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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지난달 가자지구 라파에서 어린이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지속적인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가자지구 라파에서 어린이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지속적인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면서 촉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넉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 기구 직원들이 하마스의 10월 공격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는 어떤 조직이고, 또 이번 사태가 어떤 파장이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가자지구 본부 (자료사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가자지구 본부 (자료사진)

“1차 중동 전쟁의 산물”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ited Nations Relief and works Agency for Palestine Refugees in the Near East∙ UNRWA)는 제1차 중동 전쟁의 산물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영국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위임 통치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2천 년 넘게 나라 없이 흩어져 살던 유대 민족은 1948년 5월, 이 지역에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했는데요. 이에 아랍 민족이 반발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에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이른바 1차 중동 전쟁입니다.

당시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이라크 등이 연합군을 결성해 이스라엘과 열 달 가까이 전면전을 벌였는데요. 결과는 이스라엘의 승리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인들은 졸지에 터전을 잃고 난민 신세로 전락했는데요. 이에 유엔 총회는 이듬해 이들 팔레스타인 난민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기구 설립 결의안을 채택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바로 UNRWA입니다. UNRWA는 1950년 5월 1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UNRWA의 팔레스타인 난민 정의”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UNRWA의 정의는 매우 구체적입니다.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을 “1946년 6월 1일부터 1948년 5월 15일 이 기간에 정상적인 거주지가 팔레스타인이었던 사람, 그리고 1948년 전쟁의 결과로 집과 생계 수단을 모두 잃은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950년 UNRWA가 활동을 시작했을 당시 이러한 규정에 부합하는 사람은 약 75만 명이었는데요. 지금은 약 590만 명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대부분은 초기 난민의 후손들로, 현재 4세대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요르단강 서안 사무소 창고에서 인도적 지원 물품을 나르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요르단강 서안 사무소 창고에서 인도적 지원 물품을 나르고 있다. (자료사진)

“특정 난민을 위한 구호 기구”

유엔에는 인도적 활동을 목적으로 한 여러 산하 기구가 있지만 UN 출범 4년 만에 탄생한 UNRWA는 특정 난민을 위해 가장 오랫동안 존재하고 있는 구호 기구입니다.

현재 UNRWA에서 종사하고 있는 직원은 약 1만3천 명에 달합니다. 대부분 팔레스타인인인데요. 그 때문에 UNRWA는 팔레스타인 주민 고용 창출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국제 기구라고 하겠습니다.

UNRWA는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UNRWA는 사실상 거의 전부 유엔 회원국들의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고요. 유엔 정기 예산에 편성돼 있는 약간의 자금은 대개 외국인 직원들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2022년에 UNRWA는 유엔 정기 예산 지원을 포함해 11억7천만 달러의 기금을 확보했는데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약 5억2천만 달러를 기부해 전체의 44%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개별국으로서는 미국과 독일, 스웨덴 등이 큰 손들인데요. UNRWA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3억4천400만 달러를 기부한 최대 기부국이었습니다. 미국의 민간 기업들도 UNRWA에 기부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어떤지도 볼까요? UNRWA는 한국이 1953년부터 UNRWA의 신뢰할 파트너 국가였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한국도 지난해 200만 달러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한국이 최근 5년간 UNRWA에 지원한 기부금은 약 680만 달러였습니다.

UNRWA는 출범 이래 여러 차례 유엔 총회 표결을 통해 위임 권한과 활동을 갱신해 왔는데요. 주 임무는 교육, 보건, 인도적 구호 활동, 인프라와 캠프 개선, 사회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UNRWA의 기금 가운데 교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을 예로 들면, 조성된 기금의 58%가 교육에 사용됐고요. 보건 분야에 15%, 서비스 지원에 13%가 할애됐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텔아비브 국방부 청사에서 주례 각료 회의 중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텔아비브 국방부 청사에서 주례 각료 회의 중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UNRWA와 이스라엘의 악연”

이스라엘은 UNRWA가 처음 출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UNRWA에 부정적이고 비판적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들은 UNRWA를 가치 있는 역내 사회 안전망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UNRWA 기금으로 팔레스타인 학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를 가르치고 이슬람 무장 세력 하마스 협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UNRWA가 오히려 중동 분쟁을 고착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017년 UNRWA를 아예 해체하고 ‘유엔난민기구(UNHCR)’로 합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시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쳤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UNRWA 지원금을 줄여 아랍 국가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하마스 공격을 계기로 다시 한번 UNRWA 폐쇄를 주장했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UNRWA가 하마스에 의해 완전히 침투됐다면서, 다른 UN 원조기관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레바논 항구도시 시돈 소재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사무소 밖에 팔레스타인 난민 어린이들이 모여 있다. (자료사진)
레바논 항구도시 시돈 소재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사무소 밖에 팔레스타인 난민 어린이들이 모여 있다. (자료사진)

“UNRWA 직원 하마스 연루 의혹과 파장”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UNRWA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UNRWA 직원 적어도 13명이 당시 공격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아직 구체적인 정보나 자료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직원은 이스라엘 주민 납치까지 도운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UNRWA 직원 약 1천200명이 하마스나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UNRWA에서 종사하고 있는 전체 직원의 약 10%가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들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프랑스, 일본, 스위스 등 지금까지 10여 개국이 UNRWA 기부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들 나라는 일단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UNRWA 지원을 잠정 중단한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대부분 UNRWA를 많이 지원해 온 나라들이라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됩니다.

유엔은 의혹이 제기된 직원들 가운데 일부를 해고하고,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590만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운명이 달려 있다며 지원 중단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유엔의 호소에 각국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입니다.

이번 주,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국토안보부 수장으로서, 미국 남부 국경 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이주자 급증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가 안보를 저해하고 공공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게 공화당의 주장인데요. 민주당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반발했지만, 찬성 18 반대 15표로 위원회에서 가결됐고, 탄핵 소추안은 이제 하원 본회의로 넘겨졌습니다.


불법 이주자 문제로 장관직을 놓고 의회의 심리를 받게 된 마요르카스 장관도 실은 한 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온 이민자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쿠바 사회주의 혁명 직후인 1959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태어난 그는 이듬해 부모를 따라 미국 플로리다주에 도착했고요. 그의 가족은 이후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지난 2020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받자, 자신이 아주 어렸을 때 미국이라는 나라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토안보부 장관으로서 모든 미국인, 그리고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찾아 박해를 피해 온 사람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서부 명문 캘리포니아대학교(UC) 버클리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요.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후 민간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고 캘리포니아 중앙지검 검사를 지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미국의 유력 법률 전문지 ‘내셔널 로 저널(National Law Journal)’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수계 변호사 5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미국 이민국(USCIS) 국장을 지냈고요. 2013년 말부터 2016년까지는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냈습니다.

2016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서는 관직에서 물러나 민간 로펌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의 제7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래 지금까지 재직하고 있습니다.

현재 마요르카스 장관은 하원의 탄핵 움직임에도 흔들림 없이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요. 설령 하원 본회의에서 가결되더라도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실제 탄핵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하마스 연루설로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 UNRWA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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