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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봄 가뭄, 미 위성자료 통해 확인…3월부터 이미 ‘심각’ 단계 


올해 3월 27일~4월 2일 주간의 한반도 가뭄 지수를 보여주는 미 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자료. '심각'을 나타내는 검붉은색 점을 북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자료=NOAA
올해 3월 27일~4월 2일 주간의 한반도 가뭄 지수를 보여주는 미 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자료. '심각'을 나타내는 검붉은색 점을 북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자료=NOAA

북한의 가뭄 실태가 미국 위성자료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3월부터 이미 ‘심각’ 단계로 올라섰는데, 작년보다 한 달 일찍 찾아온 봄 가뭄에 올해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가뭄 지수(Drought Index)를 보여주는 미 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자료는 북한 전역 곳곳을 검붉은색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가뭄 정도에 따라 ‘중간’과 ‘높음’, ‘심각’ 수준을 각각 노란색과 붉은색, 검붉은색으로 구분하는데, 색깔이 진한 붉은색은 그만큼 가뭄이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3월 6~12일 주간 북한 중부지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진한 노란색과 붉은색은 한 주 뒤인 3월 13~~19일 주간에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3월 20~26일 주간 다시 곳곳에 노란색과 붉은색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3월 27일~4월 2일 주간엔 이전보다 더 붉어진 점이 북한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특히 황해북도와 평안남도, 함경도 일대에서 검붉은색이 두드러집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의 가뭄지수 자료를 통해 북한 내 가뭄 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4일 김덕훈 내각총리가 지도하는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가뭄 피해 대책 등을 논의했습니다.

또한 북한 기상수문국 독고혁철 실장은 최근 관영 ‘조선중앙TV’에 출연해 2월 26일∼3월 29일 북한 지역에 내린 비는 12.1㎜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밝히며, 북한이 사실상 봄 가뭄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작년에도 봄 가뭄을 겪었지만 올해 가뭄은 약 한 달 일찍 찾아왔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로 NOAA 위성 자료는 지난해 북한 곳곳이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물든 시점을 4월 11~17일 주간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작년 3월 28일~4월 3일 주간의 한반도 가뭄 지수. 올해와 대조적으로 가뭄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NOAA
작년 3월 28일~4월 3일 주간의 한반도 가뭄 지수. 올해와 대조적으로 가뭄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NOAA

이와 비교해 올해는 3월 초부터 가뭄 지수가 ‘높음’ 수준을 보였고 4월에 접어들기도 전에 ‘심각’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전문가들은 4월은 벼 모판을 만들고 옥수수와 감자 등 주요 밭작물을 파종하는 시기로, 이때 가뭄 피해가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주민들의 식량난도 더욱 악화될 전망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발표한 ‘1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 등 외부로부터 식량 수입을 더 늘릴지도 주목됩니다.

VOA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분석해 지난 2월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한 수입품목이 장립종 쌀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장립미 혹은 안남미로 불리는 장립종 쌀은 찰기가 없으며 모양이 얇고 긴 품종입니다. 주로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 중국 남부지방 등에서 생산, 소비되며 한반도와 동북아 일대에선 선호도가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단립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들인다는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서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들인 이후 지속적으로 장립종 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간 북한이 사들인 장립종 쌀은 7만7천390t, 수입액은 3천222만 달러입니다. 2022년 한해 단립종 쌀 수입량 2만3천894t 혹은 수입액 1천175만 달러와 비교해 약 3배가 늘었습니다.

한편, NOAA의 위성 자료에선 11일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이 황사에 뒤덮인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한반도와 중국 일대를 촬영한 미 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사진. 황사가 중국과 한반도 서해, 북한 서해지역 등을 뒤덮고 있다. 자료=NOAA
한반도와 중국 일대를 촬영한 미 해양대기청(NOAA)의 위성사진. 황사가 중국과 한반도 서해, 북한 서해지역 등을 뒤덮고 있다. 자료=NOAA

위성사진에 포착된 황사는 중국 동부지역과 한반도 서해, 북한 서부 지역 전체를 뒤덮고 있습니다.

특히 서해 상공에 황사가 자리하면서 위성사진 상으론 바다와 육지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0일과 11일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만주 지역에서 발원한 이번 황사가 이동성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를 통해 한반도 서해안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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