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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옹호' 미국 G20회의 고립...바이든 "러시아 겨냥 500개 이상 대상 제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현장에서 무언가를 내려다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현장에서 무언가를 내려다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미국이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을 앞두고 미국이 23일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이의를 기각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의가 브라질에서 21일과 22일 이틀간 열렸는데요. 이 회의에서 현 팔레스타인 분쟁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많은 나라가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유엔 등 국제사회가 즉각 휴전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21일 회의에서 올해 G20 의장국인 브라질의 마우루 비에이라 장관이 비판의 포문을 열었는데요.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마비됐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리가 마비됐다는 건 최근 가자지구 내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안보리에서 채택되지 못한 것을 염두에 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알제리가 마련한 결의안이 최근 표결에 올라가서 미국과 기권한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국들이 모두 찬성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이 결국 채택되지 못했는데요. 비에이라 장관은 “이런 상태는 무고한 생명의 손실로 이어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G20 장관들이 더욱 솔직한 논의를 위해서 별도로 비공개회의를 했다는데요. 발언 내용이 외부로 알려져서 눈길을 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수로 비공개회의 발언들을 ‘워싱턴 포스트’ 등 몇몇 언론사 기자들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비공개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휴전이 무산된 상황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먼저 호주는 가자지구에서의 즉각 휴전을 지지하면서,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를 겨냥한 이스라엘 군의 공격이 추가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호주는 미국의 동맹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호주는 미국이 지원하는 이스라엘을 비난했는데요. 호주 대표로 참석한 케이티 갤러거 의원은 “우리는 라파를 공격하는 길로 가지 말라고 이스라엘 측에 다시 한번 얘기한다”면서 “그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외에 또 어떤 나라에서 비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혐의로 지난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레디 판도 외무장관은 “세계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계속 처벌받지 않는 것을 허용했다”면서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저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은 이번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유엔 안보리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으로서는 곤혹스런 일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언론들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이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유엔헌장과 주권 원칙을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점령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었는데, 당시에 우호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G20 회의에서는 많은 외교관이 미국이 당시 언급했던 유엔헌장과 주권 원칙을 들어 가자지구 내 상황을 비판했는데요. 판도 남아공 외무장관은 “우리가 유엔헌장에 있는 기본 원칙들 아래 단합하면, 팔레스타인에서의 비극은 석 달을 넘지 않고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G20 외무장관 회의에 블링컨 장관도 참석했는데, 이런 비판에 대해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22일 기자들에게 즉각 휴전에 대해 강한 이견들이 있지만, 이번 분쟁의 목표에 있어 G20은 대체로 단합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모든 이가 인질 석방과 연장된 인도적 휴전, 그리고 분쟁을 끝낼 방법을 찾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술에 관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실질적인 결과를 얻는 데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G20 회의에 앞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났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21일 룰라 대통령을 만나 팔레스타인 분쟁과 우크라이나 문제 등 국제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룰라 대통령이 현 가자지구 상황을 집단학살에 비유해서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하는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 군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자가 난 것에 대해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나치독일의 히틀러가 유대인을 집단학살한 ‘홀로코스트’와 비교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 발언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룰라는 홀로코스트를 사소한 것으로 만들고 있고,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해치려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룰라 대통령을 만나서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을 전했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 국무부 관리는 언론에 블링컨 장관이 룰라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룰라 대통령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룰라 대통령에게 가자지구 내 즉각 휴전은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다시 공격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왼쪽)·러시아 국기를 배경으로 '제재(SANCTIONS)'라고 쓰인 플라스틱 블록들 이미지.
우크라이나(왼쪽)·러시아 국기를 배경으로 '제재(SANCTIONS)'라고 쓰인 플라스틱 블록들 이미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을 앞두고 미국이 23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를 겨냥해 500곳 이상의 기관과 개인을 제재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에 지원을 제공한 100여 개 기관에도 수출 통제 조처를 새로 부과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500개 이상이라면 상당히 많은 숫자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곳이 대상이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러시아 금융 부문, 국방산업기지, 조달망, 그리고 여러 대륙에 있는 기존 제재 회피자들뿐 아니라 최근 사망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교도소 수감과 연계된 개인들이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로이터’ 통신에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함께 제재할 대상은 러시아 방산업체들과 제3국에 있는 기업들이라며, 이들은 러시아가 자신들이 원하는 물품에 접근하는 것을 용이하게 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 죽음에 연관된 사람들, 그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를 받아 일부 물품 구입이 매우 어려워졌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기관이나 개인들이 제재 대상이 된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재무부 대변인은 ‘AFP’ 통신에 이번에 나올 제재가 러시아와 그의 협력자들, 그리고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타격할 것이라면서, 재무부 외에 국무부도 23일 제재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재무부 설명을 들어보면 새로운 제재는 러시아의 전쟁 능력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이번 제재와 수출통제 조처는 러시아의 전쟁비용 조달 속도를 늦추게 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싸우는 것을 더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성명을 내기 전에 러시아를 추가로 제재할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죠?

