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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중국, 북·러 연대 동참에 신중…‘무기협력’에도 우려”


류궈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류궈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속에 중국의 셈법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미한일 안보 협력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북러 연대의 한 축으로 인식되는 데 부담을 느끼며, 북한의 첨단 무기 기술 획득에도 반대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이 오는 9일 북한 정권수립 75주년 기념식에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대표로 파견하는 것은 북중 관계가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지적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류궈중 부총리가 5년 전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에 단장을 맡은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에 비하면 격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7일 VOA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 7월 27일 정전협정체결 70주년과 이번 정권수립 75주년 행사 모두에 “비교적 급이 낮은 관리들을 보내는 것은 현재 중국과 북한 관계가 긴장돼 있고, 특별히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They are sending lower level officials, I think it shows that the China North Korea relationship is strained at this time, that it's not in particularly good shape. And I think that that is in some ways, because I think the continued North Korean missile and nuclear activities are creating a situation in Northeast Asia that is unstable. And so I think that China doesn't want to give Kim any sense that he can move forward in those areas. And they probably want him to focus more on economic issues. And that would be a reason to send somebody in the economic realm because they want to get him away from all of this very aggressive military activity.”

북중 관계가 좋지 않은 이유로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 활동에 따른 동북아 정세 불안”을 꼽으면서 “중국은 김정은에게 그런 활동을 추진해도 된다는 어떤 인상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김 위원장이 공격적인 군사 활동에서 벗어나 경제 문제에 더 집중하라는 뜻에서 중국이 경제 담당 관리를 보내는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다만 중국이 북중러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데는 더 열려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중국이 현재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에 대응한 균형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China would see these military drills as a way to balance against American drills with the Japanese and South Korean navy. So these are drills that Beijing would deem balanced against what the US is doing. So they are not it doesn't have anything to do with Russia as a pariah state. It has to do with balancing military power and posture in Northeast Asia.”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북한과 연합훈련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한국 국가정보원은 쇼이구 장관이 지난 7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중러 연합훈련을 공식 제의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중국이 최근 러시아와 연합 군사훈련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러한 군사 훈련을 미국과 일본, 한국의 해군 훈련과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방법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북한, 러시아와 함께 군사훈련을 하면서 같은 진영으로 묶이는 데 대해 조심스러워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중국과 러시아가 태평양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했다.
지난 2021년 10월 중국과 러시아가 태평양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했다.

“중국, 북러 연대 합류 거리 두기”

미 해군전쟁대학의 테렌스 로리그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몇 년간 역내에서 공군, 해군 합동 훈련을 늘려왔지만 북한까지 포함해 3국 훈련으로 확대하는 것은 새로운 국면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But trilateral cooperation is an interesting element here. Is cooperation with North Korea going to be that valuable in regards to China's larger strategic picture? Closer ties with North Korea, while there are certainly benefits also could come with some potential costs. So I think you're seeing China be a little careful about this. Now, in fact, they may end up joining in some level of exercises, but I'm not sure of that and this all is some interesting stuff that remains to be seen.”

로리그 교수는 “북중러 협력은 흥미로운 요소”라면서 “북한과의 협력이 중국의 더 큰 전략 측면에서 그만한 가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북한과의 긴밀한 관계는 분명 이점이 있지만 잠재적인 비용도 따를 수 있기에 중국이 이 문제에 대해 조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면서 중국이 북중러 합동 군사훈련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참여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지도부를 연구하는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러시아, 북한 관리들과 한 자리에서 교류할 때 중국 관리들의 ‘신체 언어(body language)’를 보면 북러 간 진행 중인 군사기술이나 국가안보 문제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get the sense by just looking at the body language of the Chinese officials, when they're especially interacting with the Russians and the North Koreans in the same photograph, or the same space, that they are trying to distance themselves from this military, technical, national security thing that is seems to be going on between the Russians and the North Koreans. I'm guessing that the Chinese would like to stand above that or stand outside of that, but they are part of a part of this coalition. So it's going to be very difficult for them to, to be able to do it.”
다만 “중국이 거기서 벗어나고자 해도 중국 역시 이 연합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7월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섰다.
지난 7월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섰다.

“중국, 러시아의 대북 첨단기술 이전 경계”

한편 전문가들은 북러 군사협력 심화 속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첨단 무기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되는 것을 우려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대포와 포탄을 원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러시아가 북한에 무엇을 기꺼이 줄 것인지는 조금 더 불투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원한다는 위성 기술과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너무 민감하며, 중국도 그런 거래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if North Korea obtained some sort of military hardware or technology that emboldened it to act, perhaps more aggressively, more provocatively, China does not want the security environment in the region to be stirred up any more than it already is. Plus, I think China still has hopes of maintaining some level of a good relationship with South Korea, even though the Yoon administration has gone in a tougher direction in that regard.”

로리그 교수는 ‘북한이 군사 하드웨어나 기술을 획득해 더 공격적이고 도발적으로 행동하는 상황’을 상정하며 “중국은 역내 안보 환경이 지금보다 더 흔들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비록 윤석열 정부가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하게 나가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국과 어느 정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너무 중요한 군사 능력을 너무 많이 이전한다면 중국은 이를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도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 기술과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동북아를 불안정하게 하고 한국과 일본을 미국에 더 가깝게 만들기 때문에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북러 협력이 인공위성이나 핵, 합동훈련과 같은 더 정교한 수준의 기술로 확대되면 중국이 긴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미한일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Chinese may be worried that certain types of cooperation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like joint military exercises, may strengthen the U.S. ROK Japan alliance, which China is nervous about.”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러 합동군사훈련 등은 미한일 동맹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수 있고, 중국은 이 부분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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