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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1월 대중국 무역 사상 최저…두 달 연속 100만 달러 대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호교'.

북한의 대중국 무역액이 두 달 연속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무역 총액이 100만 달러 대에 머물렀고, 특히 수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3일 공개한 11월 북-중 무역 총액은 127만3천 달러입니다.

전달인 10월 기록했던 역대 월간 최저 수준인 165만9천 달러보다 약 40만 달러 더 줄어들면서, 역대 최저 기록을 갱신한 것은 물론 100만 달러 대마저 위협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북한과 중국의 교역은 지난 1998년 국제사회에 총액이 공개된 이래 줄곧 적게는 월 2천만 달러에서 많게는 6억 달러를 기록해 왔습니다.

따라서 100만 달러 대의 월 무역액은 극히 이례적인 규모입니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11월 북한의 대중 무역은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았습니다.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11월 대중 수입액은 전달보다 약 41% 감소한 14만8천 달러에 그쳤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통상 합작으로 운영 중인 수력발전소에서 전기를 들여올 때 이를 수출과 수입으로 기록해 왔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양국이 주고받은 전력이 무역 총액에 포함돼 있다면 순수 물품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10만 달러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출액도 전달보다 약 30만 달러 줄어든 112만5천 달러로, 전력을 제외한 실제 상품 수출이 100만 달러를 넘기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12월에도 계속된다면 북한의 2020년 대중 무역 총액은 20년 전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북한의 대중 무역 총액은 5억3천41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억 1천만 달러와 2018년의 21억8천만 달러에 비해 20~25% 수준입니다.

특히 대북 제재 이전인 2016년(1~11월)의 51억9천만 달러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2001년 1월부터 11월 사이 대중 무역액이 5억 달러를 넘기고, 2004년 같은 기간 누적 무역액이 10억 달러를 넘긴 이후 단 한 차례도 1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북한의 무역액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줄어든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조치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양국의 무역액은 국경 봉쇄 여파가 본격 시작된 올해 3월부터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됐습니다.

이후 소폭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북한이 국경 봉쇄를 강화한다는 보도가 나온 7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10월과 11월엔 사실상 무역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수준으로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만 북한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국경 통행을 제한하는 등의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취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북한의 대중 무역액 감소 폭이 월등히 큰 점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11월 무역자료에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의 교역이 전년도에 비해 평균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북한은 전년도 대비 80% (-78.7%)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다른 나라들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전체 200여 개 나라 중 북한만큼 감소 폭이 큰 나라는 남태평양과 카리브해의 일부 섬나라 외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3일 VOA에 “북한의 무역이 아무 것도 없는 수준을 보였다”며, “11월 북한의 대중 무역액은 (카리브해의 섬나라) 세인트 키츠 네비스와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수출입이 사실상 중단된 정황은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일부 확인됩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를 확인한 결과 북한 남포 항 컨테이너 야적장에는 이전보다 많은 컨테이너가 수 개월째 같은 자리에 놓여있었습니다.

남포 컨테이너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2020년 12월(위)에는 컨테이너가 야적장에 가득하지만, 2019년 12월에는 텅 빈 모습이다. 제공=Planet Labs
남포 컨테이너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2020년 12월(위)에는 컨테이너가 야적장에 가득하지만, 2019년 12월에는 텅 빈 모습이다. 제공=Planet Labs

이는 지난해 12월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야적장의 컨테이너 수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이에 따라 야적장이 텅 빈 경우도 관측됐던 것과는 뚜렷히 대비됩니다.

또 해당 야적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야적장의 동쪽 지대에만 컨테이너들이 보관돼 왔는데, 약 4개월 전부터는 서쪽 지대에까지 컨테이너가 들어차기 시작해 지금까지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VOA는 최근 남포 항과 대안 항 일대에 대기 중인 선박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약 90척이라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는 해외 운항에 투입되지 못한 선박들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북한의 대외무역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quite clear I think from Chinese trade data and all the anecdotes and all the North Korean announcements…”

중국의 무역자료와 내부 소식, 그리고 북한의 국경 봉쇄 발표 등에 따른 북한의 대외무역 감소 현상이 분명해졌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이런 상황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내년 1월에 북한의 교역량이 다시 증가할 것인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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