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이팅 합니다. 이 선거에 참여한다는 게”
메릴랜드 프레더릭카운티에 거주하는 탈북민 앤드루 안 씨는 3일 중간선거 투표소를 찾아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프레더릭카운티 모노캐시 중학교 앞에 마련된 투표소의 북적이는 모습은 50대인 안 씨에게 북한에서 겪은 선거일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안 씨는 북한 당국이 선거일이면 당 차원에서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선거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안 씨는 북한에서는 유권자가 여러 후보 가운데 한 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당에서 후보를 지정하고, 유권자들은 그 후보에게 찬성표를 찍으라는 압박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앤드루 안/ 탈북민, 미국 시민] “후보를 선택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100% 찬성 투표를 하라고 했습니다.”
안 씨는 또 북한의 선거에서는 북한 정권이 정한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또 유권자가 그 후보를 지지하는지,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씨의 부인 다리아 김 씨는 이번 11월 3일 중간 선거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처음으로 참여하는 미국 선거였습니다. 김 씨는 투표소에 오기 전 후보와 정책을 공부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리아 김/ 탈북민, 미국 시민] “제가 심사숙고해서 투표하고 싶었습니다. 아직 영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후보들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읽어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김 씨는 1997년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이후 한국에 정착했고, 남편 안 씨를 만나 2017년 미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안 씨의 미국 선거 경험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안 씨는 2016년 미국에서 처음 투표했을 당시 VOA 한국어 방송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26년 선거일, VOA는 다시 투표소에서 안 씨를 만났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안 씨는 10년간 미국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데 집중해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치에 관심은 있었지만, 바쁜 생활 때문에 미국의 정치 상황을 구체적으로 따라갈 여유가 많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표의 의미를 바라보는 생각은 달라졌습니다.
안 씨는 10년 전만 해도 ‘나 한 사람이 투표한다고 해서 무슨 큰 변화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사람의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앤드루 안/ 탈북민, 미국 시민] “시간이 지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투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모든 일을 제쳐놓고 무조건 투표하러 왔습니다.”
안 씨는 미국을 기회와 자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나라라고 표현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미국에서는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면서 스스로 원하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처음 미국 투표에 참여한 부인 김 씨는 자신의 자유로운 뜻대로 투표를 했다는 자부심에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그러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나 정책이 선거에서 승리하지 않더라도 그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리아 김/ 탈북민, 미국 시민]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미국 사람들은 나라를 위해 충실하게 일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 씨는 어떤 정당이 승리하더라도 미국이 잘되기를 계속 기도하고, 미국과 함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부부에게 투표는 단순히 후보 한 명을 선택하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선택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 사람의 한 표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미국에서의 경험을 통해 새롭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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