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따라잡기] 볼티모어 교량 붕괴 사고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컨테이너선 '달리호'의 충돌로 무너져 내렸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컨테이너선 '달리호'의 충돌로 무너져 내렸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키 브리지’가 대형 선박의 충돌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미 당국은 전국에 있는 다른 교량들의 안전 점검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볼티모어 교량 붕괴 사고 경위와 수습 과정, 미국의 교량 상태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미 국가 작사자 이름을 딴 교량”

최근 붕괴한 교량의 정식 이름은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Francis Scott Key Bridge)’입니다.

‘프랜시스 스콧 키’는 미국의 국가인 ‘별이 빛나는 깃발(Star-Spangled Banner)’
의 가사를 쓴 사람인데요. 볼티모어 항에 다리를 지으면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가사의 배경이었던 ‘맥헨리 요새’가 바로 볼티모어에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814년 미영전쟁 당시, 프랜시스 스콧 키가 맥헨리 요새에 펄럭이던 성조기를 보며 영감을 얻어 쓴 시가 오늘날 미국 국가의 노랫말이 됐습니다.

보통 ‘키 브리지’로 불리는 이 다리는 볼티모어 퍼탭스코강 하류를 가로질러 볼티모어항 외곽을 연결하는 길이 약 2.6km의 4차선 대교입니다.

1972년 공사를 시작해, 1977년 개통됐는데요. 메릴랜드주 교통 당국에 따르면 하루 3만 대 넘는 차들이 이 다리를 오갔습니다.

붕괴 전 키 브리지 모습
붕괴 전 키 브리지 모습

“20초 만에 무너진 다리”

사고가 발생한 건 3월 26일 새벽 1시 27분경이었습니다. 사고를 일으킨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달리(DALI)’호는 당시 볼티모어항에서 출항해 최종 목적지인 스리랑카 콜롬보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출항한 지 약 45분 만에 동력을 잃고 키 브리지와 충돌했습니다.

키 브리지는 길이 약 300m 길이에 폭 48m의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호와 충돌한 지 불과 20초 만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키 브리지의 붕괴 소식에 현장을 찾은 메릴랜드 주민들은 마치 성냥개비로 만든 장난감 다리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불과 2주 전에도 이 다리 위를 지났었다는 한 주민은 다리 전체가 무너진 것이 믿을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2024년에 이런 참사가 벌어진 것이 충격적이고 가슴 아프다, 오늘날의 기술로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비극이 아니었을까 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키 브리지는 볼티모어의 역사이자 현지 주민들의 일부와도 같은 의미 있는 다리였다고 현장을 찾은 주민들은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메릴랜드 주민과 건설 노동자들이 키 브리지 붕괴 사고로 사망∙ 실종된 6명의 이주 노동자들을 기리고 있다.
메릴랜드 주민과 건설 노동자들이 키 브리지 붕괴 사고로 사망∙ 실종된 6명의 이주 노동자들을 기리고 있다.

“사고 원인”

교량이 붕괴하기까지는 불과 20초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사고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미 당국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달리호는 키 브리지와 충돌하기 전, 갑자기 전력이 끊기고 엔진이 멈추면서 동력을 잃었는데요. 왜 동력을 상실하게 됐는지 여러 가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불량 연료를 발전 재료로 썼을 가능성, 선체 결함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명확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지금 사람들이 가장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비록 대형 컨테이너선과 충돌했다고는 하나, 어떻게 길이 2.6km나 되는 거대한 다리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앉을 수 있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교량이 설계됐던 1970년대에는 선박들이 오늘날처럼 이렇게 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구조물이나 완충 장치 등 충분하지 않았다는 설명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선박의 크기도 작고, 교통량도 적었기 때문에, 달리호처럼 거대한 컨테이너선과 충돌할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개통된 지 거의 50년이 된 노후화된 다리였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신속한 대응으로 대형 참사 막아”

