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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F-16 전투기 조종 훈련 폴란드 등 여러 나라서 개시...'공군력 업그레이드' 전세 영향 주목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이 제공하는 F-16 전투기를 운용하도록 하는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훈련이 폴란드 등지에서 시작됐습니다.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국방장관 회의에서 "마침내 F-16을 위한 조종사들의 훈련이 여러 나라에서 시작되어 기쁘다"며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폴란드 외에 '여러 나라'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훈련 과정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빠를 수록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훈련시키고 전장에 무기를 공급하는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EU 주요 국가들이 훈련 진행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이날 "가능한 한 빨리 F-16 전투기 훈련을 시작하려 한다"고 발표하고 "덴마크, 벨기에, 영국, 그리고 다른 동맹국들과 공동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전투기 지원 연합체' 구성

EU 회원국 외에 영국도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 런던을 방문해, 영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가들이 '전투기 지원 연합체'를 구성하도록 리시 수낙 총리에게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에 수낙 총리는 "영국은 그 연합체의 핵심 국가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을 영국이 훈련시키기 시작할 것"이라고 수낙 총리는 설명했습니다.

■ 바이든 훈련 승인

미군 고위 당국자는 23일 VOA와의 통화에서 "F-16 '파이팅 팰컨’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훈련 기간은 몇개월로 압축 진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특정 전투기 기종에 관한 조종사 훈련은 2년 정도 걸립니다.

이 과정을 단기간에 고밀도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 대한 미국의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승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현장에서, F-16 등에 관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국제 전투기인 F-16은 우크라이나 내에서만 사용하도록 제공될 방침입니다.

미국이 주요 국가들의 F-16 전투기 재수출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현대식 전투기를 지원하는 사업 본격화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F-16 전투기 등의 조종 기술 습득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에 관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을 데려와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앞서 보도된 바 있습니다.

■ 고성능 경량 전투기

F-16 '파이팅 팰컨'은 M61 발칸포를 내장하고 동체 11곳에 미사일 등 무기와 연료통 등을 장착할 수있는 고성능 경량 전투기입니다.

AIM-9 사이드와인더 단거리 공대공미사일과 AIM-12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등으로 무장할 수 있습니다.

완전 무장 상태에서 최대 2천400km/h의 속도로 3천200km 이상 비행이 가능합니다.

미 공군 F-16 전투기들이 한국 오산 기지 인근에서 훈련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공군 F-16 전투기들이 한국 오산 기지 인근에서 훈련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개전 당시 우크라이나군에서는 실전 투입이 가능한 전투기가 옛 소련제 전투기 120대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러시아를 상대로 공군력이 열세였습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제공권 방어를 위해 최신형 전투기가 있어야 한다고 서방 측에 꾸준히 호소해왔습니다.

볼로디미르 가브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지난 8일자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100km 이상 거리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는 방공망보다 더 정교한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F-16 같은 최신 전투기를 제공해달라고 파트너에 요청하는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 공군력 단번에 '업그레이드'

우크라이나군이 F-16 전투기를 확보하면 공군력을 단번에 업그레이드하게 됩니다.

일각에선 전쟁 전체의 흐름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강력한 방공망 탓에 근접 공중 공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F-16의 전투 역량 발휘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거리 타격 무기를 장착한 F-16은 우크라이나군이 더 안전한 거리에서 전선 근처 러시아 측 고정 목표물을 파괴하는 능력을 강화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현재 전장에서 활약 중인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의 이동성 제약을 보완하는, 공중 공격 추가 옵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대반격' 전세 영향 주목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겨울 이후 정체된 전선을 돌파하고,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수복하기위한 '대반격'을 준비해왔습니다.

미국과 주요 서방국가들은 탱크와 장갑차, 로켓, 야포, 탄약 등 대반격에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하게 공급해왔습니다.

특히 미국의 '패트리엇', 영국의 '스톰 섀도' 등 첨단 미사일들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면서, 전황이 급격하게 바뀔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F-16 전투기가 전장에 들어가면 러시아군이 야전에서 받는 압박이 현저하게 증대될 전망입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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