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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 미국 공포영화 산업, 핼러윈 앞두고 흥행수익 최고조에 달해

2026년 10월 17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열린 연례 톰킨스 스퀘어 '핼러윈 독 퍼레이드'(Halloween Dog Parade)에서 프렌치 불독 '루나'가 문어 옷을 입고 있다.
2026년 10월 17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열린 연례 톰킨스 스퀘어 '핼러윈 독 퍼레이드'(Halloween Dog Parade)에서 프렌치 불독 '루나'가 문어 옷을 입고 있다.

진행자: 미국의 혁신과 문화, 그리고 미국 50개 주 소개까지, 미국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USA’, 김철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기자: 벌써 10월 말인데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절 중 하나인 '핼러윈'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계절만 되면 밤마다 불이 꺼지지 않고 돈을 버는 동네가 있습니다. 팝콘 튀기는 냄새와 비명 소리가 가득한 곳, 바로 할리우드 '공포영화' 시장인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무서워서 비명을 지를 때마다 달러가 쏟아진다"라는 미국 공포영화 시장의 고수익 흥행 공식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좋습니다. 요즘 극장에서 공포영화가 많이 상영되고 있는데요. 이게 단순한 계절 유행이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효자 상품이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쉽게 말해 '적은 돈으로 초대박을 내는' 최고의 장사입니다. 유력 경제 매체 Barron's와 미국 소매협회(NRF)의 2026 핼러윈 리포트를 보면, 올해 미국인들의 핼러윈 축제 참여율이 무려 74%에 육박합니다. 의상과 초콜릿을 사고 영화를 보느라 쓰는 돈이 135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시장입니다. 미국인들이 1인당 평균 115달러씩 지갑을 열고 있는 셈입니다. 이 돈이 어디로 가느냐? 상당수가 극장가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영화 흥행 집계 기관의 통계를 보니까, 올해 미국 내 공포영화 누적 티켓 수입이 벌써 12억 8천만 달러를 찍었습니다. 역대급 대박이었던 작년 전체 기록의 90%를 핼러윈이 오기도 전에 벌써 달성한 겁니다.

진행자: 대단하네요. 그런데 공포영화는 일반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든다고 하던데요. 적은 돈으로 알짜배기 수익을 올리는 셈이네요?

기자: 정확합니다. 영화계의 '가성비 잭팟'이죠. 예를 들어 볼까요? 유명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대작 영화 ‘디거(Digger)’는 무려 1억2천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했지만, 본전도 못 찾고 손익분기점을 밑돌았습니다. 반면에 신작 공포영화 ‘아더 마미(Other Mommy)’ 같은 작품은 제작비가 1천900만 달러 정도밖에 들지 않았는데, 개봉 첫 주말에만 단숨에 2천7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올해만 벌써 6편의 공포영화가 할리우드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영화 정상에 올랐으니, 대작 영화들의 체면이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관객들이 이렇게 공포영화에 열광하며 돈을 많이 쓰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일종의 '짜릿한 축제 참여 경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42%가 핼러윈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로 '공포영화 시청'을 꼽았습니다. 또 소비자들의 49%가 9월 전부터 일찍이 핼러윈 준비 쇼핑을 시작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어두운 극장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다 함께 소리를 지르고 숨이 멎는 '생생한 경험'을 일종의 놀이 문화를 즐기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올해 즐길 만한 대표적인 공포영화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먼저 고전 영화를 다시 만든 ‘위치보드(Witchboard)’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나온 영화인데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옛날 귀신 이야기를 요즘 감각으로 깔끔하게 고쳐서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정통 공포물입니다. 또 유명 배우 제시카 채스테인(Jessica Chastain)이 출연하는 ‘아더 마미(Other Mommy)’가 있습니다. 10월 초에 개봉했는데요. 벽장 속에서 엄마의 모습을 똑같이 흉내 내며 아이를 훔치려는 괴물을 다룬 작품인데,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23일에 미국 전역에서 개봉하는 ‘클레이페이스(Clayface)’도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유명 만화 속 괴물을 거장 감독이 손을 봐서 재탄생시켰는데요. 사고로 얼굴이 흘러내린 배우가 괴물이 되어 복수하는 내용인데, 가짜 컴퓨터 그래픽 대신 진짜 실감 나는 분장 기술을 써서 "역사상 가장 기괴하고 무서운 영화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벌써 등골이 오싹해지네요. 그런데 요즘은 영화 제작사들도 인공지능 같은 똑똑한 컴퓨터 기술을 써서 관객을 놀라게 한다면서요?

기자: 네, 이제 공포영화도 과학적이고 철저한 계산 아래서 만들어집니다. 올해 리포트를 보면 핼러윈 쇼핑객의 무려 47%가 선물을 고르고 계획을 짜는 데 인공지능이나 스마트폰 비서 앱을 씁니다. 영화사들도 똑똑해졌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미리 관객들의 반응을 분석해서, 영화 예고편의 어느 타이밍에 사람들이 가장 긴장하고 오래 쳐다보는지를 계산해 영화 편집에 반영합니다. 심지어 인터넷 방송 플랫폼들은 그날 비가 오는지, 무슨 요일인지 날씨 데이터를 분석해서 실시간으로 집에서 보기 좋은 무서운 영화를 알아서 다르게 추천해 주는 기법까지 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화 뿐만 아니라 장난감, 옷, 혹은 놀이공원 같은 실제 골목 시장으로 이어지는 경제적 효과도 엄청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잘 만든 공포영화 캐릭터 하나가 인기를 끌면, 가을철 미국 장난감 시장 매출의 무려 25%를 혼자서 책임집니다. 영화가 흥행하자마자 유통 업체들이 한정판 인형과 가면을 시장에 유통하고, 동네 골목 상권들은 영화와 연계된 야간 귀신 투어, 호러 빵집, 동네 맥줏집 이벤트를 열어서 손님을 모읍니다. 무서운 영화 한 편이 동네 상권 매출까지 올려주는 셈입니다.

진행자: 네, 잘 들어봤습니다. 김철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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