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패널이 해산한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가 올해 북한에 연간 공급 한도를 초과하는 정제유를 제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러 간 협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전문가 패널을 대체할 새로운 기구 설립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으며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계속하는 러시아가 북한에 상한을 초과하는 정제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3월에만 러시아는 북한에 16만 5천 배럴이 넘는 정제유를 선적했다고 지적했는데,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상한선 50만 배럴 중 약 3분의 1가량이 3월 한 달에만 북한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존 커비 /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3월에만 러시아는 북한에 16만 5천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선적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상업 항구가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는 이런 선적을 무한정 지속할 수 있습니다.”

커비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며 15년 만에 패널을 해산하게 만든 러시아를 비판하며 나왔습니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자국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숨기기 위한 계산된 조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구속력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은폐하고 북한이 더욱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으로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할 것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존 커비 /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무기 및 정제유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두에 대한 제재를 계속 부과할 것입니다.”

커비 보좌관은 또 러시아에 의해 활동이 중단된 전문가패널을 대체할 새로운 기구 설립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존 커비 /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우리는 (전문가패널 대체 기구 창설을 위한)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입니다. 이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인태 지역에도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미국 의회에서도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활동을 무산시킨 러시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소속 벤 카딘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15년간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해 온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을 거부한 러시아와 기권한 중국의 행태는 무책임하고 위험하며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의 이 같은 태도는 북한 김정은 정권을 방조하는 자국의 안보리 위반을 숨기려는 명백한 시도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카딘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국제 파트너와 대북 유엔 제재를 이행하고 러시아의 무모한 행동을 규탄하는 등 글로벌 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