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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푸틴 암살 시도 무력화"...우크라이나 "우리와 관련 없다" 드론 공격 부인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지붕 위에서 무인항공기(UAV·드론)로 보이는 비행체가 폭발물을 터뜨리며 떨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영상 캡쳐)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지붕 위에서 무인항공기(UAV·드론)로 보이는 비행체가 폭발물을 터뜨리며 떨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영상 캡쳐)

우크라이나가 무인항공기(UAV·드론)를 이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고 크렘린궁이 3일 발표했습니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어제(2일) 밤 키예프(크이우: 우크라이나 수도) 정권이 드론으로 크렘린궁 단지 내 러시아 연방 대통령 관저에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드론 2대가 크렘린궁을 겨냥했으나, (러시아)군이 전자전 체계를 적절히 사용해 해당 드론들을 무력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고 관저 건물이나 시설물을 비롯한 재산 피해도 없었다고 크렘린궁 측은 덧붙였습니다.

■ "푸틴 대통령 정상 업무 수행"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3일) 관련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은 사건 당시 크렘린궁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사건 이후에도 대통령의 일정은 변경되지 않았으며, 예정된 행사들과 업무를 소화하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화상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화상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료사진)

푸틴 대통령의 소재에 관한 질문에는 "현재 (푸틴) 대통령은 노보-오가료보에 있는 (별도) 관저에 머물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노보-오가료보는 '제2의 크렘린궁'으로 불리는 모스크바 외곽 시설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발 이후 평상시 이곳을 자주 이용했으며, 크렘린궁에는 주요 행사가 있을 때만 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소셜미디어 영상 확산

소셜미디어에는 드론으로 보이는 비행체가 크렘린궁 지붕 위에서 폭발물을 터뜨리며 떨어지는 영상 여러 개가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들에 들어있는 장면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크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러시아 당국이 자체 제작한 '가짜 영상'으로 규정했습니다.

다만 러시아 국영 매체들이 보도한 현장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제 UJ-22 공격용 드론과 유사한 장비가 나옵니다.

UJ-22는 지난 2021년 개발된 비교적 최신형으로, 소형 동체에 다량의 폭발물을 탑재한 채 14시간 동안 800km를 비행할 수 있습니다.

앞서 러시아 남동부 영토 곳곳에서 UJ-22 공격 사례가 파악된 바 있습니다.

■ "계획적인 테러 행위"

크렘린궁은 이날(3일) 성명에서 "이번 행위는 해외 사절들도 참석할 예정인 5월 9일 전승절을 앞두고 벌어졌다"며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인 테러 행위로 간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는 예정대로 치를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이제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와 패거리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이날 텔레그램에 적었습니다.

조만간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을 앞두고, 최근 러시아 곳곳에서는 도시 공습과 기간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비밀·고의 파괴공작) 사건 발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 러시아가 보복을 공언하면서 사태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공격 책임 부인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는 크렘린궁 발표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3일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다만 내 생각엔 앞으로 며칠 내 러시아에 의한 대규모 테러 도발이 준비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파괴공작에 관한 러시아의 자작극이 이어지고 있으며, 더 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오늘 크렘린궁 공격 보도와 동시에 크름반도(크림반도)에서 사보타주 용의자를 체포했다는 발표가 나온 사실"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날(3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크름) 행정 수반과 지역 고위 관료, 교통 시설 등을 겨냥해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협력자 7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서 무인항공기(드론) 공습으로 유류 저장고가 폭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이지만,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곳입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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