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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WHO 평양사무소 담당관 “신종 코로나 방역 위한 일시적 대북제재 면제 필요"


지난 17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북한 주민들이 만수대언덕 김일성, 김정일 동장에 참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인 듯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많다.

국제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특수한 시기를 맞아 신속하게 ‘일시적 대북 제재 면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나기 샤픽 전 세계보건기구/유니세프 평양사무소 담당관이 밝혔습니다. 샤픽 전 담당관은 2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을 위한 검사기와 개인보호 용품이라며, 이런 것들이 충분히 제공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01년부터 9년 간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 평양사무소에서 근무한 샤픽 전 담당관을 안소영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는 등 엄격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방역 조치,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샤픽 전 담당관) “예방을 통해 장비가 부족한 상황을 보완하려는 노력이라고 봅니다. 저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가 유행했을 때 북한에서 근무했는데,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북-중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고, 입국 외국인들은 공항 근처 호텔에 모두 격리됐습니다. 당시 제 상사도 격리 조치 됐었습니다. 제재 국면에서도 북한의 경제적 ‘생명줄’인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한 것은 전염병을 예방해야 한다는 북한 당국의 다급함을 보여주는 겁니다. 의료체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북한의 특별한 상황을 보면 국경 폐쇄는 정상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사스 창궐 당시 북한 당국이 WHO 평양사무소에 어떤 도움을 요청했는지, 또 북한 내 상황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샤픽 전 담당관) “우선 WHO에 회의 소집을 요청했고, 사스 전염 상황을 계속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또 저희가 병원 등 공공장소에 격리벽을 설치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당시에는 대북 제재가 지금과 같이 이행되지 않아 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기구를 상당수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북한 내 사스 감염 환자는 없었습니다.”

기자) 북한은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없는 동아시아 내 유일한 국가입니다. WHO도 북한 내 발병자가 없다고 밝혔지만, 회원국의 자진 보고에만 의존하는 만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샤픽 전 담당관) “2006년 말일 겁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북한의 몇몇 마을 어린이가 홍역을 앓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당시 중국에도 홍역 환자가 급증할 때였습니다. 저희는 북한 보건성 직원과 회의를 열었고, 북한은 이후 소문이 사실이라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있지만 북한이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봤습니다. 하지만 북한도 감염에 노출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압니다. 그런 사례가 나오면 공개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해관계에도 맞는 조치입니다. 북한은 전염병에 맞서 싸울 충분한 조치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국제기구에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지만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사례만 보더라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 당국의 신고 건수는 1건이었습니다. 추가 감염 정황이 나오면서 세계동물기구(OIE)도 북한에 정보를 공유하라고 촉구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 이었습니다.

샤픽 전 담당관) “OIE가 발병했던 지난해 5월과 6월, 마침 북한을 방문 중이었습니다. 당시 북한 당국에 관련 사안을 문의했고, 그들은 의심 사례가 있어 조사 중이며, 확인되면 신고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들은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한 가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있다면, 북한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 ‘통제력’이 큰 곳입니다. 건물, 도로 등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고, 이는 당연히 미국과 유럽 등의 나라에서는 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권 유린으로 간주합니다.”

기자)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 간 간염이 가능한 전염병입니다. 감기, 독감과 증상이 유사해, 감기인 줄 알고 지내는 북한 주민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지금 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샤픽 전 담당관) ”무엇보다 감염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기기가 필요합니다. 또 더 많은 의료진을 위한 보안경과, 의료복, 북한 주민을 위한 마스크 등 개인보호 용품이 절실할 겁니다. 항생제 등의 약품도 포함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결핵 등 지병을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발병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에 대한 조치도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전염병이 창궐한 상황에서는 북한에 관련 물자를 보낼 수 있도록 ‘임시 제재 면제’를 신속히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미국 국무부가 이미 북한의 취약성을 우려하면서, 북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샤픽 전 담당관)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도울 의향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은 압니다. 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전염병 예방과 관련된 사안은 한시가 급한 문제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끝날 때까지만 ‘일시적 제재 면제’를 시행해 충분한 예방 물자가 지원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세계보건기구 WHO와 유니세프 평양사무소에서 근무한 나기 샤픽 전 담당관으로부터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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