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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바그너 정규군 편입 제안, 프리고진이 거절"...태국 야권 총리 후보 "포기 않을 것"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창립자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창립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에 정규군 편입을 제안했으나 바그너그룹 수장이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 의회가 차기 총리 선출에 실패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관이 설탕 대체 물질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바그너그룹 지휘관들을 만나 러시아 정규군에 편입할 것을 제안했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13일, 푸틴 대통령과 자사 소속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크렘린궁 출입 기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지난달 29일 크렘린궁에서 있었던 바그너그룹 지휘관들과의 만남에 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그너그룹이 정규군 편입 제안을 거부했다고요?

기자) 푸틴 대통령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지휘관들이 아니라,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거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제안에, 동석했던 여러 바그너 지휘관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맨 앞자리에 있던 프리고진 씨는 이들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아니요. 이들은 그런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그럼 앞으로 바그너그룹은 계속 용병 조직으로 존재하게 되는 거냐는 기자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사설군사조직에 관한 법은 없다”면서 “그건(바그너그룹) 그냥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이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법으로 용병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바그너그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러시아 행정당국에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고, 설립자가 누군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설 용병 회사였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이 불법 조직이라는 것을 강조함에 따라 바그너그룹과 프리고진 씨의 미래는 더 불투명해졌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 씨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기자) 프리고진 씨는 지난달 24일 회군을 알리며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날 때 대중에 모습을 보인 이래 행방이 묘연합니다. 당초 프리고진 씨는 지난달 27일, 벨라루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6일, 프리고진 씨가 러시아에 있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이 무렵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그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과 바그너그룹 지휘관들과의 회동 사실은 크렘린궁이 공개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 10일,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 씨를 비롯한 바그너그룹 지휘관 35명이 지난달 29일 크렘린궁에서 약 3시간 동안 만났다고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당시 페스코프 대변인은 바그너 지휘관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러시아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계속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크렘린궁의 그런 발표에 프리고진 씨는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회동 사실이나 회동 내용에 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푸틴 대통령과 코메르산트 인터뷰에 대해서도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현재 바그너그룹은 기존 형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러시아 국방부는 바그너그룹 무기 회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의 12일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바그너그룹으로부터 탱크와 무기를 포함해 2천 점 이상의 군사 장비를 넘겨받았습니다. 미국도 바그너그룹이 전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현 단계에서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전 지원에 상당한 규모로 참여하는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프리고진 씨에 대해 한 발언이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만약 자신이 프리고진 씨라면 먹는 것을 조심하고 식단에서 눈을 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에서 프리고진 씨의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일부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프리고진 씨가 독살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푸틴 대통령은 종종 정적들을 독살한다는 의혹을 받아왔죠?

기자) 네.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도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나발니 씨는 러시아 고위층 비리 의혹을 폭로해오다 지난 2020년 러시아 국내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는데요. 독일로 급히 후송돼 거의 20일간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 극적으로 살아났습니다. 당시 나발니 씨는 냉전 시대 소련이 사용했던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과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혐의를 받았는데요. 러시아 정부는 이런 의혹을 일절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는 소식도 들어왔군요?

기자) 네.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우크라이나 사령관이 13일 아침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막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타르나프스키 사령관은 집속탄을 아직 사용하지 않았지만, 전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국방부도 이날(13일) 오후 집속탄이 현재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하나의 폭탄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집속탄은 무차별 살상 무기인 데다가 분쟁 후 피해가 커서 120여개 국이 집속탄 금지 협약을 체결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집속탄 금지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피타 림짜른랏 태국 전진당(MFP) 대표가 13일 차기 총리 선출 투표 현장에서 취재진 앞에 나서고 있다.
피타 림짜른랏 태국 전진당(MFP) 대표가 13일 차기 총리 선출 투표 현장에서 취재진 앞에 나서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태국으로 가봅니다. 태국 총리 선출이 불발됐군요?

기자) 네. 태국 상∙하원 합동 의회가 13일 야권이 내세운 피타 림짜른닷 전진당 대표에 대한 총리 승인 투표를 실시했는데요. 하지만 피타 후보가 과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총리 선출이 불발됐습니다.

