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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한 중국산 역외가공 급감…11월 실제 수출액 2천 달러 불과


북한과 중국을 잇는 '조중친선다리(중조우의교)'를 중국 쪽 입구인 랴오닝성 단둥에서 촬영했다.
북한과 중국을 잇는 '조중친선다리(중조우의교)'를 중국 쪽 입구인 랴오닝성 단둥에서 촬영했다.

최근 몇 년간 급증했던 북한의 중국산 물품 생산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북한의 실질적인 대중 수출액은 단 2천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올해 북한의 대중 무역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중국 상품을 북한에서 생산해 재수출하는 형태의 ‘역외가공’ 비중이 크게 줄어든 점입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5일 공개한 북-중 무역 세부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본격화된 3월부터 11월 사이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전력과 페로실리콘, 손목시계의 동력장치 부분인 시계 무브먼트, 텅스텐광(Tungsten ores), 낮은 가치의 기타 제품 등 5개였습니다.

이 중 전력은 북-중 합작 수력발전소에서 서로 주고받는 전기라는 분석이어서, 실질적으로 북한이 중국의 상품을 대신 생산해 수출한 형태의 ‘역외가공’은 3위에 이름을 올린 ‘시계 무브먼트’가 사실상 유일했습니다.

5대 대중 수출품목 중 3개를 ‘역외가공’이 차지하고, 시계 무브먼트가 1위였던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의 5대 대중 수출품은 시계 무브먼트에 이어 페로실리콘과 인조 속눈썹(가발 포함), 해부실습용 인체모형, 텅스텐광으로, 이 중 시계 무브먼트와 속눈썹, 인체모형 등 3개가 역외가공품이었습니다.

앞서 북한은 제재로 최대 수출품인 석탄과 해산물, 섬유제품의 판로가 막힌 이후, 중국으로부터 원료와 부품 등을 들여와 판매하는 주문생산방식(OEM) 형태의 수출을 크게 늘리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물론 석탄 등의 수출액을 대체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수준이지만, 비제재 품목을 대신 생산하는 방식으로 외화 수익을 거두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진 이후 성장세를 보이던 이들 ‘역외가공’ 산업이 한 순간에 중단된 사실이 이번 해관총서 자료에서 확인된 겁니다.

수출액도 지난해와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북한의 올해(1~11월) 대중 수출액은 4천638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1억8천만 달러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5년(1~11월)의 22억8천만 달러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올해(1~11월) 북한의 5대 수출품 총액도 3천592만 달러로, 지난해(1~12월) 5대 수출품 총액 1억3천662만 달러의 26%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역외가공 품목의 수출 감소가 북한 내 실업률에도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앞서 VOA에 역외가공 수출 감소는 북한 내 생산공장들이 문을 닫은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Not like here, they don’t have unemployment insurance…”

미국과 달리 북한에는 실업보험이 없고, 따라서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의지할 곳이 없어졌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올해 대중 수입에서는 소비재 품목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불어닥친 올해 3~11월 북한이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 5개는 액수가 큰 것을 기준으로 대두유와 밀가루, 설탕, 고무타이어, 담배대용물 순이었습니다.

대두유를 공산품이 아닌 일반 소비재 품목으로 분류할 경우 고무타이어 제품을 제외한 4개가 소비재 품목이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지난해에는 5대 수입품 목록 중 밀가루와 대두유 등 2개 만이 소비재 품목이었습니다.

한편, 이번 해관총서 자료에서는 ‘전력’을 제외한 북한의 11월 대중 무역이 전무한 수준으로 떨어진 사실이 거듭 확인됐습니다.

전력은 역대 월간 최저 수준을 기록한 11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 112만5천 달러 중 112만2천812 달러를 차지했습니다.

결국 전력을 제외한 북한의 11월 대중 수출품은 화장품(1천854달러)과 낮은 가치의 기타 제품(509달러), 비누(19달러) 등 단 3개로 이들 물품의 총 수출액도 2천382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수입 역시 11월 한 달 북한으로 넘어간 중국산 품목은 단 16개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북한이 사용한 전력을 제외하면 지난달 수입액은 14만3천 달러로, 제재 이후에도 월 2억 달러를 넘나들던 지난해와 큰 대조를 이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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