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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반격 종합전술훈련 실시...적 주요 대상 겨냥 모의 핵탄두 미사일 발사"


김정은(가운데 앉은 이)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왼쪽)와 함께 '전술핵 운용부대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장면.
김정은(가운데 앉은 이)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왼쪽)와 함께 '전술핵 운용부대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장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한국의 주요 대상을 겨냥한 핵 반격 전술훈련을 했다며 또 다시 핵 공격 위협을 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 공격태세 완비' 주장에 대해 과장이 섞여있다면서도 실전배치에 임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쟁억제력과 핵 반격 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해당 부대들을 전술핵 공격임무 수행절차에 숙련시키기 위한 ‘전술핵 운용부대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이 18일과 19일에 진행됐다”고 20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둘째 딸 김주애를 데리고 훈련을 참관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단순히 핵 보유만으로 전쟁을 억제할 수 없다며 “언제든 신속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 공격태세를 완비해야만 전쟁억제의 사명을 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적들의 반공화국 침략 책동이 날로 가증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핵전쟁 억제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킬 것과 핵무력 건설의 중요 방향과 핵무력의 전쟁 준비에서 나서는 전략적 과업들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핵 타격 지휘체계 관리연습’과 ‘핵 반격 태세로 이행하는 실기 훈련’, ‘모의 핵전투부를 탑재한 전술탄도미사일 발사훈련’으로 구성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첫 날인 18일 훈련에선 핵 반격 준비 전 공정이 신속하면서도 믿음성 높은 체계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것이 확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19일 오전엔 “적 주요 대상에 대한 핵 타격을 모의한 발사훈련이 진행됐다”며 “미사일에는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전투부가 장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된 전술탄도미사일은 800㎞ 사거리에 설정된 동해상 목표상공 800m에서 정확히 공중폭발함으로써 핵전투부에 조립되는 핵폭발 조종장치들과 기폭장치들의 동작믿음성이 검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으로 식별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이 미한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과 미군 핵 전략장비들의 한반도 전개에 따른 “긴장한 정세 속에서 단행됐다”며 미한 연합훈련에 따른 대응 차원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은 20일 한국 ‘SBS 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이 이번에 실험한 것은 북한판 이스칸데르형이고, 최대 사거리로 해서 800㎞ 내외로 발사실험을 한 것 같다”며 “이는 대한민국을 향한 핵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차관은 김 위원장이 ‘핵 공격태세 완비’를 언급한 데 대해 “그것이 완비됐다고 주장을 하는 것인데 검증이 필요하다”며 “과장이 약간 섞여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신 차관은 그러나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사실상 실전배치에 임박한 정도의 수준은 와 있다고 평가한다”며 “북한이 과장을 섞는다 하더라도 거기까지도 충분히 대비해야 하므로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구축, 미한 연합연습 등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한국의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이전과는 달리 핵 무력 사용 인증부터 실제 미사일 발사까지 실전 차원의 전반적인 절차를 모두 훈련했다고 강조함으로써 핵 위협의 강도를 높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권용수 전 교수] “핵 타격 임무수행을 위한 전 주기에 걸친 공정을 다 했다는 거죠. 이전 같으면 뒷부분만 얘기하죠. 모의핵탄두를 탑재한 전술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것만 얘기하죠.”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는 KN-23의 핵폭발조종장치와 기폭장치 작동을 시연한 대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전술핵 운용부대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장면.
북한이 '전술핵 운용부대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장면.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북한이 미사일을 공중폭발시켰다고 밝힌 800m 상공은 20~30kt급 핵탄두일 경우 살상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사진에 따르면 화염과 연기가 ‘V(브이)자’ 형태로 나타나 미한 군 당국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이런 모양에 대해 다양한 요소들을 평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 플랫폼이 지하 원통형 시설인 사일로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 중엔 발사 현장을 참관한 김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숲길을 헤치고 내려오는 모습도 나오는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야산에 사일로 시설을 구축한 게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운데 왼쪽)가 '전술핵 운용부대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 참관 일정 중 숲길을 걷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장면.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운데 왼쪽)가 '전술핵 운용부대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 참관 일정 중 숲길을 걷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장면.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V자형 화염과 연기의 모양은 지하로 움푹 꺼진 구조물에서 발사가 이뤄졌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 SRBM 발사 플랫폼으로서 사일로를 추가한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조 박사는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철산군 동창리는 산악지형인데다 SRBM용 사일로를 위장용과 섞어서 만들어 놓을 경우 발사 원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산악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대략적인 위치만 알지 정확히 어딘지는 몰라요. 그 미사일이 상공에 올라가서 일정한 높이가 돼야 레이더가 잡거든요. 그 때는 원점이 확인이 안되는 위치거든요. 저런 소형 사일로는 작아요. 그냥 몇십미터 파고 뚜껑만 닫아놓으면 되거든요, 여기저기. 그리고 그 중에 상당 부분은 페이크거든요.”

하지만 기동성과 은밀성이 좋은 이동식 발사차량, 텔(TEL)을 두고 굳이 고정식 발사대인 사일로를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북한이 보통 이동식 발사대를 많이 운용하는 이유가 킬체인에 당하지 않으려고 운용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고정식 기지에서 운용한다면 북한이 그동안의 이동식 발사대를 운용할 필요가 없겠죠.”

이와 함께 서해위성발사장의 수직 엔진시험 발사대를 미사일 시험 차원에서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미한 연합군이 핵전쟁 도발 책동에 미쳐 날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북한 전역에서 군 입대 또는 복대를 탄원하는 청년들의 수가 19일 현재 140만여명에 달한다고 선전했습니다.

김진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는 미한 연합훈련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내부적으론 식량난에 따른 주민 동요를 막아야 하는 북한 지도부가 또 다시 외부의 적을 부각시키는 통치술을 쓰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외부의 위협을 내부 긴장을 조성하는데 활용해서 내부 긴장을 통해서 내부의 동요를 막고 또 충성심을 고취시켜서 그걸 갖고 외부 위협에 대응하는 동력으로 활용하려고 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죠.”

북한은 ‘자유의 방패’ 본연습이 시작되기 나흘 전인 지난 9일 남포 일대에서 ‘신형 전술유도무기’로 부르는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6발을 서해로 발사한 이후 11일 동안 5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지속해왔고 이를 건건이 대내 매체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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