 후 12년째 챔피언 자리를 지켜 낸 순간이었습니다.

1922년 미국 내 첫 권투와 레슬링 전문잡지로 창간된 ‘더 링’은 지난해 최현미 선수를 전 세계 여자 복서 랭킹 3위로 선정했고, 프로와 아마추어 복서의 기록을 평가하는 `박스렉 닷 컴'은 13위로 꼽는 등 미 권투계가 최 선수의 면모에 주목했습니다.

미국 진출에 성공한 최현미 선수는 현재 프로여자권투 선수 최정상의 자리에 오를 기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오는 5월 15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여자 슈퍼페더급 WBA, WBC, IBO 통합챔피언전에서 영국의 테리 하퍼 선수와 승부를 겨루기 때문입니다.

다음달 15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최현미 선수와 테리 하퍼 선수의 여자 슈퍼페더급 WBA, WBC, IBO 통합챔피언전 포스터. 
다음달 15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최현미 선수와 테리 하퍼 선수의 여자 슈퍼페더급 WBA, WBC, IBO 통합챔피언전 포스터. 

하퍼 선수는 올해 24세로 2017년 데뷔 이래 12전 11승 무패에 6KO 승을 기록했고, 2019년 이후 IBO 슈퍼페더급 챔피언, 2020년부터는 WBC 여자 슈퍼페더급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최 선수의 미국 매니지먼트 회사인 파코 프레젠츠&돈 차긴 프로덕션의 돈 차긴 쥬니어 씨는 하퍼 선수에 대해 “매우 거칠고 강하며 입증된 선수”라고 평가했습니다.

차긴 씨는 VOA에 최 선수가 지난 두 달 넘게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경기가 최 선수의 경력에서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돈 챠긴 쥬니어] “This is the biggest fight in her career, it's a unification fight where she's putting her belt her WBA belt on the line…”

최 선수는 자신의 세계 챔피언 벨트를 걸었고, 하퍼 선수 역시 챔피언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는 시합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세계 몇 안 되는 최고의 선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차긴 씨는 30세인 최 선수가 10여 년 동안 WBA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성과이고 남녀 선수 통틀어 아시아계 프로권투 선수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이라고 말했습니다.

차긴 씨에 따르면 18전 무패, 4KO승인 최 선수는 170 센티미터의 장신 선수로서 58.98 킬로그램 규정인 슈퍼페더급 체중 조절을 위해 엄격한 식단을 진행해왔습니다.

또 6일 훈련과 하루 휴식을 반복하며 매일 4 시간 링 위에 올라 스파링 상대와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상대는 하퍼 선수를 대신합니다

최현미 선수는 자신의 훈련 상황을 종종 유튜브 채널 ‘페서프로 최현미’에 올리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데, 최근 영상에서 부상을 입은 눈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녹취: 페서프로 최현미] “이렇게 다친적이 없는데, 신발도 네 켤레 찢어져, 눈도 멍들어.. 뭔가 뭔가 조짐이 좋습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재활치료를 하는 모습이 올라있습니다.

[녹취: 페서프로 최현미] “제가 허리가 너무 안 좋아서 일단은 디스크도 있고 협착증도 있고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허리 근육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써서 아픈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괜찮아 질 수는 없겠지만…”

전념을 다하는 최 선수에 대해 차긴 씨는 매우 좋은 인성과 지성까지 갖춘 훌륭한 선수가 최고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탈북민들의 응원의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탈북민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로 최현미 선수의 경기를 알렸습니다.

태 의원은 "북한에서 선수로 발전해 국제무대에서 인공기를 날리면 체육영웅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도 있었다"며 "지금은 목숨 걸고 선택한 태극기와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나라의 복싱 역사를 새롭게 쓰겠다고 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매우 중요한 경기임에도 한국 언론이 보도하지 않아 국민들이 모르고 있어 안타깝다며 최 선수의 성공 신화를 소개했습니다.

