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호주, 브라질, 독일의 전자지도 전문가 20 명이 오는 5월 17일부터 6개월 간 북한 전자지도 만들기에 나섭니다.
이들은 미국에 본부를 둔 전자지도 전문가들의 자원봉사단체 ‘GIS 코어’(GISCorps) 소속으로, 매일 각자의 집과 일터에서 한 시간씩 작업을 통해 북한의 지형지물을 전산화할 계획입니다.
지난 1980년대에 세계 각국의 정부와 민간 영역에 활발히 도입돼 90년대부터 일상생활에도 깊숙이 파고든 ‘지리정보체계’, GIS는 지표면의 각종 자연물과 인공물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한 것입니다.
‘GIS 코어’를 창립한 쇼레이 엘하미 씨는 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작업은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의 요청으로 실시된다고 밝혔습니다.
엘하미 씨는 “WFP가 구 소련 연방 시절 작성된 북한 종이지도 4백 장을 보내줬다”며 “거주 구역과 도로, 철로, 강, 호수 등 종이 지도들에 표시된 지리적 특징들을 전산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지형지물을 선명하게 담은 전자지도가 없어 이번 작업이 실시됐다는 것입니다.
엘하미 씨는 “전자지도가 완성되면 WFP등 유엔 기구들은 기근이나 홍수 등 북한에서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보다 잘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엘하미 씨는 WFP가 제공한 구 소련 연방 시절의 종이지도가 옛날 자료이긴 하지만, 입수할 수 있는 최선의 자료였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전자지도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 기본적인 토대조차 없는 상황이라서, 이번 작업을 통해 그 토대를 만들려 한다는 것입니다.
‘GIS 코어’는 지난 2007년 WFP로부터 북한 전자지도 제작을 요청 받은 뒤 미국 조지아대학과 공동으로 종이지도를 가장 선명하게 전산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차례 실험했습니다.
10월 말 경 북한 지형 전산화 작업이 마무리 되면 온라인 상의 ‘조지아대학 지리정보 체계 자료저장소’에 보관돼 WFP등 유엔 기구들과 유엔과 협력하는 구호단체들이 활용할 수 있다고 엘하미 씨는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GIS 코어’는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현장과 버마의 싸이클론 재난 현장 등에서 지리정보를 수집하고 전자지도 활용과 구축 기술을 교육하는 등 지금까지 유엔기구들과 각국 정부, 연구소들의 요청으로 총 60건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가 세계식량계획 WFP의 요청을 받아 북한 전자지도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북한이 발행한 4백개의 종이지도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이번 전자지도는 국제기구들의 구호작업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