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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공개…한국 “정상 운용 가능한 외형 아냐”


북한이 지난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김정은(왼쪽 두번째) 국무위원장과 리병철 노동당 비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8일 공개한 장면.
북한이 지난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김정은(왼쪽 두번째) 국무위원장과 리병철 노동당 비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8일 공개한 장면.

북한이 처음으로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했고 향후 핵추진 잠수함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해상 전술핵 위협이 강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발표에 과장이 들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제841호)을 건조했다고 밝혔습니다.

8일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이 열렸고 이 자리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병철 노동당 비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의 기존 잠수함인 로미오급을 개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이 로미오급 개량형으로, 3천t급으로 추정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함상에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8일 공개한 장면.
북한이 지난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8일 공개한 장면.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에는 SLBM 발사관이 없지만, 로미오급을 개량하면서 함상에 발사관을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 발사관이 6개, 큰 발사관이 4개 있는 것으로 식별됐습니다.

한국의 권용수 전 국방대학교 교수는 다양한 핵 탑재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용수 전 교수] “발사관이 10개 정도 보이거든요. 그런데 직경이 달라요. 이렇게 보니까 SLBM도 가장 작은 잠수함발사 KN-23 있잖아요. 그것부터 출발해서 북극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대 그 다음에 나머지 작게 보이는 것은 SLCB,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도 포함된 게 아닌가 생각돼요.”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교수는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잠수함은 2019년 7월 공개한 잠수함에서 설계를 변경한 것이라며 함교 쪽에 가깝게 전방에 배치된 대형 발사관 4개는 ‘북극성 3형’ 이상의 미사일을, 상대적으로 작은 미사일 데크 후방쪽 발사관 6개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의 SLBM형인 ‘화성-11ㅅ’이 장착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잠수함은 또 핵어뢰 ‘해일’ 등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진수식 축하연설에서 “ ‘김군옥영웅함’이 해군의 기존 중형 잠수함들을 공격형으로 개조하려는 전술핵잠수함의 표준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해군의 핵무장화는 더는 미룰수도 늦출 수도 없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며 이미 보유한 중형 잠수함도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공격형 잠수함으로 개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앞으로 계획돼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 잠수함과 함께 기존의 중형 잠수함들도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고 잠항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며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도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그러나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이 정상 운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잠수함의 외형을 분석한 결과 미사일을 탑재하기 위해 함교 등 일부 외형과 크기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기만하거나 과장하기 위한 징후도 있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욱 박사는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잠수함은 핵 전력을 과시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미사일 데크 크기를 키웠다며 잠수함 운용에 적지 않은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현재와 같이 디자인이 변경되는 관계로 잠수함으로서의 정숙성과 기동성 등을 확보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잠수함의 운행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수함으로서의 전략적 가치는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SLBM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중형 잠수함을 진수함에 따라 레이더 포착이 어려운 해상에서의 ‘전술핵 위협’이 현실화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북한이 해군 무력강화노선의 일환으로 ‘저비용 첨단화전략’을 공식화했다며 이는 기존의 노후화된 로미오급 잠수함들을 전술핵 발사 수단으로 개조해 신형 핵잠수함을 완성할 때까지 해군 주요 전력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홍 박사는 김 위원장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언급과 관련해선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군사 협력 강화 방침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고 오는 10 13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홍 박사는 중국도 러시아가 폐기하려는 핵추진 잠수함을 들여와 역설계 등 과정을 거쳐 자체 핵추진 잠수함을 만드는 데 20년 정도 걸렸다며 북한으로선 어떤 방식으로든 러시아 기술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도입에 대한 얘기는 러시아를 당연히 필수적인 코스로 하되 북러 정상회담 내지는 고위급 합의를 통해서 이 부분을 정치적으로 더 앞당기고 속도를 내겠다 이런 부분에서 정상회담이 의미가 있고 또 그걸 활용하려는 게 아닌가 그렇게 볼 수 있죠.”

한편 이번 진수식에 참석한 박정천의 직책이 ‘노동당 군정지도부 부장’으로 확인됐습니다. 입고 나온 군 제복 명찰에 ‘군정지도부 부장’이라는 직책이 쓰여 있었습니다.

군정지도부는 당 중앙위 산하 전문부서 중 하나로 2019년 말 기존 유명무실했던 군사부를 개편, 강화해 군대에 대한 당의 정치적 지도와 통제, 검열 권한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박사는 군정지도부는 군사정책 지도가 주요 기능이라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북한이 대미 대남 핵 공세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김 위원장이 전략통으로 알려진 박정천을 다시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박사] “최근 군사정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대미 대남 공격성입니다.그 연장선상에서 여러 가지 작전계획도 공개를 했고 오늘 나온 핵 공격 잠수함도 공개했고 김정은이 지금처럼 대적 공격성을 좀 더 가시화하는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박정천을, 그러니까 해임한 인물을 이례적으로 다시 중용한 의도도 읽을 수 있는 거죠.”

박정천은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 작년 말까지 군부 일인자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돌연 해임됐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복귀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 포착됐고 특히 지난달 29일 북한 매체들의 김 위원장 해군사령부 방문 보도 사진에선 ‘원수’ 계급장을 달고 나와 군 관련 고위직을 맡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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