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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난달 중국에서 쌀 4만6천t 수입…최대 수출품은 ‘가발’


중국과 접한 북한 신의주에서 주민들이 배에 실린 쌀가마니를 내리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과 접한 북한 신의주에서 주민들이 배에 실린 쌀가마니를 내리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달 중국에서 전달보다 2배 이상 많은 4만6천t의 쌀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은 수출한 품목은 가발이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쌀을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엔 북한의 대중 수입액 1위 품목이 쌀로 집계됐습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1일 공개한 북중 무역세부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3월 총 2만6천215t의 단립종 쌀, 즉 길이가 6mm 미만인 정미를 중국에서 사들였습니다.

금액으로는 1천333만7천400 달러로, 2위인 화학비료(인산이암모늄) 수입액 1천12만7천350달러보다 약 300만 달러 더 많았습니다.

북한은 장립종 쌀도 2만546t, 금액으로는 842만 달러어치 사들였습니다. 전체 수입액 기준으론 4번째로 많습니다.

장립미 혹은 안남미로 불리는 장립종 쌀은 찰기가 없으며 모양이 얇고 긴 품종입니다.

주로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 중국 남부지방 등에서 생산, 소비되며 한반도와 동북아 일대에선 선호도가 낮은 편이지만 대신 단립종에 비교해 가격이 저렴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서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들인 이후 지속적으로 장립종 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달 단립종 쌀과 장립종 쌀 총 4만6천761t을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전달인 2월의 장단립종 쌀 수입량 1만8천785t보다 2배 이상 많은 양입니다.

또 쌀 수입액으로만 2천만 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북한이 장립종 쌀을 비롯해 중국산 쌀 수입을 늘리고 있는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지만 최근 몇 달간 제기된 북한 내 식량난 가능성과의 연관성이 주목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발표한 ‘1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한 바 있습니다.

또 VOA는 미 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자료를 분석해 북한에 예년보다 약 1개월 앞서 봄 가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었습니다.

북한이 ‘가발 제조용 사람 머리카락’을 대거 사들인 점도 눈에 띕니다.

지난달 북한의 머리카락 수입액은 약 824만 달러로 전체 수입품 중 5번째로 많았습니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원료를 들여와 완제품으로 되파는 ‘역외가공’ 즉 주문자생산방식(OEM) 무역을 통해 가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해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머리카락, 즉 원료를 사들여 가발 완제품으로 재수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북한이 지난달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가발∙인조 속눈썹 제품으로, 수출액만 796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북한의 3월 전체 대중 수출액 2천55만 달러의 약 39%에 해당합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전체 대중 수출의 약 40%를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으로 채웠습니다.

특히 대북제재 여파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비제재품목인 손목시계와 신발, 가발, 속눈썹 등의 재료를 중국에서 들여와 완제품으로 가공해 중국으로 넘기는 방식의 수출을 크게 늘렸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2021년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고, 중국과의 무역이 일부 재개된 지난해에도 전체 대중 수출에서 역외가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북한의 대표 OEM 품목 중 하나인 가발∙인조 속눈썹 제품 수출액 비중이 40%에 근접한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본격적으로 OEM 상품 생산을 재개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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