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의 혁신과 문화, 그리고 다양한 미국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USA’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네바다주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철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오늘은 네바다주의 미스터리한 역사와 미국의 국가 안보, 그리고 미래를 책임질 첨단 핵심 자원 산업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네바다주 사막 깊숙한 곳에는 전 세계인들이 음모론의 성지처럼 여기는 아주 삼엄한 기지가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엄격하게 통제되는 군사 기지의 하나이자 온갖 미확인비행물체(UFO) 음모론의 진원지인 ‘51구역(Area 51)’이 바로 네바다주 남부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이 기지의 존재 자체를 아예 부인해 오다가, 관련 문서의 비밀 해제 기한이 풀린 2013년이 되어서야 정식으로 그 존재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가 바로 이곳이었군요. 미국 정부가 밝힌 공식적인 기지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기자: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곳은 U-2 정찰기나 스텔스 폭격기 같은 최첨단 차세대 군사용 비행체를 시험하는 공군 기지입니다. 하지만 대중들과 음모론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추락한 외계인의 비행선을 숨겨두고 외계 기술을 역공학으로 연구하는 곳'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죠. 기지 주변은 군사 기밀 구역이라 무단 침입 시 즉시 체포되거나 발포 대상이 될 정도로 삼엄하지만, 기지로 향하는 375번 주도는 '외계인 고속도로(Extraterrestrial Highway)'라는 공식 정부 별명까지 얻으며 독특한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진행자: 철저한 국가 기밀 기지가 남부 사막의 독특한 관광 자산이 되었군요. 그런데 네바다 사막에서는 이와는 정반대로, 기존의 모든 사회적 규범과 자본주의를 전면 거부하는 독특한 대안 문화 축제도 열린다면서요?
기자: 네, 해마다 8월 말 일주일 동안 네바다주 북부 블랙록 사막(Black Rock Desert)의 황량한 마른 호수 바닥에서 열리는 축제, ‘버닝맨(Burning Man)’입니다. 이 축제가 시작되면 아무것도 없던 사막 한가운데에 인구 수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임시 도시인 '블랙록 시티'가 세워집니다. 이 축제에는 독특한 철칙이 있습니다. 첫째, 축제 안에서는 돈을 쓸 수 없고 오직 물물교환과 순수한 호의(Gifting)로만 생존해야 합니다. 둘째, 참가자들은 사막 위에 기괴하고 거대한 예술 조형물들을 자발적으로 설치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버닝맨’이라는 이름이 붙은 겁니까?
기자: 축제 마지막 날에 거대한 인간 모양의 나무 인형(The Man)을 불태우며 절정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축제가 끝나면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청소해 사막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아야 하는 '흔적 남기지 않기(Leave No Trace)'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준수하는데요.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혁신가와 구글의 창업자들이 창의적 영감을 얻기 위해 매년 이 고립된 사막 축제를 찾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진행자: 엄격한 통제 구역인 51구역과 자유의 오아시스인 버닝맨까지, 사막이 주는 특수성이 독특한 문화를 배양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네바다주의 대표적인 도시인 라스베이거스가 어떻게 발전하게 됐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라스베이거스는 네바다주 최대 도시이자 도박과 유흥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컨벤션이 많이 열리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매년 초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가전 박람회인 CES를 비롯해 각종 무역 전시회와 비즈니스 회의가 이곳에서 개최되는데요. 이 비즈니스 원정객들이 지출하는 비용은 일반 레저 관광객의 3배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1부에서 사람들을 밤새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붙잡아두기 위한 1달러짜리 무제한 뷔페 문화에 관해 말씀드렸는데요. 이제 라스베이거스는 뷔페만이 아니라, 전 세계 스타 셰프들의 최고급 식당이 밀집한 미식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했습니다. 이곳의 고급 식음료(F&B) 시장 규모는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세계 최대 구체 공연장인 '스피어(Sphere)'까지 가동 중인데요. 네바다주가 과거 은광 중심지에서 미래 친환경 산업을 책임질 첨단 핵심 자원 산업의 공급망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160여 년 전 실버러시를 이끌었던 네바다가 이제는 전기차 시대의 핵심 자원이자 ‘하얀 석유’라고 불리는 ‘리튬(Lithium)’의 메카로 부활했다는 의미입니다. 네바다주 북부의 '태커 패스(Thacker Pass)' 매장지에는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리튬이 북미 최대 규모,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엄청난 양이 매장되어 있는데요. 현재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Tesla)는 네바다 북부 리노(Reno) 인근 사막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전기 부품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 1(Gigafactory 1)'을 건설해 운영 중인데요. 과거 은광과 카지노 도박업에만 치우쳐 있던 네바다주의 경제 구조가 최첨단 테크 제조업, 클라우드 컴퓨팅, 친환경 에너지공학의 중심지로 빠르게 다변화되며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가혹한 사막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미국의 미래 산업 지도를 바꾸어 나가는 네바다주 이야기, 잘 들어봤습니다. 김철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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