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한국 내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소식입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는데요. 오늘 서울고등법원은 이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인 명태균 씨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고,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다른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오세훈 시장이 어떤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사건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 시장은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는데요.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내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10차례의 결과를 제공받고,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조사 비용 3천300만 원을 대신 지급하도록 했다는 혐의입니다. 검찰 측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 비용을 제삼자에게 부담하도록 한 것이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진행자) 1심에서는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당시 재판부는 어떤 판단을 내렸습니까?
기자) 네.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의 혐의 가운데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애초 문제가 된 여론조사는 모두 10차례, 비용은 3천300만 원이었는데요. 1심은 이 가운데 여론조사 5차례에 해당하는 2천 100만 원의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2천100만 원을 선고했는데요. 오세훈 시장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2심 재판부는 왜 무죄를 선고한 겁니까?
기자) 네. 핵심은 명태균 씨 진술의 신빙성입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핵심 혐의를 뒷받침하는 직접 증거가 사실상 명 씨의 진술뿐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명 씨의 진술에는 직접 경험한 사실과 자신의 추측이나 과장이 뒤섞여 있고, 객관적인 자료나 다른 관계자들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명 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거나, 기존 진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2심 재판부는 명 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진술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도 없다며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 대해 오세훈 시장 본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오 시장은 1심 형이 그대로 확정됐을 경우 시장 직을 잃을 상황이었는데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반면 수사를 담당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판결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오늘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법적 절차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닙니다. 특검이 상고하면 대법원이 항소심의 법률적 판단에 문제가 있는지 다시 심리하게 됩니다.
진행자) 정치권 반응은 어떻습니까? 여야가 상당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겠군요.
기자) 네. 먼저 최대 야당인 국민의힘은 무죄 판결을 환영했습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천만 서울시민이 투표로 맡긴 오세훈 시정이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은 더없이 다행스러우며 동시에 당연한 일"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 판결은 사필귀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항소심 재판부가 명태균 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비용 대납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이 국민의힘 내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무엇보다 오세훈 시장이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데 걸림돌이 됐던 법적 부담이 상당 부분 줄었습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고, 항소심 무죄가 실제 대선 후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대선 구도를 곧바로 바꿨다기보다는, 국민의힘의 차기 대선 후보 경쟁과 당내 세력 재편에 새로운 변수를 더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네. 한국에서 최근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고등학교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는 소식입니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일부 반도체 고등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5대 1에 육박했는데요.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반도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는 점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도체 고등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얼마나 높아졌습니까?
기자) 네. 우선 내년 3월 개교하는 서울반도체고등학교의 경우, 처음으로 실시한 신입생 모집에서 64명 정원에 303명이 지원했습니다. 경쟁률이 4.73대 1을 기록한 겁니다. 충청북도 음성에 있는 충북반도체고등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년도 신입생 96명을 모집하는데 453명이 지원해 4.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경쟁률이 약 2.4대 1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거의 두 배로 높아진 겁니다.
진행자) 반도체 고등학교라는 것이 일반 고등학교와는 어떻게 다른 학교입니까?
기자) 네. 일반 고등학교가 국어와 영어, 수학 같은 교과목을 중심으로 대학 진학을 준비한다면, 반도체 고등학교는 일반 교과교육과 함께 반도체 제조와 장비 운영, 유지·보수 같은 전문 기술을 가르칩니다. 특히 이번에 주목받는 학교들은 대부분 마이스터고등학교인데요. 마이스터고는 산업계의 수요에 맞춰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직업계 특수목적 고등학교입니다.
진행자) 반도체 고등학교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무엇보다 취업에 유리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에는 대학을 졸업해도 원하는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고등학교는 대학을 거치지 않고도 전문 기술을 익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취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에 취업할 기회가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대기업들의 높은 성과급도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도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실제로 취업이 잘되는 편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충북반도체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최근 수년간 95% 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학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12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과 취업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졸업생 가운데 19명이 삼성전자에, 3명이 SK하이닉스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반도체 장비와 부품을 생산하는 여러 기업에 학생들이 취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한국은 지금,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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