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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곡물 협정 살리려 대러 제재 완화 움직임"


레바논 선적 화물선이 우크라이나 피우데니항에서 에티오피아로 가는 밀을 선적하고 있다. (자료사진)
레바논 선적 화물선이 우크라이나 피우데니항에서 에티오피아로 가는 밀을 선적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럽연합(EU)이 오는 18일 종료될 위기에 처한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살리기 위해 러시아 농업은행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지난주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농업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국제 자금 결제망과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EU 등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제재를 위해 러시아 주요 은행의 국제 결제망 연결을 차단했는데, 러시아는 지난해 7월 곡물 협정을 맺으면서 자국 농업은행의 국제 결제망 복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관해 별도의 논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도 보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면서, 다만 유엔 관계자들이 “유럽 등 여러 나라들과 러시아로부터의 식량과 비료 수출을 촉진할 수 있는 창조적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여전히 큰 상황 변화가 없다며 협정 종료 가능성을 거듭 경고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관해, 아직 상황 변화가 없으며 협정 연장 가능성의 희망도 크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기구에서 러시아를 대표하는 겐나디 가틸로프 대사는 앞서 러시아 유력 일간지 이즈베스티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그동안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협정을 계속 연장해왔지만, 현재 벌어지는 일은 우리가 현상 유지에 동의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 한다”며 협정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어떤 양보도 불가"

이와 관련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곡물 수출로를 보존하기 위해 러시아에 어떠한 양보도 해선 안 된다”면서, EU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협정은 전쟁 이후 봉쇄됐던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들에서 곡물 수출을 재개하고,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를 원활히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120일 시한을 둔 협정이 지난해 11월 한 차례 연장됐고, 올해 3월 다시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2차 연장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기존 협정과 같이 120일 시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기대했으나, 러시아 측은 60일 시한을 제시했습니다.

60일 시한 만료가 지난달 18일이었습니다.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개월 추가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새로운 시한은 이달 18일입니다.

VOA 뉴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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