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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러시아 테러와 이슬람 극단 무장세력 IS


테러가 발생한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앞에 꽃들이 놓여있다. 지난 27일 촬영.
테러가 발생한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앞에 꽃들이 놓여있다. 지난 27일 촬영.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대형 공연장에서 벌어진 무차별 테러 공격으로 140여 명이 사망하고 180명 넘는 사람이 다쳤습니다. 국제 테러 조직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고 나섰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러시아 테러와 IS, 이슬람 관계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러시아 공격 자처한 IS”

테러 발생 다음 날인 23일,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IS-호라산(IS-Khorasan)’은 모스크바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호라산은 페르시아어로 ‘태양의 땅’이라는 뜻인데요. 지금의 이란 북동부와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일대를 의미하는 말로, IS-호라산은 국제 테러 조직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이라고 하겠습니다. IS-K라고도 하는 IS-호라산은 지금은 거의 궤멸하다시피 한 IS 세력 중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세력입니다.

IS-호라산은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약 90초 분량의 테러 영상도 공개했는데요. 해당 영상은 BBC 등에 의해 진짜로 확인됐습니다.

사건 초기, 러시아 정부는 IS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의자들이 범행 후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고 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런데 며칠 후, IS의 소행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사주했거나 또는 배후에 있다는 주장은 고수했습니다.

“IS는 왜 러시아를 겨냥했나?”

그렇다면 IS는 왜 러시아를 겨냥해 이런 대형 테러를 저질렀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우선 IS-호라산이 직접 한 이야기부터 살펴보는 게 좋겠는데요. IS 호라산은 테러 발생 사흘 후인 25일, 30쪽 분량의 성명을 내놨습니다.

“모스크바 공격 이후: 민병대(militia)의 슬픔과 공포’라는 제목으로, 여기서 민병대는 아프가니스탄 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IS-호라산은 성명의 대부분을 탈레반을 비판하는 데 할애하고 이번 공격을 자행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리 움마(무슬림) 모스크와 신학교, 주택과 마을을 맹목적인 폭격으로 파괴할 권리가 있느냐”고 질문함으로써, 러시아 정부의 이슬람 정책에 반감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지난 24일 모스크바 법원에 출두한 공연장 테러 용의자들. 왼쪽부터 달레르존 미르조예프, 사이다크라미 라차발리조다, 무하마드소비르 파이조프, 샴시딘 파리두니.
지난 24일 모스크바 법원에 출두한 공연장 테러 용의자들. 왼쪽부터 달레르존 미르조예프, 사이다크라미 라차발리조다, 무하마드소비르 파이조프, 샴시딘 파리두니.

“러시아와 이슬람”

러시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체첸, 시리아 등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슬람 세력의 반감을 샀습니다.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이는 역내 이슬람 세력의 반소련 감정을 고취시키는 빌미가 됐습니다.

여기에 소련 붕괴 후 드러난 종교적 이질감도 큰 몫을 차지했는데요. 러시아는 약 1억 명 인구가 기독교의 한 분파인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입니다. 반면 체첸 등 북코카서스 지역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체첸은 1990년대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하기 위해 두 번이나 러시아와 전쟁을 치렀는데요. 이들을 강경 진압하며 득세한 인물이 바로 푸틴 대통령입니다.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도 이슬람, 특히 수니파들의 적개심을 높이는 요인이 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시리아는 국민의 대다수는 수니파인 반면 지배 계급은 소수인 시아파가 차지하고 있는 구조라서 오랜 갈등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사드 정권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이 극단적인 수니파 무장세력인 IS의 적개심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러시아는 수년 전부터 중동에서 군사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이에 반감을 가진 이슬람 무장세력이 결집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러시아를 겨냥한 이전의 IS 공격들”

IS나 그 연계 세력이 러시아나 관련 시설 등을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5년, 224명을 태운 러시아 비행기가 이집트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폭발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는데요. 현지 IS 세력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IS는 2017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IS는 2022년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공격해 다수가 사망한 사건도 자행했습니다.

‘IS, ISIS, 다에시”

IS는 ‘Islam State’, ‘이슬람국가’의 약칭입니다. 스스로 국가라고 부르지만, 미국 등 대부분의 서방 국가는 정식 국가로 오인되는 것을 막기 위해, ‘IS’ 또는 ‘ISIS’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IS를 극도로 혐오하는 측에서는 ‘다에시(DAESH)’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짓밟다’ ‘파괴한다’ 등의 뜻을 가진 아랍어 ‘다샤’와 발음이 비슷해, IS는 이를 자신들을 모욕하는 호칭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미국에 대한 9.11 테러 공격을 자행한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이었던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전역에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언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한창 전성기 때는 영국 크기만 한 지역을 장악하기도 했지만, 미국 주도 연합군의 공세 속에 2019년에는 우두머리까지 사망하면서 지금은 기세가 거의 다 꺾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중동 일대와 유럽 등지에서 공격을 자행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 왔습니다.

이번 모스크바 테러 공격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나서는 것 역시 줄어들고 있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테러 사태로 불에 타 골조를 드러낸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로커스 시티홀' 외관. 지난 26일 촬영.
테러 사태로 불에 타 골조를 드러낸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로커스 시티홀' 외관. 지난 26일 촬영.

“미국 정부의 사전 정보 공유, 러시아의 반응”

미국은 이달 초, 러시아에 있는 미국민에게 공개 경보를 내리고, 러시아 정부에도 대규모 집회 등을 겨냥한 테러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습니다.

에이드리언 왓슨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 정보 당국과 모스크바 시내 공연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대한 임박한 공격 계획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도 극단주의자들이 콘서트를 포함해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집회를 표적으로 삼을 계획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주목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 경고를 러시아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선전 선동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40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나온 대형 참사가 벌어지면서 러시아 정부는 사전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는데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관리들이 IS 조직원들의 소행을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이런 책임론을 피하고 전쟁의 당위성을 이어가기 위한 시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비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비입니다.

지난해 연말, 성탄절 예배 후 거의 석 달 가까이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던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비가 지난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암 투병 사실을 알렸습니다.

지난 1월 중순 복부 수술을 받은 케이트 왕세자비는 수술 후 검사 결과 암이 발견됐고, 지금은 초기 치료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병명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왕세자비는 충격적인 일이지만 윌리엄 왕세자와 세 자녀와 함께 잘 헤쳐 나가고 있다면서, 자신과 같이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는 1982년생으로 올해 42살입니다. 윌리엄 왕세자도 1982년 생으로, 둘은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에서 만나 캠퍼스 연인이 됐습니다.

그리고 2011년 4월, 두 사람은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거행합니다.

아름다운 평민 출신 신부와 젊고 멋진 왕자의 결혼식은 동화 속 이야기처럼 전 세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특히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비극적 죽음을 경험한 윌리엄 왕자가 다이애나비처럼 아름답고 기품 있는 아내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추락했던 영국 왕실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결혼 후 케이트 왕세자비는 자선활동을 활발히 하며 대중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고요. 옷맵시가 좋아 패션계가 항상 주목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시사주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명단에 오른 적도 있습니다.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왕세자비는 여론 조사에서 늘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보다도 영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세 자녀,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 루이 왕자가 있는데요. 영국민은 물론 세계 많은 이들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의 건강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건과 국제 테러 조직 IS에 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비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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