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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이번 전쟁 러시아가 졌다"...영국 등 '전투기 지원 연합체' 구성,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훈련 곧 개시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파리에서 회동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파리에서 회동하고 있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경탱크와 장갑차 등 최신 기갑장비와 무기를 지원한다고 15일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기갑대대 여러 개를 구성하게 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담 직후,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무렵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중재 역할에 주력하며 살상 무기 제공에는 주저했습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적극 지원하기로 한 프랑스의 기조 변화가 앞으로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프랑스는 이 밖에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수 원조와 인도적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 "러시아 이미 패배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전날(14일) 현지 일간지 로피니옹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는 스스로 고립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사실상 중국과 관련해 굴종하는 형태에 돌입했다"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러시아는 이번 전쟁으로 스웨덴(미정)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촉발했기 때문에 중요한 발트해에 대한 접근권도 상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그러므로 러시아는 이미 지정학적으로 패배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다음날(15일)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특히 '중국과 관련해 굴종하는 형태에 돌입했다'는 언급에 대해, "단정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러시아)의 대중국 관계는 특별하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전날(14일) "(유럽) 방문 때마다 우크라이나의 방어·공격 역량이 확장되고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아울러 "유럽과 연대는 더 강력해지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전투기 지원 연합체' 구성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5일) 프랑스 일정을 마치고 영국으로 이동했습니다.

런던 근교 에일스베리에서 리시 수낙 총리와 회담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군수 지원 방안에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번 만남은 모든 것이 전투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특히 영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가들이 '전투기 지원 연합체'를 구성하도록 수낙 총리에게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수낙 총리는 "영국은 그 연합체의 핵심 국가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을 영국이 훈련시키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에 관해, "F-16 전투기 제공 문제를 관련국들과 협의 중"이라는 설명 자료를 내고 "훈련은 오는 여름에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도로 영국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지대공 미사일과 장거리 공격용 무인항공기(드론), 순항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추가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영국은 최근 '스톰 섀도'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낸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겨울 이후 정체된 전선을 돌파하고,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수복하기위한 '봄철 대반격'을 준비해왔습니다.

미국과 주요 서방국가들은 탱크와 장갑차, 로켓, 야포, 탄약 등 대반격에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하게 공급해왔습니다.

특히 미국의 '패트리엇', 영국의 '스톰 섀도' 등 첨단 미사일들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면서, 전황이 급격하게 바뀔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는 최신형 전투기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서방 측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가브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지난 8일자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100km 이상 거리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는 방공망보다 더 정교한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F-16 같은 최신 전투기를 제공해달라고 파트너에 요청하는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 젤렌스키, 유럽 주요국 현대식 무기 확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프랑스·영국 방문에 앞서, 이탈리아와 독일을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14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와 회담한 뒤 아헨으로 이동해 유럽 통합에 기여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주는 '샤를마뉴상'을 받았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독일 정부는 레오파르트 탱크 30대와 마르더 장갑차 20대, 대공방위시스템 등 (미화 약 29억 3천만 달러) 규모 추가 군수 지원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각각 회동했습니다.

이탈리아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서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을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편에 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안을 거부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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