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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군사정찰위성, 북한과 10배 차이 해상도…정찰 역량 배가될 것”


미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자료사진)
미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이 오는 2일 발사하는 첫 군사정찰위성의 성능은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정찰 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첫 군사정찰위성이 12월 2일 미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입니다.

이번 위성 발사는 북한의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감시 및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한국군이 지난 2018년부터 독자 정찰위성을 자체 연구·개발하기 시작한 이른바 ‘425사업’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한국군은 독자 정찰위성이 없어 대북 위성 정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고성능 영상 레이더 탑재 위성(SAR)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총 5기의 정찰위성을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발사해 전력화한다는 계획을 진행해 왔습니다.

한국의 첫 정찰위성 사업의 핵심은 초소형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영상 레이더로, 위성에서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발사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특히 SAR 위성은 전자광학 및 적외선 위성에 비해 선명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기상 조건이나 주·야간에 관계 없이 목표 지역을 효과적으로 정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한국 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해당 정찰위성은 가로세로 30~50cm 정도 수준의 해상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30cm의 해상도를 갖는다는 것은 수백 km 상공에서 지상에 있는 30cm 크기의 물체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는 ‘군사적 효용성을 갖춘 훌륭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So that's pretty good imagery. It's probably close to about the best commercially available imagery. You know, the US and probably Russian and Chinese governments would probably have better resolution. But at 30 centimeters that's pretty good. And so you could definitely gather a lot of meaningful information about facilities, in vehicles, and activities in say if South Korea gather information about North Korea.”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정찰위성이 확보한 위성사진 해상도는 과거 우주 선진국들이 운용하던 정찰위성급이자 현존하는 상업용 위성 중 가장 고화질의 이미지와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운용하는 군사정찰위성에 비해서는 해상도가 다소 낮지만 “한국이 북한의 시설과 차량, 활동 등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많이 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향후 추가 군사정찰위성을 계속 발사할 계획임을 밝힌 만큼 더 큰 규모의 높은 성능을 갖춘 위성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대표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대표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ST 애널리틱스 박사도 정찰위성의 해상도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광학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위성의 크기에 달려 있다며, 한국의 위성은 중형급으로 첫 정찰위성 발사임을 감안한다면 훌륭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It probably is good. If you compare it to commercially available satellites, it's quite good. It is comparable for example, with what France has in orbit from what we know. So it is good. It is good enough to see movements and changes in infrastructure.”

특히 한국의 정찰위성 해상도는 일반적 상업용 위성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이며 우주 개발 선진국 중 하나인 프랑스가 현재 운용하고 있는 정찰위성 수준과 비슷하다면서 “북한의 주요 시설의 움직임과 변화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전력화할 예정인 5개의 정찰위성은 각각 800kg 급이며, 1만 3500kg으로 초대형급인 미군 정찰위성 ‘키홀’ 등에 비하면 중간 정도의 크기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한국의 정찰위성 발사가 성공한다면 북한이 얼마전 우주 궤도에 올린 정찰위성 ‘만리경 1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군사적 효용성을 가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The guess that I've made is that it's probably no better than three meters. So three meters compared to 30 centimeters. You know, that's a pretty big difference. So you're going to be able to get much less information at the level that the North Koreans are probably at.”

반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현재까지 알려진 북한의 기술 수준을 토대로 관측하면 만리경 1호의 해상도는 3m 수준을 넘지 못하는 반면 한국의 해상도는 30cm로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이 북한 내부의 내밀한 활동과 차량 움직임 등을 정밀하게 파악할 때 북한은 시설과 병력의 유무, 군 자산의 집결 정도만 파악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최소 1m 미만의 ‘서브미터’급 해상도를 갖춰야 군사정찰위성으로서 의미를 갖는 만큼, 북한과 한국은 품질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수준 차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첫 정찰위성 발사를 통해 확실한 대북 감시· 정찰 능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국이 정찰·감시 분야에서 북한에 단순 ‘비교 우위’가 아닌 ‘비교 불가’ 수준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위성 확보와 미국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녹취: 브루스 베넷] “It can only see a particular area for a few minutes usually every week or two. That's why the US has dozens of satellites in orbit is to be able to get more complete coverage. It all depends upon how much the U S has been sharing with South Korea from its satellites.”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의 특성 상 “한 개의 위성으로는 보통 1~2주에 한 번씩 몇 분 동안만 특정 지역을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이 수십 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고 있는 것은 보다 완전한 범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향후 5개의 정찰위성을 모두 발사하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미국이 위성 공유를 통해 얼마나 메워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현재 한국군이 발표한 ‘425 사업’에 따르면, 정찰위성 5기가 모두 궤도에 올라도 위성의 재방문 주기를 고려할 때 특정 지점을 평균 2시간 단위로 관측할 수 있어, 2시간의 정찰 공백이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군은 2028년부터 총 44기의 초소형 SAR 위성을 발사해 군집 형태로 운용하면서 재방문 주기를 줄여, 5기의 중대형 위성 운용 시 발생하는 정찰 공백을 메우고, 추가적으로 외국에서 위성을 대여하거나 지원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첫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확보된 정찰 감시 역량을 훨씬 더 능동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이점도 얻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hat this will be under South Korea's own control. It can decide what it images and when. And so to the extent the more information, the better. And hopefully South Korea will share that information with its allies. So that just like South Korea's been getting more information than it would get otherwise because it gets sharing from people it will help other people get more information than they have otherwise because it's sharing its information.”

반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이 얻은 정보를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모든 위성 정보를 동맹이나 상업용 위성에 의존했을 때와는 달리 훨씬 더 많은 제어권을 한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북 위성 정보는 많이 확보되고 중첩될수록 좋은 만큼 동맹국과 공유해 빈틈을 메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한국도 위성 정보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해 동맹과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북한이 ‘이중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는 데 대해서는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며 일축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을 위반하면서 핵무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개발과 시험을 금지하는 여러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라면서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사용된 기술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UN Security Council has passed a number of resolutions which prohibit North Korea from developing and testing ballistic missiles. And the technology used to put the satellite into space is the same technology that's used for ballistic missile development. So the US and most of the world consider space launch or satellite launch to be a violation of th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at restrict North Korean testing of missiles. And the reason for that, of course is because North Korea produced nuclear weapons in violation of the Nonproliferation Treaty. So there's no double standard.”

따라서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북한의 우주 발사나 위성 발사를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제한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 등은 자유롭게 우주개발에 나서면서 왜 북한만 문제삼느냐’는 북한의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똑같은 용도라도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한 의도로 이용될 수도,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우주 개발 목적으로 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금지한 것은 그간 북한이 행한 잘못된 행동들의 후과이며,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30일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유엔 안보리가 지난 27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한 데 대해 “극도의 이중 기준이 파렴치하게 적용되며 부정의와 강권이 난무하는 무법천지로 단호히 규탄 배격한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주된 위협은 북한의 주권적 권리 행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를 훼방하고 억압하려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으로부터 초래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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