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인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미국, 미국 속으로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매년 10월이면 화재의 위험성을 알리고 화재 예방을 강조하는 특별한 기간이 있습니다. 바로 ‘Fire Prevention Week’, 즉 ‘화재 예방 주간’인데요. 오늘은 이 주간에 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진행자) 화재 예방 주간은 미국의 대표적인 생활 안전 캠페인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소방관이나 소방 당국만 참여하는 행사가 아니라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화재 위험을 점검하고 대피 방법을 익히는 기간입니다. 미국화재예방협회(NFPA)는 1922년부터 이 행사를 공식적으로 후원해 왔고요. 1925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전국적인 기념 주간으로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화재 예방 주간은 언제입니까?
기자) 2026년에는 10월 4일 일요일부터 10월 10일 토요일까지입니다. 화재 예방 주간은 매년 10월 9일이 포함되는 주간에 열리기 때문에 기간이 해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10월 9일을 중심으로 정한 데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형 화재 가운데 하나인 1871년 시카고 대화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카고 대화재가 엄청난 피해를 남긴 화재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카고 대화재는 1871년 10월 8일에 시작해 다음 날까지 엄청난 피해를 냈습니다. 미 인구조사국이 소개한 기록을 보면 250명 이상이 숨지고 약 10만 명이 집을 잃었으며, 1만7천400채가 넘는 건물이 파괴됐습니다. 불에 탄 면적도 약 9제곱킬로미터(3.3제곱마일)에 달했습니다. 20제곱킬로미터가 넘었습니다. 미국은 이 참사를 기억하면서 화재가 난 뒤 진압하는 것 못지않게 평소 예방과 교육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매년 되새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150년 전의 대형 화재를 지금까지 기억한다는 것은 그만큼 화재가 여전히 미국인의 생활과 밀접한 위험이라는 뜻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소방청(USFA) 통계를 보면 2024년 미국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140만 건이었습니다. 이들 화재로 3천900명이 숨지고 약 1만3천 명이 다쳤으며, 재산 피해는 약 210억 3천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화재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매일의 생활 속에서 대비해야 할 위험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사는 주택에서의 화재는 몇 건이나 됐습니까?
기자) 네. USFA의 2024년 추산을 보면 주거용 건물 화재는 약 34만 3천 건이었고, 이에 따라 2천975명이 숨지고 9천225명이 다쳤습니다. 주택 화재만으로 약 115억6천만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집에 가보면 천장에 작은 원형 장치가 붙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연기감지기죠?
기자) 네. 영어로는 ‘smoke alarm’, ‘smoke detector’라고 합니다. 이 장치는 미국 가정의 화재 안전을 상징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USFA는 모든 침실 안에 연기감지기를 설치하고, 각각의 취침 공간 바깥에도 설치하며, 지하실을 포함해 집의 모든 층에 감지기를 두도록 권고합니다. 가능하면 감지기들을 서로 연결해 한 곳에서 연기를 감지하면 집 안의 모든 경보기가 함께 울리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 설치만 해 놓으면 되는 것은 아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USFA는 테스트 버튼을 눌러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작동 여부를 확인하도록 권고합니다. 그리고 연기감지기는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장비가 아닙니다. 제조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감지기 자체를 교체해야 합니다. 9볼트 교체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은 배터리도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진행자) 경보가 울리면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 합니까?
기자) 생각보다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USFA는 연기감지기가 울린 뒤 안전하게 집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시간이 2분도 채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실제 불이 난 다음에 어디로 나갈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탈출 경로를 정해 두고 가족이 함께 연습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흔히 말하는 ‘home fire escape plan’, 가정 화재 대피 계획은 어떻게 세우는 겁니까?
기자) 먼저 집의 간단한 평면도를 그려 문과 창문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방마다 두 가지 탈출 경로를 정합니다. 현관문 하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문이나 창문도 확인하는 겁니다. 출구 앞에 가구나 물건이 쌓여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야 합니다.
진행자)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이런 훈련이 특히 중요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로만 ‘불이 나면 나가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보다 실제 경보음을 들려주고 정해 둔 경로를 따라 밖으로 나가 보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미국 학교에서도 ‘fire drill’, 즉 ‘화재대피훈련’이 익숙한 이유입니다. 경보가 울리면 학생들이 교사의 안내에 따라 줄을 서서 건물 밖의 지정된 장소로 이동합니다.
진행자) 결국 화재 예방 주간은 가정뿐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의 교육 기간이기도 하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역에 따라 소방서가 주민들에게 문을 여는 오픈하우스를 열고, 소방차와 장비를 보여주거나 어린이에게 화재 안전수칙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또 학교와 도서관, 지역 단체에서도 포스터나 교육 자료를 활용합니다. 화재 예방 주간의 핵심은 한 주 동안만 불조심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 기간을 계기로 가족이 평소의 안전 습관을 다시 확인하자는 데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 가정에는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화재 위험도 많아졌을 것 같습니다. 휴대전화, 노트북, 무선청소기, 전동공구, 전기자전거까지 충전하는 물건이 아주 많아졌잖아요.
기자) 바로 그 점이 2026년 화재 예방 주간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올해 NFPA의 캠페인은 ‘Charge into Fire Safety: Safe Charging Is a Superpower’라는 문구를 내걸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안전한 충전 습관이 화재를 막는 힘’이라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화재 발생 위험이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이제 휴대전화뿐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 장난감, 전동공구, 전기자전거와 전동스쿠터 등 일상 곳곳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화재 예방이라고 하면 거창한 장비를 떠올리기 쉽지만, 결국 일상적인 행동을 점검하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요리할 때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 충전기를 제대로 선택하는 것, 연기감지기를 매달 점검하는 것, 난방기구 주변을 정리하는 것처럼 작은 행동들이 핵심입니다. 화재 예방 주간은 이런 평범한 행동을 가족이 함께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 미국 속으로’, 오늘은 화재 예방 주간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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