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풍경] 탈북민들 목소리 국제사회에 알리는 자유 발언대


탈북민 연사들의 발언을 전한 '2021 International Freedom Forum'.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탈북민 연사들의 발언을 전한 '2021 International Freedom Forum'.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한국에서 수년 간 탈북민들에게 무료 영어교육을 제공해온 단체가 이들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온라인 연설무대를 마련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10:25 0:00

미 동부 버지니아 주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 이서현 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정보를 전 세계에 알리는 유튜버 북한 인권 운동가입니다.

[평해튼 녹취] “(이서현) Hello, My name is SeoHyun Lee..I escaped from North Korea.”

39호실 출신 고위급 간부의 자녀로서 오빠인 이현승 씨와 함께 지난해 10월 ‘평양에 맨하튼의 자유를’이라는 기치를 걸고 시작한 유튜브 채널 ‘평해튼’은 이 씨의 탈북 사연 영상이 12만여 회 시청을 기록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최근 게시물로는 아버지 리정호 씨가 민간단체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가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 패널로 참여한 영상이 12월 날짜로 올라와 있습니다.

이 씨는 이후 4개월의 공백기 동안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시간을 보내고있습니다.

[녹취: 이서현] “전문가분들 한테서는 좋은 피드백을 받는데, 일반 대중이 접근할때 북한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사람이 봤을 때는 어렵게 느껴진다는 그런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이 봤을 때 가볍게 들어왔다가도 그래도 뭔가 내가 북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뭔가 조금이라도 알게되는 지식을 얻고 나갈 수 있는 비디오를 만들 수 있을까? 지금 연구 단계 중에서…”

북한 정권에 대해 알리고 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시작한 활동인 만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이서현 씨에게 대중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일은 자신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을 통해 자유 발언의 가치를 체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이서현] “중국 사람들이나 한국 사람들이 나오는 뉴스에 잠깐 잠깐 이런 문제에 대해서 당신은 어떤 생각이냐고 길거리 인터뷰하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얘기하고 그런 게 너무 부러웠어요. 북한은 딱 갖춰진 틀에서 말 할 수 있는 모범 답안 안에서 밖에 얘기를 할 수가 없으니까, 내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경험도 없었고, 나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경험이 참 소중했습니다. 내가 북한에 있었으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자유롭게 못했을 것 같아요.”

자유로운 생각과 말이 삶에 대해 배우고 더욱 성숙해지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느끼면서, 이런 경험을 북한의 친구와 지인, 주민들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활동한다는 이 씨는 최근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에게 무료 영어교육을 제공하는 민간단체가 마련한 무대에 기조 연설자로서 참여하는 또 다른 활동을 시작한 겁니다.

한국 내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일대일 영어교육을 제공해온 TNKR (Teach North Korean Refugees)은 지난해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Freedom Speakers International’ (FSI)라는 새 이름으로 탈북민들이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와 도움을 제공하는 활동입니다.

이 단체의 공동대표인 케이시 라티그 씨는 VOA에 탈북민들에게 영어에 대한 조언과 함께 연설자로서 자신감을 갖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서현 씨의 첫 FSI 연설은 지난 13일 이 단체의 ‘국제 자유 컨퍼런스’ 에서 소개됐습니다. 이 씨는 청중이 기억하기를 바라는 세 가지를 내용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서현] “북한은 왜 혁명이 일어나지 못하는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먹고 사는 것이 급급한 사람들, 타인과 자신의 삶을 비교할 수 없는 환경에서 깨닫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겨있는 사람들, 어느 정도 깨달음을 얻었는데 연좌제라는 틀 때문에 생각과 의지를 반영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을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북한의 개혁 개방이 이뤄지지 않는 책임이 북한 주민에게 있다는 비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연설 내용으로 정한 겁니다.

FSI의 연설 무대를 통해 소개된 탈북민은 총 4명으로 모두 미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영어 유튜버들입니다.

이서현, 박연미, 셰리 양, 에블린 정 씨로, 각자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삶과 북한 정권, 주민들의 상황을 알리고 있습니다.

20대 탈북여성 셰리 양 씨는 이 단체의 연설 무대에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셰리 양] “My father was a business man who trade with China, He also a member of…”

사업가이자 노동당 간부로 김일성 부자에 대한 충성심이 각별했던 아버지가 어떻게 당국에 배신당하고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녹취: 셰리 양] “아빠는 뭐 얼굴에 검은 천을 쓰고.. 공개재판을 세워서 그렇게 된 거예요. 한국행을 떠났는데 몸이 안 좋으셨는데, 간에 황달이 와서 출발하고 나서 알았어요. 그리고 아빠가 라오스에서 돌아가셨어요. 치료도 못받고. 저와 동생은 중국에 남아 있었고 엄마와 아빠가 먼저 떠나셨는데, 두 딸 데리러 오마 하고 가신게 저희는 마지막 모습이거든요. 저희 아빠는 메콩강에 시신을 떠나보냈는데.. 미국에 와서도 엄마가 3년 동안 우울증으로 고생하셨어요..”

셰리 양 씨는 VOA에 아버지가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07년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한 양 씨는 미국에서 다니던 대학교를 중단하고 한국의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양 씨는 한국에서 라티그 대표를 만나 연설가로서 면모를 갖추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TNKR로부터 영어 교육을 받고 테드X 강연과 한국 TV 출연 등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러다 2017년 재입북한 임지현(북한명 전혜성) 씨 사건 이후 북한 내 친척의 안전이 염려돼 모든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지난해 미국으로 돌아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양 씨는 최근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녹취: 셰리 양] “마음이 많이 아픈 일들인데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상기시키기 싫고 외면한것을 꺼내야 하니까, 힘들긴 한데, 알아야 되니까. 북한 사람들도 알아야 되고. 탈북하며 겪은 게 다 다르잖아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세계도 귀를 기울여 줄 것이고..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알아야 되거든요.”

양 씨는 ‘Cherie from North Korea’ 라는 이름의 유튜브에서 자신의 탈북 사연과 함께 북한 정권의 5가지 최악의 법을 주제로 다루며 출국금지법, 여행자감시법, 인민보안법, 연좌제, 공개처형을 꼽았습니다.

공개 연설과 유튜버 활동을 통해 북한 인권 운동가로서 일하는 탈북민들은 자신들의 과거의 경험뿐 아니라 북한의 현재 인권 상황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고난의 행군’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녹취: 셰리 양] “북한 주민들한테 지운다는 것이니까, 제일 힘든 것은 북한 주민들이거든요. 너무 걱정도 많이 되고. 김 씨 일가가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그거 때문에 힘든 거에요. 정말 자기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뭐든지 하는구나. 정말 화가 납니다 저는.”

이서현 씨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서현] “고난의 행군을 결심했다는 것으로 명백하게 알 수 있는 것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잘 말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독재국가는 사람을 굶기는 것을 하나의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김정은을 위대한 전략가처럼 보는데 김정은이 결코 스마트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냥 관심이 없는 거에요. 사람들이 얼마나 죽어 나가든. 집권한지 10년이 다가왔는데 그 상태로 나라를 나뒀을까요? 아니잖아요. 가장 중요한 건 고난의 행군 결심은 나는 핵을 절대 포기 하지 않을거다. 김정은 하에서 북한의 자유는 불가능하다.”

이서현 씨는 국제사회가 북한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가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습니다.

라티그 대표는 연설 무대를 통한 탈북민들의 목소리에 국제사회가 귀기울여 주기를 바라고 있는 가운데, FSI의 탈북민 연설 무대는 다음 달 15일에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