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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주변 잔해 정리...한국 버스 16대 개성 시내 운행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의 지난달 20일 모습. 굴착기(원 안)가 작업 중이고 예전 공터(사각형 안)에 잔해가 쌓였다. 1. 정리된 원형 부지 2. 치워진 주차장 3. 새롭게 쌓인 건물 잔해.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의 지난달 20일 모습. 굴착기(원 안)가 작업 중이고 예전 공터(사각형 안)에 잔해가 쌓였다. 1. 정리된 원형 부지 2. 치워진 주차장 3. 새롭게 쌓인 건물 잔해.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한국 측 자산을 무단 가동하는 움직임이 감지된 가운데 3년 전 폭파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주변에선 잔해를 정리하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개성 시내에선 한국 측 버스 16대가 발견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폭파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과 그 주변에서 약 3년 만에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지난달 20일 ‘에어버스’가 촬영하고 최근 ‘구글어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 주변에 흩어져 있던 잔해가 정리된 듯 상당부분 사라진 모습이 보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 한국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이들 2개 건물을 폭파한 바 있습니다. 건물 앞과 뒤는 물론 주변 도로에까지 폭파로 인한 잔해가 쌓였고 이런 상태는 최근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잔해가 상당 부분 치워지면서 잔해로 뒤덮였던 지대가 콘크리트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공동연락사무소와 종합지원센터 건물 사이 공간에선 기존 원형 형태의 길이 다시 나타났고, 공동연락사무소 바로 앞 지대에서도 주차장의 주차선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하얀색으로 식별되는 잔해는 도로 바깥 공간 곳곳에서 관측되는데,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 일대를 정리하면서 쌓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약 1년 후인 2021년 3월(왼쪽)과 2023년 4월 20일(오른쪽) 모습. 상당부분 정리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Maxar Technologies(왼쪽), Airbus(오른쪽) (via Google Earth)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약 1년 후인 2021년 3월(왼쪽)과 2023년 4월 20일(오른쪽) 모습. 상당부분 정리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Maxar Technologies(왼쪽), Airbus(오른쪽) (via Google Earth)

실제로 이날 위성사진에선 과거 잔해가 없던 지대에서 새로운 잔해 더미가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공동연락사무소 외부, 즉 약 300m 떨어진 바깥쪽 도로에선 좀 더 구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폭발 당시 이 도로를 뒤덮은 잔해가 상당 부분 치워진 가운데 도로 끝부분에선 굴착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식별됐습니다.

이 같은 작업에 따라 불과 얼마 전까지 잔해로 인해 통행이 불가능했던 이곳은 현재 통행 가능 상태가 됐습니다.

다만 종합지원센터 건물 동남쪽 부근에 아직 정리되지 않은 잔해가 발견되는 등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정리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폭파 이후 약 3년 간 방치돼 온 이곳에서 갑작스럽게 작업이 시작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최근 개성공단 내 20여 공장에서 무단 가동 움직임이 감지된 것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앞서 VOA는 같은 날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해 과거 한국 업체 등이 운영하던 개성공단 내 21곳의 건물과 공터에서 버스와 인파, 자재 등이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개성공단 내 일부 공장을 무단으로 재가동했으며 추후에 전면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맞춰 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공동연락사무소 주변의 잔해를 정리하지 않는다면 개성공단 내 주요 길목으로 이어지는 이곳 도로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재가동하면서 공단 중심부에 흉물처럼 남아있는 건물과 잔해를 방치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이곳을 정리하는 배경일 수 있습니다.

개성 시내에서 지난달 20일 발견된 한국 버스. 한국 버스는 지붕에 하얀색 에어컨이 설치돼 쉽게 식별된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개성 시내에서 지난달 20일 발견된 한국 버스. 한국 버스는 지붕에 하얀색 에어컨이 설치돼 쉽게 식별된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이런 가운데 개성 시내에선 과거 한국이 제공한 한국 현대자동차의 대형버스 16대가 발견됐습니다.

앞서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북한 측 근로자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 버스 290대를 운용했습니다.

이중 약 220대는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 공장 공터 등에서 위치가 확인되지만 나머지 약 70대는 행방이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날 16대가 개성 시내 여러 곳을 운행 중인 장면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입니다.

‘에어로시티’는 지붕에 하얀색 에어컨이 설치돼 있어 위성사진만으로도 쉽게 판별할 수 있습니다.

16대 중 3대는 개성 시내 큰 도로를 주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으며, 나머지 13대는 광장 혹은 차고지에서 주차된 형태로 발견됐습니다.

특히 차고지로 추정되는 한 지점엔 11대의 버스가 서 있었는데, 이중 9대가 하얀색 에어컨이 설치된 한국 버스였습니다

북한이 개성 시내에서 개성공단을 출입하는 근로자를 출퇴근시키고 있을 가능성과 개성 시내에서 일반 승객들을 실어나르고 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됩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 무단 가동 조짐에 관한 VOA 보도와 관련해 9일 “가동 공장 개수는 10여 개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노동자 인원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책임을 묻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북한이 개성공단 내 한국 측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재산권 침해"라 규정하며 "위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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