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군사협력 강화, 한국에도 기회…미한일, 대북 공조 견고”

미국과 일본의 군사협력 강화가 일본과 비슷한 역량을 가진 한국에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일본이 추진 중인 북일 정상회담이 미한일 대북 공조를 약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양국의 군사협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한 것이 일본과 비슷한 역량을 갖춘 한국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10일 VOA와 화상통화에서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 합의에 비춰볼 때 본질적으로 미국이 일본과 함께 고위급에서 하는 모든 일은 실제로 한국에도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소장] “I think that in light of the Camp David agreement, essentially it means that anything that the US does, together with Japan at a high level, also actually opens the door for opportunities to Korea. In that respect, I think we can see a number of areas of emphasis, strengthening defense relationship where Korea obviously also is a valued partner.”

이어 “그런 측면에서 다수의 분야가 강조되고, 한국이 소중한 파트너인 방위 관계가 강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과 방위산업 협력 확대 가능성이 열린 것은 한국에도 잠재적인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두 나라가 미사일 등 무기의 공동 개발과 생산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11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미일 국방 협력 강화 소식을 환영하면서, 한국의 참여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 “It would make an excellent partner for the United States and for others in the future, to work together cooperatively on a whole range of processes and concepts and technologies. And I hope that's going to happen because Korea is a very logical partner for the United States to work with.”

“강력한 두 첨단기술 국가인 미국과 일본이 국방 협력을 하는 것은 좋은 소식”이며 “한국도 엄청나게 역동적이고 성장하는 방위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들과 앞으로 다양한 국방 절차와 개념, 기술에 대해 함께 협력할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이 함께 협력할 만한 타당한 파트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이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도 동맹 관계를 현대화하고 강화하고 있다며 “이미 매우 강력한 각각의 동맹 관계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는데 최대한 강력하게 준비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언급된 미한일 3자 군사훈련 정례화는 한국의 안보에 분명히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 “there have been a growing number of interactions between an among national security officials and institutions and the militaries of the three countries. And the establishment of regular, high quality trilateral multi domain military exercises, I think, will be a major step forward. In this growing trilateral cooperation, it will certainly enhance the security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I think it will send a very useful and cautionary signal to North Korea and other potential adversaries.”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3국의 국가안보 당국자들과 기관, 군대 간 교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수준 높은 3국 다영역 군사훈련을 정례화 하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점증하는 3국 협력은 한국의 안보를 확실히 강화할 것이며, 북한과 다른 잠재적 적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경고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일,호 미사일 방어협력, 한국도 관심 둬야”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일본, 호주가 미사일 방어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것에 주목하면서 한국에도 시사점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랜드연구소에서 일본 안보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제프리 호넝 선임연구원은 11일 VOA에 미일호 미사일 방어 협력은 “한국에게도 같은 논의를 할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호넝 연구원] “I think it does provide motivation to have that discussion in South Korea. Because as a trusted US ally, when you have US allies like Japan and Australia agreeing to do greater situational awareness, or sharing of information, I think that should provide motivation in South Korea to do the same within the constraints tha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feel are necessary.”

“일본, 호주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상황 인식이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데 동의한다면 미국이 신뢰하는 동맹인 한국도 자국 정부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한도 내에서 같은 조치를 취할 동기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역내 국가들이 서로 연결될수록 더욱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를 할 수 있다며, 미일호 미사일 방어 협력을 계기로 한국도 미국, 일본과 미사일과 대공 방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일본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운용 훈련을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at is a deterrence as well as defense capability because if Japan can shoot the archer rather than just trying to catch all the arrows or intercept missiles, it improves the ability to respond to North Korean attack.”

클링너 연구원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방어 능력일 뿐 아니라 억제 능력”이라며 “미사일을 요격해 날아오는 화살을 모두 잡을 뿐 아니라 미사일을 발사하는 활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일본에 대한 초기 공격 이후 일본이 북한 미사일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일본이 한반도에서의 미한 연합작전을 더 기꺼이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엠마 챈렛-에이버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치안보 국장은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과 국제 현안에 협력하는 ‘글로벌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챈렛-에이버리 국장은 10일 VOA와 화상통화에서 “미일 정상회담에서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은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에서 양국 동맹을 얼마나 격상 시켰는지를 보여주고, 3국 공조를 계속 안정적이고 내구성 있게 만들려는 지속적인 공약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챈렛-에이버리 국장] “I think that we've seen both South Korea and Japan reach out to Europe and NATO be the equal partners in terms of contributing to the situation in Ukraine, applying similar sanctions and financial restrictions on Russia in response to the invasion of Ukraine. So we see a lot of overlap in these alliances spreading far beyond the Indo Pacific region.”

이어 한국과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유럽과 나토와 협력하고, 양국 모두 러시아에 유사한 제재와 금융 제한을 가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미일, 미한 동맹이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을 뛰어 넘어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북일 대화 지지… 20년 전과 달라”

한편 챈렛-에이버리 국장은 기시다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거듭 밝힌 데 대해 “기시다 총리가 김정은과의 회담을 예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점이 대북 접근법에서 새로운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챈렛-에이버리 국장] “From Japan's perspective, they would like to resolve this abductee issue, which has really been sort of a stumbling block between North Korea and Japan for decades now.”

챈렛-에이버리 국장은 정상회담 추진 배경에 대해 “일본 입장에서는 수십 년 동안 북한과 일본 사이에 일종의 걸림돌이었던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일본과의 접촉을 인정하면서도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등 엇갈린 메시지를 내고 있다며, 일본과 북한 모두 상대국으로부터 납북자 문제와 관련한 유연성이나 양보 신호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호넝 연구원도 일본의 북일 정상회담 추진은 “최근 몇 년 동안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호넝 연구원] “But what's important is that they've also signaled that while they're open to dialogue, there is this very strong deterrent message that's happening as well. And so they shouldn't North Korea should not misinterpret dialogue for weakness among the allies, because there is this very strong unity in message.”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지만 매우 강력한 억지 신호도 보냈다”는 점이라면서 “대화 추진을 동맹 관계가 약화된 것으로 북한이 잘못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도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소장] “Compared to over 20 years ago, when Koizumi reached out for a summit with North Korea, I find that the US position is more relaxed than it was back in the early 2000s, and much less anxious about what might come of a direct summit engagement between Japan and North Korea.”

그러면서 “20년 전인 2000년대 초반 고이즈미 전 총리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했을 때보다 미국의 입장이 더 완화된 것 같다”며 “북일간 직접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훨씬 덜 불안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일본이) 북한과 대화를 해도 좋다는 일종의 승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여러 차례 납북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