진행자) 피타 대표는 지난 총선 때 돌풍을 일으킨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피타 대표는 올해 42살의 젊은 정치인입니다. 태국 명문 탐마삿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유학한 엘리트 정치인으로, 왕실모독죄와 징병제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았는데요. 피타 대표가 이끄는 전진당(MFP)은 지난 5월 총선에서 151석을 얻어 제1당이 됐고요. 이후 다른 7개 야당과 연정 구성에 나서 312석을 확보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야권 연합이 피타 대표를 단독 총리 후보로 추대한 건가요?

기자) 네. 총리에 선출되려면 상하원 전체 749명 가운데 과반인 375명의 지지가 필요한 데, 피타 대표는 324표에 그쳤습니다. 51표가 모자랐던 건데요. 로이터와 AP 등 주요 매체는 이 같은 결과가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피타 대표가 과반 득표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군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피타 대표와 전진당이 왕실모독죄 폐지 공약을 철회하지 않는 한, 과반 획득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국왕이 신성시되어온 태국에서는 왕실모독죄 폐지 등 군주제 개혁은 금기로 여겨지는데요. 태국 상원은 총리의 추천을 받아 국왕이 임명하기 때문에, 전진당과 피타 대표가 상원의원들의 지지를 받기는 힘들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이날 피타 대표는 상원의원들로부터는 단 13표만 얻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다음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태국 의회는 19일과 20일 다시 총리 선출 투표를 할 예정입니다. 태국 하원의장은 피타 대표가 다시 야권 후보로 선출된다면 출마할 수 있다고 확인했는데요. 야권 연합이 피타 대표를 다시 후보로 추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가운데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 피타 대표가 소유하고 있는 iTV 주식 보유 문제를 헌법재판소에 회부했습니다. 태국 선거법은 방송사 주주의 공직 출마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스파탐이 첨가된 음료 제품들이 식료품점 매대에 놓여 있다 (자료사진)
아스파탐이 첨가된 음료 제품들이 식료품점 매대에 놓여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관이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최근 설탕 대체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습니다. 이 기관은 암 유발 원인을 네 가지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스파탐이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2B군으로 분류됐는데요. 여기에는 납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도 들어갑니다.

진행자) 식품 업계에서 이 아스파탐을 굉장히 많이 쓰고 있죠?

기자) 네. 저열량 콜라나 제로(zero) 콜라 같은 유명 상품뿐만 아니라 치약부터 씹는 껌, 그리고 요구르트 등에 이르기까지 대략 6천 개 제품에 아스파탐이 들어갑니다. 아스파탐은 저열량 설탕의 200배 단맛을 준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사람이 아스파탐을 어느 정도나 섭취해야 암에 걸릴 위험이 있는 겁니까?

기자) 네. 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최근 발표한 것을 보면 ‘체중 1㎏당 40㎎’까지 섭취하는 건 안전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체중 1㎏당 40㎎이 어느 정도 양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군요?

기자) 네. WHO는 무게가 60kg에서 70kg 정도 나가는 사람이 매일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9캔에서 14캔 이상 마셔야 상한선에 다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건 일반 사람이 섭취하는 양의 대략 10배 정도 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아스파탐 섭취가 크게 위험한 건 아닌 거죠?

기자) 맞습니다. WHO 영양·식품안전국 프란체스코 브랑코 국장은 IARC 발표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가끔 섭취하는 건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위험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 IARC는 연구 과정에서 아스파탐이 몸에 얼마나 들어가야 위험한지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발암 가능 물질이란 건 말 그대로 암을 불러올 수 있다는 뜻인데요. 아스파탐이 암 발생과 어느 정도 인과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했는데, 이건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한다는 제한된 증거가 있다는 뜻이라고 IARC 측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JECPA는 아스파탐이 해를 준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관해서 뭐라고 말합니까?

기자) 네. 로이터통신은 WHO와 연관이 없는 과학자들이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약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시더스 시나이 메디컬센터의 암 역학 전문가 폴 파라오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일반 대중은 2B군으로 분류된 화학 물질과 연관된 암 위험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WHO 발표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아스파탐은 안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스파탐에 대한 두 기관 발표에 대해 관련 업계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미국 워싱턴에 기반을 둔 ‘음료협회국제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Beverage Associations)’의 케이트 로트맨 전무이사는 WHO 결론이 다시 한번 아스파탐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국제감미료협회(International Sweeteners Association)’ 프란세스 헌트-우드 (Frances Hunt-Wood) 사무총장은 “다른 모든 저열량·무열량 감미료처럼 아스파탐을 균형 잡힌 식단 조절 일부로 쓰면 아주 중요한 공공 보건 목표인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선택권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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