기자) 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새 제재 계획을 확인하고 이번 제재가 나발니 씨 죽음에 책임이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나발비 씨의 부인과 딸 등 유가족을 만났는데요. 그는 이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나발니 씨가 믿을 수 없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재무부와 별도로 법무부도 러시아 제재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는 러시아 전쟁자금 조달에 연관됐거나 기존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몇몇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를 제재한다고 이날(22일) 발표했습니다. 법무부는 또 새로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인을 도왔다는 이유로 미국 시민 2명을 체포했고요. 이번에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인 블라디슬라브 오시포프 씨의 체포에 100만 달러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영국도 러시아 제재안을 발표했죠?

기자) 네. 영국 외무부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무기고와 전쟁자금을 고갈시키려 한다면서 50개 이상의 개인과 기관을 제재한다고 22일 발표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22일) 성명을 내고 “우리의 국제적인 경제 압박은 러시아가 불법 침략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우리의 제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쟁에 돈을 대기 위해 푸틴이 애타게 필요로 하는 자원을 부족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 올림픽 오륜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자료사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 올림픽 오륜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올해는 전 세계 스포츠 대제전,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해입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마찰을 빚고 있는데요. 관련 결정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23일, 지난해 10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내린 결정에 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이의를 기각했습니다. CAS는 IOC 집행부의 결정이 합법성과 평등성, 예측 가능성, 비례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IOC가 먼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IOC는 지난해 10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국가올림픽위원회 자격을 정지시켰습니다. 이 결정에 따라 ROC는 국가올림픽위원회로 활동할 수 없고요. IOC로부터 어떠한 재정적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진행자) IOC는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건가요?

기자) IOC의 결정은 러시아가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을 불법 합병한 데 이어 나온 겁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도네츠크, 루한시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4개 지역올림픽위원회를 자국 조직에 통합했는데요. IOC는 이는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UKR)의 권리를 침범하고 올림픽헌장에 위배되는 행동이라면서 ROC의 국가올림픽위원회 자격을 정지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ROC는 이에 반발해 스포츠중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건데요. ROC는 스위스 연방대법원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에 항소해서 이기는 것은 드문 편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파리하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에게도 제약이 있죠?

기자) 네. IO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지 않고 군대 소속이 아닌 러시아 선수들에 한해, 개인 자격으로 중립 단체에 속해 파리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단, 러시아 국기를 사용하거나 러시아 국가를 연주하면 안 됩니다. 이 같은 규제는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는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에게도 적용됩니다.

진행자) 앞서 ROC의 자격 정지와 함께 자금 지원도 중단된다고 했는데요. 그러면 중립 단체에 속해 이번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러시아 국적 선수들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중립 단체에 속해 출전하는 대부분의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들은 올림픽대회에 앞서 치러지는 많은 예선 대회를 포함해 지원 면에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IOC 지원 계획의 일환입니다.

진행자) IOC는 CAS의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IOC는 23일, ROC의 자격 정지가 유효하다는 CAS 결정에 대해 “기쁘다”고 환영했습니다. 반면 ROC는 성명에서 CAS 결정은 민간과 스포츠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한 차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는데요. 하지만 항소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파리올림픽 개막식은 언제 열리죠?

기자) 네. 공식 개막식은 7월 26일입니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하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스타디움이 아니라 파리 센강을 중심으로 한 야외에서 개막식으로 펼쳐지는데요.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전통적인 개막식 입장 행사 대신, 1만여 명의 전 세계 선수들이 100여 개의 보트를 타고 센 강을 따라 이동하는 파격적인 개막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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