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의 혁신과 문화, 그리고 미국 50개 주까지, 다양한 미국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USA’입니다. 김철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네, 세계적인 관광도시 라스베이거스가 1년에 한 번 초고속 자동차 경주장으로 변신하는 이야기입니다. 오는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포뮬러 원, F1 그랑프리가 열립니다. 카지노와 호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주차들이 질주하는데요. 밤의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짜릿한 속도 경쟁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공연, 관광객의 소비까지 한데 어우러지는 대형 축제입니다.
진행자: 라스베이거스 하면 카지노와 공연이 먼저 떠오르는데, 도심 도로에서 자동차 경주까지 열리는군요. 경주 코스가 실제로 어디에 만들어지는 겁니까?
기자: 네, 외곽의 전용 경주장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걸어 다니는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주변의 실제 도로를 활용합니다. 코스 한 바퀴는 약 6.2킬로미터이고, 방향을 바꾸는 코너가 17개 있습니다. 유명 호텔과 카지노 주변을 지나고, 긴 직선 구간에서는 경주차들이 시속 34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까지 낼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자동차와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로를 통제하고 안전시설과 조명등을 설치해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무대로 바꾸는 겁니다.
진행자: 시속 3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도심을 달린다니 상상만 해도 아찔한데요. 게다가 밤에 열린다는 점도 이 대회만의 특징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두운 하늘 아래 호텔과 카지노의 조명이 빛나고, 그 사이를 경주차들이 굉음을 내며 지나갑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죠.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결코 낭만적인 드라이브가 아닙니다. 긴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높인 뒤 급격한 코너를 돌아야 하고, 밤에는 기온이 떨어져 타이어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운전자의 집중력은 물론이고, 타이어 교체 시점과 팀의 경기 전략까지 승부를 좌우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F1을 잘 모르는 사람도 눈여겨볼 만한 유명 선수들이 있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먼저 일곱 차례 세계 챔피언에 오른 루이스 해밀턴이 있습니다. 올해는 페라리 소속으로 출전합니다. 여기에 여러 차례 세계 챔피언에 오른 맥스 페르스타펜, 2025년 세계 챔피언 랜도 노리스도 주요 관전 대상인데요. 각각 레드불 레이싱과 맥라렌 소속으로 출전합니다.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와 맥라렌의 오스카 피아스트리, 메르세데스의 조지 러셀도 주목할 선수들입니다. 팬들은 선수 개인의 경쟁뿐 아니라 페라리와 맥라렌, 메르세데스 같은 팀들 사이의 대결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긴 직선 구간에서 앞차를 따라잡거나,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피트에 들어갔다가 순위를 뒤집는 장면은 F1의 대표적인 볼거리입니다.
진행자: 경주 자체도 흥미롭지만, 라스베이거스라면 경기장 밖에서도 즐길 거리가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F1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는 자동차 경주만 보는 행사가 아니라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바뀌는 주말입니다. 올해는 경기장 주변에서 라이브 음악과 디제이 공연이 열리고, 선수들이 팬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는 행사도 예정돼 있습니다. 11월 21일 본 경기가 끝난 뒤에는 구형 공연장인 ‘스피어(Sphere)’에서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의 공식 뒤풀이 공연도 열립니다. 그러니까 경주가 끝났다고 밤이 끝나는 게 아닌 셈이죠. 다만 공연이나 팬 행사 가운데는 별도 표가 필요하거나 입장권 종류에 따라 이용이 제한되는 프로그램도 있어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진행자: 자동차 경주를 보고, 유명 선수도 만나고,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면 관광객으로서는 꽤 특별한 여행이 되겠네요. 이 F1 그랑프리를 개최하는 도시들이 큰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핵심은 관중들이 경기표만 사고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온 방문객들은 호텔에 묵고, 식당에서 식사하고, 쇼핑과 공연을 즐기며 교통 서비스도 이용합니다. 카지노와 호텔뿐 아니라 주변 상점과 식당, 차량 호출 서비스까지 여러 업종이 영향받는 겁니다. F1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라스베이거스 대회 세 차례의 누적 경제 효과는 남부 네바다 지역에서 32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2025년 대회는 주정부와 지방정부에 약 4천300만 달러의 세수도 가져온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진행자: 32억 달러라니 상당한 규모인데요. 결국 자동차 경주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경제 효과를 이야기할 때는 수입만 볼 것이 아니라 개최 비용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도로를 통제하고 안전장벽과 조명등을 설치하는 데 비용이 들고, 행사 전후로 도로 공사와 교통 통제가 이어지면서 주민과 일반 관광객이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렇겠네요. 관광객에게는 축제지만,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도로가 막히고 소음이 커지는 기간일 수도 있겠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성공하려면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교통 대책과 안전 관리, 도로 통제에 따른 주민 불편도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라스베이거스는 이 대회를 2037년까지 개최하기로 최근 계약을 연장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적인 볼거리와 관광 수입을 유지하면서 지역사회가 감당해야 할 비용과 불편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오늘 소식 잘 들어봤습니다. 김철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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