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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북한 대동강 ‘석탄 선박’ 대거 포착…‘제재 위반’ 가능성


[VOA 뉴스] 북한 대동강 ‘석탄 선박’ 대거 포착…‘제재 위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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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동강의 주요 항구에서 10여 척의 대형 선박이 석탄을 싣는 모습이 고화질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에서 석탄을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했는데, 북한 석탄 항구의 이 같은 분주한 움직임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대동강의 주요 항구에서 10여 척의 대형 선박이 석탄을 싣는 모습이 고화질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에서 석탄을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했는데, 북한 석탄 항구의 이 같은 분주한 움직임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대동강 변의 석탄 항구인 송림항입니다.

고화질 위성사진으로 찍힌 대형 선박들이 보입니다.

지난 2월 29일 에어버스가 촬영해 최근 구글어스에 공개된 이 사진에는 길이 174m 선박이, 적재함 5개에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물체를 가득 싣고 있습니다.

선박 바로 앞 부두에는 4개의 대형 크레인이 자리하고 있고, 그 뒤편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물체와 이를 실어 나르는 덤프트럭이 놓였습니다.

이곳에서 20~30m 동쪽으로 떨어진 지점에는 더 많은 양의 검은색 물체, 즉 석탄이 쌓여 있어 이 석탄이 선박에 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라 2017년 유엔 안보리는 결의 2371호를 통해 석탄을 포함한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석탄 선적 장면은 인근의 다른 항구에서도 포착됐습니다.

송림항에서 약 14km 떨어진 대안항에선 90m와 94m 길이의 선박 2척이 적재함에 검은색 물체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또 바로 앞 바다에는 30여 척의 선박이 동력 없이 떠 있는데, 이 중 4척에 석탄이 실려 있습니다.

VOA가 이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날 하루에만 석탄 추정 물체를 선적 중이거나 선적을 완료한 선박은 모두 13척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움직임만으로 북한이 석탄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제재 위반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대표적인 금수품인 북한산 석탄이 10척이 넘는 대형 선박에 선적되는 장면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 정부는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한 때 토고 깃발을 달았던 선박 ‘더 이(De Yi)’호를 억류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선박이 북한에서 무연탄을 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더 이’호가 북한에서 석탄을 선적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그런 선박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특히 석탄 선적 의혹을 받는 선박이 자동식별장치 AIS를 끈 채 북한 항구에 기항한다는 점도 이번에 다시 확인됐습니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자료에는 위성사진 촬영 시점인 2월 29일 대동강변에 선박이 단 한 척도 없는 것으로 표시됩니다.

또 플래닛 랩스의 4일 자 위성사진에는 북한의 최대 석탄 항구인 남포항에 정박한 14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이지만, 같은 날 마린트래픽 지도의 해당 지점은 비어있습니다.

앞서 VOA는 ‘더 이’호의 지난 1년간 행적을 확인한 결과 AIS 신호를 켠 상태로는 단 2곳의 항구에 입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정황은 ‘더 이’호가 AIS를 끈 상태로 운항하면서 북한 항구에도 들렀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국제해사기구 IMO는 선박이 AIS를 상시 켜두고 운항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해운업계에서는 선박이 의도적으로 AIS 끄고 운항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항로를 숨기기 위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동근 / 한국 우창해운 대표
“일단은 북한에 들어간 항적, 항구에 기항했던 흔적이 나오면 불이익을 많이 받죠. 그렇기 때문에 이 배가 북한 선적이든, 중국 선적이든 한국이나 일본 등 유엔 산하의 (일부) 나라에 가면 6개월이나 1년 정도 기항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AIS를 꺼서) 속일 수 있고…”

‘더 이’호의 최초 목적지가 석탄 수출국인 러시아인 점에 대해서는 과거 횡행했던 북한산 석탄의 ‘원산지 세탁’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동근 / 한국 우창해운 대표
“러시아에서는 엄청난 양의 석탄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한국, 인도에까지 러시아산이 수출이 되고 있는데, 이 배가 북한에서 나와서 러시아로 석탄을 운송하게 됐다는 것은 아마도 제3국으로 가기 위한 환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 2017년 큰 논란을 일으켰던 북한 석탄의 한국 유입 사건은 러시아 홈스크에서 북한산 석탄이 환적된 사례였습니다.

또 지난 2019년 러시아 나홋카 항에 실려 한국으로 향한 석탄 3천217톤도 이후 북한산으로 드러나는 등 당시 ‘석탄 원산지 세탁’은 전형적인 제재 위반 수법이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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