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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커 박사 “북한, 핵탄두 다양화 위한 추가 핵실험 필요”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11일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했다.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11일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했다.

북한은 다양한 핵탄두 개발을 위해 추가 핵실험을 해야 할 것이라고 미국의 북핵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영변 핵시설이 북한의 핵 개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로 지난 2010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직접 방문해 검증했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11일 북한 무기 개발의 다음 단계는 추가 핵실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헤커 박사] “For such a small country, they have this incredible range of delivery systems. All the way from potential of submarine launched the cruise missiles they've talked about hypersonic missiles they have short range they have medium range and then they have ICBMs. Well, you need lots of nuclear tests if you're going to put warheads into those missiles. So 6, tests isn't anywhere near enough. So when people said, are they going to test again? I said, of course, they're going to test again.”

헤커 박사는 이날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해 북한 무기 개발의 다음 단계를 보려면 그들이 지난 수년 간 개발한 미사일 개수와 시험 발사 횟수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같이 작은 나라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발사체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잠수함 발사 순항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롯해 사거리 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미사일들에 탄두를 넣기 위해서는 많은 핵실험이 필요하다”며, 6번의 핵실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 핵실험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또 북한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미국 본토를 겨냥할 만한 사거리와 대기권 재진입 역량을 갖추고 있는 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이런 이유로 북한이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도 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헤커 박사의 이 같은 견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의 주장과도 일치합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앞서 지난 8일 VOA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보수 공사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양한 핵탄두 생산을 위한 추가 핵실험의 필요성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탄두 소형화를 목적으로 한 전술핵 개발과 함께 수소폭탄 실험 등 다양한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한편 헤커 박사는 이날 대담에서 영변 핵시설이 북한의 핵 개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크다고 밝혔습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영변 외 다른 핵시설을 운용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북한은 다른 시설을 갖고 있지만, 문제는 영변이 여전히 북핵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부분이냐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그 대답은 “그렇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당시 협상을 접은 것은 좋은 결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헤커 박사] “First of all, Yongbyon was not an old, used up facility. They've continued to use Yongbyon. They've gone back to making more plutonium they continue to produce more highly enriched uranium that they do that in tandem with some other facilities. It was important to get back in and I would give almost anything to get back in because it will allow US to have a better sense of what else they have in another place.”

헤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은 낡은 시설이 아니라며, 협상 결렬 후 북한이 영변을 다시 재가동하면서 더 많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시작한 사실을 그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당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일단 받아들이고 영변 핵시설을 검증한 뒤 다른 제 3의 장소를 추가 검증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지적하며 회담 결렬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영변 핵시설에 더해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와 생화학 무기 등을 포기할 것을 북한에 요구했으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유엔 안보리 제재 해제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한편 이날 대담에서는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한국 내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돼 온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헤커 박사는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정말 좋지 않은 생각“이라며, 한반도를 더욱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헤커 박사] “So my view of that is South Korea developing its own nuclear weapons is a really really bad idea. It's a really bad idea. It is because it's going to make the Korean peninsula more dangerous. I mean if we're worried about the use of nuclear weapons the way to increase that danger enormously is for both countries to have their own independent arsenal.”

헤커 박사는 갈등이 잦은 분단 상황에서 양국 모두의 핵 보유는 큰 긴장을 불러 올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한반도에서 그 같은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산업 역량을 갖추고 있는 한국은 물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서는 더더욱 안된다며, 핵무기 없는 한반도가 궁극적인 최종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면서 한국 내에서는 자체 핵무장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여전히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확장 억제 강화에 합의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워싱턴 선언에는 또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공동 목표로 제시됐고 한국의 핵확산 금지조약 준수 의무도 명시됐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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