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 DMZ에서 일어난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한국군은 5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남쪽에 설치한 지뢰 때문이라는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한국군은 이날 문제의 지뢰 지대를 직접 제거했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북한은 두 차례 담화를 통해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먼저 최종 조사 결과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5일 오후 서울 국방부에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발표는 합동 현장조사 태스크포스 단장인 권대원 합참 차장이 맡았습니다. 핵심은 북한군의 수지 반보병지뢰가 폭발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수지 반보병지뢰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북한의 대인지뢰라는 뜻입니다. 합참은 북한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빌미로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 때문에 "정상적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 지뢰라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기자)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위치입니다. 합참과 유엔군사령부는 위성항법장치, GPS로 위치를 측정했습니다. 1차 폭발 지점과 2차 폭발 지점, 그리고 현장에서 발견된 북한 지뢰가 있던 곳입니다. 세 곳 모두 군사분계선 남쪽 10여 미터 지점으로 확인됐습니다.
둘째는 설치 방식과 시기입니다. 권 차장은 "유엔사도 해당 지뢰는 인위적으로 위치시킨 것이고 설치 시기는 12개월 이전으로 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떠내려온 지뢰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치된 지뢰라는 평가입니다.
셋째는 감정 결과입니다. 합참은 지난달 28일 중간 발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감정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부상자 장비에서 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합참은 철제 파편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한국군 지뢰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1) 사건 당시 상황도 다시 한번 짚어 보죠.
기자) 네. 사건은 지난달 21일 오전 10시 50분쯤 경기도 파주 서부전선에서 일어났습니다. 육군 25사단 관할 지역입니다. 당시 장병들은 수색로 개척 작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북한군이 지뢰를 묻은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이 있었습니다. 유엔사가 이곳을 조사할 수 있도록 미리 길을 내는 작업이었습니다. 철수하던 중 1차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부상자를 구조하던 중 2차 폭발이 이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수색 대원들 가운데 간부 3명이 크게 다쳤는데, 특히 수색대대장인 중령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진행자2) 조사가 늦었다는 논란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는 21일에 났지만 합동 현장조사는 엿새 뒤인 27일에 시작됐습니다. 유엔군사령부가 즉각적인 조사 요청을 한국군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가 조사를 일부러 늦췄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지뢰 폭발 사건이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악영향을 줄 것을 의도해 의도적으로 조사를 지연시킨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와 함께, 장동혁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북한군에게 증거인멸할 시간이라도 주겠다는 것이냐"고 썼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방어적 목적 여부 등 신속한 진상 조사가 먼저이며, 군사적 대응이나 지나친 자극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합참은 사고 지역이 군사분계선에 바짝 붙어 있어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현장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도 조사 시점은 "순전히 군사적 판단"에 따라 결정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1) 유엔군사령부도 판단을 내렸죠?
기자) 네. 유엔사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냈습니다. 군사분계선 남쪽 한국 측 지역에서 작동 가능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근거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953년 정전협정은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 양쪽에 2km씩, 폭 4km의 비무장지대를 두도록 했습니다. 협정은 이 지역의 지뢰 같은 위험물을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공식 판단하는 곳은 유엔사입니다.
진행자2) 한국군의 대응 조치는 무엇입니까?
기자) 첫 조치는 지뢰 제거였습니다. 합참은 5일 낮 12시 51분쯤 문제의 지뢰지대를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으로 인정한 군사분계선 남쪽 지역입니다. 한국 언론은 군이 지뢰를 회수하지 않고 폭파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합참은 북한에 두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부상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정전협정을 어기고 설치한 지뢰의 즉시 제거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스스로 제거하지 않으면 지뢰 제거 작전을 "지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1)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야기도 나왔죠?
기자) 네. 한국군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병사 동요 등의 이유로 매우 불편해하는 조치인데요. 이번에도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 등이 확성기 재설치를 주장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달 29일 구체적인 조치는 조사 결과에 따라 "추후 검토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2)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죠?
기자) 북한은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달 30일 담화에서 이번 사건을 남측의 "자작 광대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군이 북한군에 사격하면 즉각 보복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또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 비무장지대방향에 전술적 반격수단들을 증강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가 난 곳은 25사단 관할 지역입니다.
진행자1) 김여정 부장은 두 번째 담화도 냈었죠?
기자) 네. 2일 담화입니다. 김 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를 겨냥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1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장은 한국군은 북한 책임을 거론하고 대통령은 긴장 완화를 말한다며 이를 "자작 광대극의 제2부"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부장은 같은 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안도 거부했습니다. 정 장관은 군사분계선을 확인하고 측정하기 위해 소통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김 부장은 이를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상이고 일방적인 넋두리"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2) 군사분계선 위치가 왜 쟁점이 되는 겁니까?
기자)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과 유엔사는 이번 지뢰가 군사분계선 남쪽에 설치됐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이 고수하는 기준선으로는 남쪽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2024년부터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습니다.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에 지뢰를 묻고 방벽을 세우는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해 왔습니다.
진행자1) 그런데, 이후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요?
기자) 네. 합참은 3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0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13일 만입니다. 한국 언론은 4일 북한 매체를 인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2) 정리하면, 한국군은 북한이 지뢰를 스스로 치우지 않으면 제거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북한은 최종 결과 발표 전에 두 차례 담화를 통해 지뢰 사건에 대해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강하게 부인한 상황인데, 앞으로 이 사건을 놓고 한국과 북한 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주목되는군요.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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