이 사고로 당시 교량 보수 공사를 하고 있던 노동자 8명이 바다에 추락했습니다. 이 가운데 2명은 구조되고 2명은 사망했으며,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사고 발생 시점이 새벽 1시경이었지만, 평소라면 교량을 지나는 차들이 제법 있었는데요. 하지만 인명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은 당국의 신속한 대응 때문입니다. 충돌하기 약 2분 전, 달리호는 메릴랜드 교통 당국에 동력을 상실했다는 조난 신호를 보냈고요. 당국은 즉각 교통을 통제하고 차들의 교량 진입을 막았습니다. 불과 2분의 시간이 주어졌던 건데요. 메릴랜드 당국의 이 같은 신속한 대응이 없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이주 노동자들이 처한 어두운 현실도 조명됐습니다. 한밤중에 다리에서 유지 보수 작업을 하다 다리가 무너지면서 바다에 추락한 이들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등지에서 온 30~40대 남성들로 밝혀졌습니다.

한편 사고선인 달리호에 있었던 20여 명의 승조원 가운데 사망자나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볼티모어항에 컨테이너들이 적재돼 있다.(자료사진)
볼티모어항에 컨테이너들이 적재돼 있다.(자료사진)

“미국 동부의 관문, 볼티모어항”

미국 동부 체서피크만에 위치한 볼티모어항은 미국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입니다. 작년 한 해만도 5천200만 톤의 국제 화물을 처리했는데요. 특히 자동차와 경트럭의 경우, 지난해 85만 대를 처리하며 13년 연속 미국 내 다른 어느 항구보다 많은 물동량을 소화했습니다.

볼티모어항은 메릴랜드주 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약 1만5천 명의 직접 고용과 약 14만 명의 간접 고용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메릴랜드주 당국은 이르면 다음 달 정도면, 볼티모어항이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일단 이번 사고로 볼티모어항에 발이 묶여 있던 선박들을 위해 임시 수로를 만들어 항구를 빠져나가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교량 잔해들이 여전히 얽히고설켜 있어, 대형 선박들이 오갈 수 있도록 또 다른 수로를 열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입니다.

“미 당국, 교량 안전 점검”

이번 키 브리지 교량 붕괴 사고를 계기로 미국 정부와 언론은 전국의 교량 안전 실태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60만 개가 넘는 크고 작은 교량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가운데 일부 교량은 잠재적 취약성이 드러나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의 각 주 정부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안전 검사를 실시해 좋음, 보통, 나쁨으로 분류합니다.

지난 2021년에 발표된 미국 토목공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역의 61만7천 개 교량 가운데 약 4만6천여 개 교량이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고,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교량의 7.5%에 해당하는 겁니다. 특히 1만7천 개는 한 번의 충격으로 붕괴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지진이나 허리케인 등 극심한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 재난도 교량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제기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토목공학회에 따르면, 약 2만1천 개의 교량이 기상 이변 등으로 기초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번 키 브리지 교량 붕괴 사고에서 드러났듯이 점점 대형화하고 있는 선박도 교량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바닷물을 버티고 서 있는 다리는 점점 부식하고 노후화하는데, 이를 지나는 선박들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더 많은 물건을 실을 수 있도록 대형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낡고 노후한 교량에 부딪혔을 때, 그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입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일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처음 집권한 이래 지난 2018년 재선에 성공했는데요. 2019년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3연임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통해 2023년 12월 치른 대선에도 출마했고요. 약 90%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습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1954년 생으로 올해 69세입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났습니다.

1977년 이집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보병부대에서 복무했습니다. 그 세대 다른 이집트 장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직접 전쟁에 참전한 적은 없습니다. 그는 여러 보직을 두루 거치고 기계화 보병사단장, 이집트 북부 사령관 등을 역임했습니다.

서방에서 수학한 경험도 있습니다. 1992년에는 영국 합동지휘참모대학(JSCSC)에서, 2006년에는 미국 육군참모대학교에서 수학했습니다.

2010년대 초, 이집트는 민주화 봉기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축출되고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들어섰지만, 혼란 정국은 계속됐는데요. 당시 국방장관 겸 최고사령관이었던 그는 쿠데타를 일으켜, 무르시 정권을 축출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90% 득표율로 대통령이 됐습니다.

집권 기간 그는 이슬람 무장세력 근절을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펼치고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안보와 안정을 앞세워 과도한 인권 탄압을 자행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터지자, 엘시시 대통령은 중재 역할을 자처하며 역내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볼티모어 키 브리지 교량 붕괴 사건에 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