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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다음달 또 ‘우주경쟁’ 전망…각각 정찰위성 2호기 발사 움직임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한국 첫 군사 정찰위성이 발사되고 있다. (자료사진=스페이스X 영상 캡쳐)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한국 첫 군사 정찰위성이 발사되고 있다. (자료사진=스페이스X 영상 캡쳐)

한국이 다음달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쏠 예정이고 북한도 정찰위성 2호기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남북한이 또 다시 우주경쟁에 돌입하는 양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정찰위성 2호기 발사와 관련해 “4월 초에 발사 가능성을 두고 용역업체와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 대변인은 “아마 이르면 이번 주말, 빠르면 다음주 초에 최종 날짜가 결정될 것”이라며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날짜를 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대변인은 또 “현지 상황, 발사 용역업체 일정 등을 고려해 4월 초를 생각하고 있는데, 날짜는 발사 수일 전 발사 용역업체 ‘스페이스X’와 최종적으로 미팅을 해서 결정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군은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정찰위성 1호기를 미 우주업체 스페이스Ⅹ의 ‘팰콘9’ 발사체에 탑재해 발사했습니다.

이번 2호기도 같은 발사체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1호기는 현재 우주궤도를 정상적으로 돌고 있으며, 오는 6~7월 정상임무에 본격적으로 돌입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도 정찰위성 2호기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 노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25일 현재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 입구 근처에서 개폐식 보관실까지 ‘Y’자 모양으로 방수포로 추정되는 파란색 물체가 125m 길이로 깔려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38 노스'는 지난 7일에도 위성사진을 인용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인력과 차량, 자재 배치 등 확장공사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최근 발사장에서 일부 공사가 이뤄졌잖아요. 공사를 하고 나서 우리나라 기상이 지금 봄철 들어서 비가 가끔 오는데 시설이나 콘크리트 타설이나 그런 작업을 했다면 물에 안 젖게 하기 위해서 방수포를 덮을 수 있어요. 그런 방수포 징후만으로도 당연히 발사 준비를 계속 하고 있다고 보는 것도 맞죠.”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 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동향을 포함해 북한의 군사활동을 지속 추적, 감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준비 동향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4월 중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태양절과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 등 북한의 기념일이 있어 이들 기념일을 전후로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제1주적으로 규정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의 정찰위성 2호기 발사가 한국과의 경쟁 의식 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지금 한국 군에 대한 경쟁심이 매우 강한 상태이고 전쟁 관계로 선언을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선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 게 좋기 때문에 북한이 좀 서두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북한은 지난해 11월 한국보다 보름 정도 먼저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3차례 시도 끝에 궤도 안착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군사정찰위성 3개를 더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남북한이 쏘아 올린 첫 정찰위성은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를 탑재한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는 최근 시험적으로 평양 등 북한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지상으로 전송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은 이른바 ‘425 사업’에 따라 내년까지 주야간 기상 악화시에도 고해상도 영상 촬영이 가능한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적외선 장비 탑재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의 중대형 즉 800 1t급의 군사정찰위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정찰위성 5기가 모두 운용되면 북한 주요 지역을 30분마다 들여다 볼 수 있게 됩니다.

반면 북한의 만리경 1호에 탑재된 광학촬영 장비의 능력은 가로 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이른바 ‘서브미터급’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정찰위성이 “일을 하는 징후는 없고 하는 것 없이, 일없이 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궤도 조절 기능과 지상과의 교신을 통해 정찰위성을 정상궤도에서 비행하도록 제어하고 있지만 북한의 주장처럼 한국이나 주일미군기지 등의 목표물을 촬영해 지상으로 전송하는 기능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넘겨받아 두 번째 정찰위성에 적용한다면 성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권용수 한국 국방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해 북러 정상이 만났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위성 개발 관련 대북 지원을 약속했었다며, 위성 선진국인 러시아의 위성 기술이 북한에 전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용수 명예교수] “광학위성 그 다음에 EO-IR 그리고 SAR 이 두 가지를 북한이 획득해야만 온전한 감시정찰위성을 운용할 것 같은데 EO-IR 정도는 그렇게 어려움이 없을 것 같은데 SAR까지 가는데 우크라이나전의 전쟁 상황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1호기 안착에 성공한 이후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진일보한 기술 또는 부품을 넘겨 받고 2호기에 채택했을 수 있다며, 성공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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