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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잠수함 순항미사일 발사로 미국·동맹 위협 증대…‘핵보복 능력’에는 기술적 한계 커”


북한이 지난 12일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12일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잠수함 순항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동맹에 대한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며 미국에 대한 핵보복 능력을 갖추는 데 기술적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에 북한이 처음으로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을 쏜 것은 미국과 동맹들에 대한 위협을 높이는 우려되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t augments the threat to South Korea and the US forces there, as well as citizens and forces in Japan, it continues the North Korean trend of expanding its missile systems and diversifying its launch systems. Cruise missiles are more accurate than ballistic missiles and are harder to detect because they fly closer to the earth and are maneuverable and also, they could potentially be launched from very close to South Korean shores, so it is yet another addition to the North Korean threat to the U.S. and its allies. So it's a worrisome development.”

클링너 연구원은 “이번 발사는 한국과 주한미군, 주일미군 등에 대한 위협을 증대한다”며 “북한이 미사일 체계를 확장하고 발사 체계를 다양화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몇 년간 북한은 이동식 발사대, 저수지와 이동 열차,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발사 원점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정확도가 높고 저고도로 비행하며 궤도를 바꿀 수 있어 탐지가 어려우며 잠재적으로 한국 해안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서 발사될 수 있다”며 “이는 미국과 동맹들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추가되는 것이며, 따라서 우려되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도 북한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을 비롯해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미한 동맹의 방위를 어렵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What we’re seeing in the different types of missiles is the clear indication that North Korea is trying to create dilemmas for the alliance and by having multiple variable capabilities and weapons systems, it makes defense that much more difficult.”

맥스웰 부대표는 “우리가 다양한 미사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북한이 미한 동맹에 대해 딜레마를 조성하려 시도하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라며 “다수의 다양한 역량과 무기 체계를 갖추고 있으면 방위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2일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12일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어뢰발사관에서 순항미사일 발사…개조 없이 사용”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공개한 발사 장면에 주목했습니다.

미사일이 수직이 아닌 사선으로 비행하고 있어 수직발사관이 아닌 어뢰발사관에서 발사했을 것이라는 겁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해 5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8.24 영웅함’을 활용해 별다른 개조없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 같은 2천t급의 잠수함으로는 의미있는 공격을 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So if you've seen a U.S. missile submarine, they have a bank of twenty-four in the Ohio class submarine. They have twenty-four tubes for ballistic missile launches which are vertical. And so they go the length of the submarine. That's not what North Korea. Does North Korea's submarines aren't big enough to do that? So the submarine's diameter is just not large enough for them to put a meaningful ballistic missile on it”

베넷 연구원은 미국의 1만8천t급 오하이오급 잠수함은 24발의 핵 미사일을 쏘는 발사구가 있지만 북한의 잠수함은 의미있는 수준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정도로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고래급 잠수함은 수직발사관이 1개 뿐이고 수평어뢰발사관은 2문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미국과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해 9월 한국 동해안에서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해 9월 한국 동해안에서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세컨드 스트라이크’ 능력 한계”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대표도 잠수함발사 미사일이 실질적인 위협이 되려면 미사일을 여러 개 발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러 대표는 북한의 잠수함 역량이 초보적이라면서 미국에 대한 핵 보복 능력, 세컨드 스트라이크 능력을 갖추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실러 대표] “We got a very long road until they have nuclear submarines or other technologies that are silent enough not to be tracked by U.S. submarine hunter technologies so that they can disappear into the deep oceans and disappear into the Pacific Ocean and just have something like a second strike capability like the U.S. does with its submarine Triad Until they reach that level of technology, it will take a long time.”

실러 대표는 “미국의 잠수함 추적 기술에 발각되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핵잠수함을 북한이 개발하기까지는 갈 길이 아주 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미국 잠수함처럼 세컨드 스트라이크 역량에 도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러 대표는 또 북한이 잠수함에서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아직 멀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도 북한 잠수함이 미국에 핵 보복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멀리 항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at kind of submarine would have to go a very long distance to get close to the U.S. The U.S. has pretty sophisticated anti-submarine warfare capabilities and it’s pretty doubtful that North Korean submarines are so quiet that the U.S. is going to miss them.”

베넷 연구원은 “미국은 상당히 정교한 대잠전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과연 미국이 놓칠 만큼 북한의 잠수함들이 조용할 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용 잠수함을 1척 가지고 있을 뿐이며, 추가로 한 두 척을 건조하는 징후들이 있지만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주력 잠수함인 소련이 설계한 구형 로미오급 잠수함들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을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의 역량이 계속 고도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한 동맹도 이에 맞춰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무기를 다종화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새로운 역량이 아니며, 미국과 한국도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방위 개념과 역량,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따라서 북한이 시험에 나설 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을 역임했던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개발 진전이 유엔 안보리의 조치를 필요로 한다며 안보리 결의에 순항미사일을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I think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resolution needs to be modified to cover these missiles because they are really a threat particularly in the region, to South Korea. U.S. forces in the far east. So this is a growing problem, but when I look at their development curve, it's probably still not deployed. So there is time.”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순항미사일이 한국과 동북아시아의 미군 등 역내에 실질적인 위협”이라며 “안보리 결의가 순항미사일을 포함하도록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순항미사일은 점증하는 문제”라며 “하지만 북한의 개발 추이를 볼 때 아직 실전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과 맥스웰 연구원은 안보리 결의가 통과될 당시에는 북한이 순항미사일 역량을 보이지 않았을 때였다면서,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의 향후 기술 개발을 내다보고 순항미사일 발사도 금지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추가적인 안보리 조치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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