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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 인권 인사 및 단체, 시진핑에 공개서한…“탈북민 북송 말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전 유엔 특별보고관 등 저명 인권 전문가들과 주요 비정부기구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탈북민을 강제송환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중국이 국제적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시 주석의 양심에 호소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 영국,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네팔 등 17개국 54개 비정부기구와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국제 인사 7명이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23일 개막할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이틀 앞두고 국제 규범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탈북민 강제송환 정책을 공식 폐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이들은 중국어와 영어, 한국어 등 3개 국어로 작성한 서한에서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를 일관적으로 밝힌 여러 유엔 기구들과 전문가들의 과거 입장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서한은 북한 정부가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사람들에 대해 반인도 범죄를 자행하고 있지만 중국은 계속 탈북민을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억류하고 있다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 보고서 내용을 먼저 지적했습니다.

COI 보고서는 당시 최종 권고문에서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강제송환 금지원칙을 존중”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탈북민을 강제 송환하는 것을 삼갈 것”을 권고했지만 중국은 이행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특히 COI 위원들이 2013년 12월 중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 관리들이 북한에 탈북민 송환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북한 정권의 반인도 범죄 방조에 해당할 수 있어 시진핑 정부가 해당 관리들에게 주의를 줘야 한다고 권고한 점도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탈북민들이 최근 결성한 ‘2600명 탈북민강제북송반대 미국 시민 연합’이 지난달 23일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미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탈북민들이 최근 결성한 ‘2600명 탈북민강제북송반대 미국 시민 연합’이 지난달 23일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번 공개서한을 주도한 한국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이날 VOA에 전 세계 다양한 단체들이 서한에 동참한 것은 이 문제가 국제사회의 우려 사안임을 분명히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희석 법률분석관] “공동서한에 강제실종 관련 국제 네트워크, 사형제 폐지 관련 국제 네트워크에 가입된 전 세계 NGO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거기에 퀸타나, 다루스만 전 특별보고관, 이양희 전 미얀마 특별보고관도 참여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재중 탈북민 문제가 한국에서만 보는 이슈가 아니라 전 세계 인권계에서 심각한 강제실종 문제, 생명권 박탈 문제로 간주하고, 이 문제에 대해 시진핑 주석 상대로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해결하라…”

서한은 또 유엔의 주요 특별보고관들이 지난 2021년 중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탈북민들에 대해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유엔 강제실종실무그룹(WGEID), 고문방지위원회(CAT),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등도 중국 정부에 같은 요구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출경입경관리법’과 북한과의 양자 조약에 따라 북한 출신 국적자들에게 망명 심의 절차나 임시 신분증을 제공하지 않은 채 강제북송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서한은 “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있다”란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공식 슬로건을 빗대 시진핑 주석의 마음과 양심에 이를 호소한다면서 “귀하에게 탈북민 강제송환 정책을 공식적으로 종식하고 난민지위 개별 판단 절차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서한에는 마르주키 다루스만과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이양희 전 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 소냐 비세르코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 위원,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등이 참여했습니다.

또 미국과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서방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네팔, 엘살바도르,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나라의 비정부기구들이 동참했습니다.

신 법률분석관은 이 서한은 단순히 인도주의 정신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비준한 국제법과 국내법 등 법률에 근거한 정당한 요구”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신희석 법률분석관] “사실 중국이 이미 수락한 국제법상 의무입니다. 유엔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하면서, 심지어 중국 국내법에서도 난민 지위 절차나 그 절차 기간 임시허가증 발급해야 한다는 것이 다 규정돼 있습니다. 이것을 다 중국 정부가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준수하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국제 사회, 국제 NGO들이 보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한편 전 세계 57개 단체와 개인 활동가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제20회 북한자유주간과 탈북 난민의 날을 맞아 22일 세계 20여 개 나라 중국 외교공관 앞에서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포스터를 통해 ‘국제난민협약을 위반하면서까지 2천여 탈북민의 강제북송하려 드는 중국정부의 비인도적인 행위를 경고, 저지’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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