“14세의 나이로 탈북해 대한민국에 정착하여 많은 응원과 지원을 받았지만, 간혹 북한 출신이라는 꼬리표로 인해 차별과 편견도 받았다. 생계 역시 최현미 선수가 직접 해결해야 했다.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며 운동에 매진했다”며 아버지가 직접 해외 원정경기를 위해 모금운동을 벌이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태영호 의원의 게시물은 3천 400여 명이 호응하고 400여 회 공유되면서 최 선수에 대한 응원의 물결을 만들었습니다.

최 선수의 활동에 관심을 보여온 영국 내 탈북민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는 VOA에 자신의 거주 지역에서 경기가 열린다며 반겼습니다.

[녹취: 박지현] “어 너무 놀랐죠. 맨체스터에서 한다니까. 너무 기쁘고. 우리 탈북민 사회에 모두 알렸거든요. 탈북민들이 너무너무 좋아해요. 우리 최현미 선수 온다고 응원하고 그리고 제가 여기 민주평통에도 알렸고요. 또 여기 특파원 기자분들하고 BBC에 다 알렸고..”

박지현 씨는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서 최 선수를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한국인으로서 한국인의 기개와 자랑을 다시 한 번 보여달라고. 모든 탈북인이 자랑스러워하는 최현미 씨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희 여기 맨체스터 탈북민들이 공연장 밖에서 응원할 거예요. 화이팅 최현미!”

지현아 작가는 같은 탈북자로서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며 최 선수의 선전을 기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이런 최현미 선수가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고, 그렇지만 기죽지 않고, 세계 경기에 나가서 쟁취하는 모습들이 탈북자는 기죽지 않았다. ‘탈북자는 밟히지만은 않는다, 박해만 받지 않는다’ 이런 것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너무 자랑스럽고. 이번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도하면서 응원합니다. 최현미 선수 화이팅입니다. 승리할 것으로 믿습니다. 화이팅! “

현재 최현미 선수의 경기를 알리는 소셜미디어에는 “대한민국의 자랑”이며, “온갖 피나는 노력이 통일의 소원이 이뤄지는 큰 역사의 계기가 되길 기도합니다.” “흘린 땀방울에 맞는 결과가 있기를 빕니다” 등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거주하며 레슬링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남성 제이 라벨리 씨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탰습니다.

갓난 아기 때 미국에 입양된 이후 미국과 해외를 오가며 레슬링을 가르치고 있는 라벨리 씨는 VOA에 최 선수 가족의 탈북 여정은 선수의 투사다운 면모를 더욱 부각한다며 이번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면서 권투와 레슬링이 같은 스포츠에 들어가는데 이렇게 뛰어난 성과를 올린 선수에 대해 처음 듣는 것이 의문스럽다며, 관심을 넘어 존경을 표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30년 간 선수와 코치로 활동한 라벨리 씨는 여자 권투선수는 남자 선수보다 언론의 관심을 덜 받는 게 현실이지만 최 선수가 이에 개의치 않고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 낸 점은 진정한 투사가 보여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이 라벨리] “That is a true fighter I mean that is a true definition of a fighter, people think of fighting a fighter as just somebody..”

미국 진출 전까지 경기 때마다 목에 수건을 두르고 링 밖에서 딸의 싸움을 지켜봐왔던 최현미 선수의 아버지 최영춘 씨는 남다른 소감을 밝힙니다.

[녹취: 최영춘] “진다고 해도 여한이 없어요. 우리 딸이 너무 열심히 운동을 했기 때문에 저기까지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정말 내 딸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복싱이라는 게 얼만큼 운동을 했느냐에 따라 사각의 링 위에서 나오거든요. 숨길 수가 없는 거에요. 저는 항상 믿어요. ”

최 씨는 VOA에 여자로서 가장 험한 운동을 하고 있는 딸을 바라보는 마음이 늘 안쓰럽지만 딸의 여정을 가장 까까이 지켜봤기에 조심스럽게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6일 영국 출국을 앞둔 최현미 선수는 VOA에 “잘 마무리하고 좋은 결과로 인터뷰 하기를 바랍니다.“라고 짧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영국 맨체스터 AO 아레나 경기장에서 5월 15일 열리는 이번 경기는 미국의 권투전문 채널 `DAZN' 과 `스카이 스포츠'로 생중계됩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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