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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화성 18형’ 점진적 진전…실전배치 위해 1~2회 더 실험할 것”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ICBM 기술에서 점진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미사일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다만 기술적 요건이 완전히 충족되지는 않았다며 최소 1~2회 더 실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북한의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와 관련해 “진화하는 단계”라고 평가했습니다.

맥도웰 박사는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체가 지난 4월의 화성-18형 첫 시험 발사 때보다 훨씬 높은 정점 고도를 달성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맥도웰 박사] “I think it is an evolutionary step. I mean that's how they make progress in this kind of technology. They do a little bit at a time. The importance of this is that the Hwasong 18 is a solid fuel missile as opposed to the Hwasong 17 which was a liquid fuel missile. And so they have shown with this launch that they can fly this high energy trajectory, this difficult challenging trajectory with their more advanced technology of the large solid fuel missile.”

통상 액체연료 기반 미사일이 추진력이 더 강해 고체연료 미사일보다 고도와 사거리가 더 많이 나오지만 북한은 고체연료 기반의 화성-18형으로 역대 가장 높은 정점 고도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더 발전된 기술의 대형 고체연료 미사일로 고난도의 궤도를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맥도웰 박사는 북한이 이번 화성-18형 ICBM 발사를 통해 최대 출력으로 실험한 고체연료 기반의 ICBM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으며, 이 미사일이 예상 가능한 최대 사거리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이 새로운 ICBM을 실전 배치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이번에 6천km가 넘는 최고 고도를 달성한 것은 몇 달 새 극적인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1차 실험 당시 실패를 우려해 북한이 의도적으로 고도를 낮췄기 때문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맥도웰 박사] “It might be something to do with just not wanting to stress the system on the first test launch. The stage separation is a complicated thing that can go wrong very easily as indeed SpaceX found out on their starship test launch. And so, by doing that delayed start they reduce the risk of the first stage hitting the second stage for example after separation. So it might just be that for the first launch they wanted to maximize their chances of getting information about the upper stage propulsion without necessarily worrying about the overall trajectory.”

맥도웰 박사는 북한이 4월 첫 발사 당시에는 ‘시간지연 분리 시동방식’으로 미사일의 최고 속도를 줄인 뒤 2단 로켓을 점화했지만 이번 발사에서는 시간 지연 없이 미사일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2단 로켓을 점화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는 첫 번째 시험 발사에서 시스템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미국의 다른 상업 우주선 발사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단 분리’는 매우 쉽게 잘못될 수 있는 복잡한 작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첫 실험에선 실패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춰 안정적으로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얻은 정보를 토대로 이번 실험에서 최대 출력을 통해 목표한 정점 고도를 달성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맥도웰 박사는 그러나 이러한 일부 진전이 화성-18형의 기술적 완성도가 매우 높다거나 조기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화성-18형에 대해 확신을 갖기에 2번의 시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녹취: 맥도웰 박사] “The design is not horribly wrong but that doesn't mean that it's totally solid. It might have a relatively high failure rate still. And I think you need to do a lot more tests to be confident that your rocket will work repeatedly. Well, the thing is that North Korea tends to do many fewer test flights than other countries would do. I would say they'd need to do at least one more test before deploying it.”

맥도웰 박사는 “설계가 끔찍하게 잘못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견고하다는 의미도 아니다”라면서 “여전히 실패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로켓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테스트를 수행해야 하며, “실전배치 전에 최소 한 번은 더 시험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13일 북한이 전날 쏘아올린 화성-18형에 대해 최대 정점고도 6천648㎞까지 상승해 거리 1천㎞를 74분 51초 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4월 1차 시험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3단 로켓인 화성-18형의 1단부는 정상 각도로 발사됐고 2·3단부는 고각으로 발사됐으며, 최대 출력을 통해 1차 발사 때 3천㎞ 이하였던 정점고도가 이번에는 2배 이상 높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미한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화성-18형은 특히 고체연료의 종류와 엔진 노즐부 소재 등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고체 ICBM 기술이 축적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일부 기술적 진전을 과시했지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이미 지난 4월 첫 시험 발사에서 어느 정도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번 발사는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기 위한 추가 역량 확인을 위한 수순 정도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다만 북한이 고체연료 기반의 미사일을 다루는 데 있어서 기술적으로 숙련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The fact that it's solid propellant is certainly significant in terms of showing their mastery of sol propellant technology. And solid propellant missiles are easier to operate especially in a mobile mode so that will facilitate their mobile missile operations.”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의 경우 특히 이동하며 운용하기가 더욱 쉽기 때문에 적의 사전 탐지와 방어를 어렵게 하기 위한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사용을 더욱 용이하게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통상적으로 두 세번의 미사일 실험 후에 실전 배치했던 과거 사례를 볼 때 곧바로 실전배치를 선언할 수도 있지만 한 두 차례 정도 더 시험을 거치려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이번 화성-18형의 발사 성공을 계기로 고체연료 ICBM의 역량 진전과 실전배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지만 액체연료 기반 ICBM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I fully expect the North Koreans to continue to deploy liquid propellant ICBMs along as well as the solids. It's not like the liquids are going to go away and everything's going to become solid propellant. The liquids have a lot of advantages and they've got a big sunk investment in liquid.”

액체연료 기반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추진력과 높은 연료 효율을 갖추고 있고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수단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액체연료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미 본토 전역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역량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이론적 평가는 이미 오래 전에 나온 것으로 새롭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점진적으로 이론적 가설을 실제적 가능성으로 바꾸고 있는 점에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전보다 더 크게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마사오 달그렌 연구원] “The capacity to strike the United States is a major challenge when it comes to North Korea. It becomes increasingly important to strengthen bilateral and multilateral missile defense on the region between the US and Korea to make sure that we are able to deter them from taking aggressive actions on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US mainland. I think the test represents a threatening the ICBM capability.”

마사오 달그렌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연구원은 실제 미국 본토를 타격하려는 것이든 억지력 차원이든 한국과 일본에 대한 공격 의도든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역량이 더 이상 과소평가될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 증명해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와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적 행동을 억제할 수 있도록 미한 양국 간 양자 및 다자 미사일 방어를 강화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방부에서 핵·미사일방어정책을 담당했던 로버트 수퍼 전 부차관보는 북한 ICBM이 실제 미국 본토 타격을 위해서는 다른 중요한 기술적 요건이 더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수퍼 전 부차관보] “But the idea is that if they were to straighten out the trajectory sort of flying that high if burned for 74 minutes it probably means that it can reach the United States if they straighten out the trajectory. But bear in mind there are other things that have to happen. And that is they have to have a nuclear warhead that can survive re-entry into the atmosphere.”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핵탄두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퍼 전 부차관보는 그럼에도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을 목표로 ICBM 역량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면서 미국도 이에 대해 정책적으로 더 많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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